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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단양 구인사 사찰길 - 천태종의 총본산을 찾다.

by 마음풍경 2017. 9. 30.



단양 구인사 사찰길



충북 단양군 영춘면




소백산 자연휴양림에서 가까운 곳에 구인사가 있어서

가볍게 아침 산책하는 기분으로 찾아본다.


주차장에서 주차비를 내고 구인사로 이어지는 숲길은

비록 차가 다니는 도로이긴 하지만 참 운치가 있다.


아직은 초가을이지만 단풍이 물드는 만추 시기에 오면

형형색색 풍경으로 아주 아름다운 사색의 길이 될 것 같다.


구인사 일주문에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 인형이

함께 자리하고 있는 것이 이채롭다.


반다비와 수호랑의 설명도 자세하게 되어 있어서

나도 이곳에서 처음 자세하게 그 이름과 의미를 알게 된다.

그나저나 개최지인 강원도도 아닌데 그것도 사찰에

국가적 스포츠 행사를 알리는 활동을 하는 것이 무척이나 특이하고.


어쩌면 고려의 대각국사 의천스님이 개창한 천태종이

애국불교, 생활볼교, 대중불교를

종단의 지표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짐작해본다.


일주문을 지나 만나는 천왕문도 여느 사찰과는 다른 모습이고

구인사 경내로 들어설 수록 독특하고 웅장한 건물들을 만나게 된다.


기존에도 많은 사찰을 가보았지만 구인사의 경내 모습은 정말 독특하다.

마치 국내가 아닌 중국의 사찰을 구경하는 기분이 들고.


산 계곡을 따라 50여동의 건물이 있고 또 건물 하나 하나마다

그 규모가 장대하니 오를 수록 또 어떤 풍경을 만나게 될지 궁금해진다.


구인사는 낮에는 일하고 밤에 수행을 하는 자립 경제를 갖추었다고 하니

스님이 아닌 일반 일을 하는 보살과 같은 분들이 더 눈에 띄고

향적당이라는 이름의 식당에서는 밥냄새가 구수하게 풍겨온다.


점심 공양시간이 아직 한참 남아서 구인사에서의 공양은 다음으로 미뤄야 하겠다.


구인사 가장 위쪽에 있는 대조사전으로 오르는 길은 제법 가파르지만

색다른 풍경을 보며 걷는 걸음은 왠지 편하기만 하다.


정말 이곳은 기존 사찰의 개념을 완전히 깨는 모습만 즐비하다.

물론 이러한 콘크리트 한옥 다층 건물은 자연의 훼손을 최소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 신축 사찰 양식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고 한다.


심지어는 대조사전을 오르기 위해서는 돌 계단길도 있지만

광명전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경험도 정말 이색적이다.


7층 높이의 엘리베이터를 빠져나오니 구인사의 가장 정점인 대조사전을 만나게 된다.


대조사전은 한국 천태종 중창조인 상월원각 대조사의 존상을 봉안한 곳이라고 한다.


상월원각 대조사는 1945년 이곳에 삼간초암 구인사를 지어

500년간 은몰되었던 천태종을 다시 중창시킨 분이라 

구인사에서는 부처님 반열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일반 사찰과는 다르게 가장 높고, 가장 웅장하고 멋진 건물에

석가모니 부처님이 아닌 대조사의 존상을 봉안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긴 세상의 모든 사물에는 부처가 있다고 하는데

사람에게 깨달음을 주고 마음의 평화를 줄 수 있다면

종교적 방식이나 형식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구인사의 독특한 모습과 함께 기존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함이 있지만

이 또한 구인사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기에 종교의 기본 본질을 지키고

중생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공간으로 계속 융성하길 바래본다.


과거 TV 프로그램에서 구인사의 겨울나기로

많은 사람이 참여하여 김장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건물에 빼곡하게 자리한 장독이 더욱 정겹다.


그나저나 건물을 들어가보지 않고 사찰내 길만 걸으면

어느곳이 스님들이 설법과 기도를 하는 곳인지를 알 수가 없다.

워낙 건물이 장대해서 이곳 신자가 아니면 들어가볼 엄두도 나지않고.

만여명을 동시에 수용가능하다고 하니 규모에 있어서는 할말을 잃는다.


이제 다시 천왕문을 지나 구인사를 빠져나간다.

구인사는 중생들과 동떨어진 불교가 아닌 사람들의 생활속에 종교가 함께 하기에

기존 사찰과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