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내소사 암자길
전북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
내소사 주차장 ~ 전나무숲길 ~ 지장암 ~
내소사 ~ 청련암 ~ 관음전 ~ 내소사
(약 5km, 2시간 소요)
부안읍내에서 매창공원을 구경하고
부안십승지인 우반동을 가려했으나
비가 내리기에 내소사로 발걸음을 한다.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입장료를 내고 들어서니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지는
내소사 전나무 숲길이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평온한 전나무숲길로 들어서니
지장암으로 가는 이정표를 만난다.
비가 내리는 촉촉함도 좋고
구름 모자를 쓰고 있는
내변산 정취도 곱기만 하다.
동백꽃을 피웠던 동백나무에도
가을의 결실인 열매가
탐스럽게 매달려 있고.
마디가 선명한 대나무 숲도
암자로 이어지는 길의
아늑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가지에 매달린 풍성한 감도
가을이 성큼 다가섬을 느끼는 등
지장암까지 이어지는 짧은 길에는
자연이 풍성함이 가득하다.
늘씬한 소나무 사이로 지장암이
어서 오라고 고개를 내밀고 있고
바위가 평풍처럼 펼쳐지니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가슴이 뛴다.
소나무 숲길을 지나
지장암 경내로 들어서니
먼저 고운 색의 구절초가
환한 얼굴로 반겨준다.
구철초 너머로는
관음바위와 사자바위로 둘러쌓인
아담한 지장암이 모습을 보인다.
지장암은 비구니 스님의 절이라
주변이 깔끔하고 정갈하다.
과거에도 수차례 내소사를 찾았지만
이처럼 멋진 암자를 알지 못했으니
이제야 만나야 하는 인연은 아닐까..
욕심같으면 저 바위를 한걸음에 올라
지장암을 아늑하게 바라보고 싶다.
지장암을 돌아서는 길에도
가을의 풍경을 표현한
잔잔한 아름다움은 가득하다.
어찌보면 사람 사이에만
인연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사물이나 자연과의 만남에도
인연의 소중함을 새삼 느낀다.
다시 전나무숲길로 되돌아와서
내리는 비에 진해진 숲 향기를
가득 몸 깊숙히 담아본다.
전나무숲하면
오대산 월정사숲도 유명한데
개인적으로는 내소사가
더 운치가 좋은 것 같다.
https://sannasdas.tistory.com/13389833
오대산 옛길 -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눈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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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숲을 지나면
내소사의 경내로 들어서게 된다.
물론 대웅전으로 이어지는 길도
여전히 아름답고
가을 단풍이 물들면
더욱 고운 자태를 보여줄 것이다.
내소사를 찾아온 것이 2015년 2월이지만
경내의 나무들은 더 훌쩍 자란 느낌이다.
https://sannasdas.tistory.com/13390181
내변산 내소사길 - 전나무 숲길을 따라 관음봉을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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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앞에 서있는 천년이 넘은
할아버지 느티나무도 여전하고
늙어도 티가 나지않는다고 해서
느티나무라 한다고 블로그에 적었던
예전 글도 생각이 난다. ㅎ
보물 제291호인 대웅보전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고
문창살의 꽃문양도
역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석가 좌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봉안되어 있다.
벽천장을 비롯한 내부에서
역사의 흔적을 읽을 수 있고
건축물을 정교하게 지은
선인의 솜씨에 감탄하게된다.
내소사(來蘇寺)는 백제 무왕때 사찰로
원래 이름은 소래사(蘇來寺)였는데
이름의 위치를 바꾸어서
내소사로 변경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내소(來蘇)는 모든 것이
소생(蘇生)하기를 바란다는 의미인데..
경내 구경을 마치고 내소사를 찾은
최종 목적인 청련암으로 향한다.
경내에서 청련암을 가려면
1km 거리의 산길을 올라야 하기에
비록 본격적인 등산은 아니지만
제법 발품을 팔아야 한다.
또한 입구에서 국립공원에서 설치한
출입금지 팻말이 있어서
들어서기 쉽지않지만
암자 가는길은 언제나 열려있는 것이
상식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걷는다.
청련암에서 만난 스님의 말로는
복수초의 훼손을 막고자
길밖 일부 구간만
출입이 금지되었다고 하던데..
새소리와 비소리만 가득한
한적한 숲길을 걷을 때는
기분이 좋아진다.
하여 조금은 사람들로
번집한 경내가 아닌
암자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고.
가파른 숲길을 오르니
왠지 홀로 고독하게
수양을 하는 느낌이 드는
청련암이 그 모습을 보인다.
청련암은 해발 350m의 내소사 뒤편
산자락의 중턱에 있어서 인지
조금은 외롭게도 보인다.
청련암은 시인이 살기 좋고,
지장암은 철인이 살기 좋다는 말이
전해져 내려온다고 한다.
그 이유로 조망이 트인
청련암에서 공부한 문인이 많았고,
지장암에는 공부를 하는 학승이
많았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암자에 서면 내소사 전경과
줄포만, 그리고 바다 너머
고창 선운산의 조망이
아스라하게 어우러지니
이처럼 기막힌 조망만으로도
천상의 선계가 따로 없을 듯 하다.
청련암에 서서 주변 풍경을 보니
발품을 팔아서 올라온 보람이 있고
단풍이 깊게 물들면
다시 꼭 찾고픈 생각도 들고
새하얀 눈이 덮힌 풍경도
이곳에서 마주하고 싶어진다.
오늘은 비가 내려 조망은
조금 흐릿한 풍경이지만
이 또한 신비로운 운치를
더해주는 것 같고.
청련암 풍경을 가슴에 담고
저절로 평화로워질 것 같은
숲길을 따라 내려선다.
그리고 관음전을 가기위해
포장길을 벗어나
작은 숲길로 접어든다.
그리고 조금 걸어들어가니
그리 오래되지 않는 모습의
관음전을 만나게 된다.
관음전은 내소사 모습을 편안하게
조망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다.
어쩌면 멀어서 아득하지도 않고
또 가까워서 지겹지도 않을
만큼의 거리라 할까..
청련암이 더 높은 위치에 있지만
내소사와 조망은 이곳이 더욱 좋다.
청련암이 선계라면 관음전은
인간계와 선계 사이의 경계는 아닐까.
청련암과 관음전을 만나보고
다시 내소사 경내로 들어서는데
구름에 싸여있는 관음봉도
여전히 아스라하다.
역시 조금은 번잡하고
웅장한 사찰 경내보다는
소박하지만 찾아가는 재미가 있는
암자길이 더욱 좋은 시간이 된다.
비내리는 전나무숲길은
여전히 매혹적이며
만일 비 대신 눈이 내린다면
더욱 아름다울텐데 하는 상상도 해본다.
여러번 찾아본 내소사지만
아직 만추의 가을과
새하얀 눈이 쌓인 겨울 풍경은
접해보질 못했다.
하여 다시 이곳에 온다면
그러한 풍경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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