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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 선바우길을 걷다.

by 마음풍경 2022. 1. 21.

입암2리 마을 ~ 선바우 ~ 해안데크 ~ 힌디기 ~ 하선대 ~

먹바우 ~ 마산리마을 ~ 흥환마을 입구 전망대(왕복)

(약 4.5km, 1시간 30분 소요)

 

포항의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해병대 상륙훈련장에서

호미곶까지 이어지는 4개 코스 총 24.4km의 해안길이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의 2코스인 선바우길 중 일구 구간만을 왕복으로 걷기위해 입암2리 마을에 도착한다. 처음에는 어느 코스를 어떻게 걸을까 고민을 했지만 차를 가져간 관계로 버스를 타거나 왕복을 해야하기에 가장 볼거리가 많은 선바우 중 일부 구간만을 선택해서 가볍게 걸어볼 생각이다.
해안 데크길이 시작되는 입구에는 입암이라는 마을의 지명이 된 선바우가 먼저 반겨준다.
데크길을 따라 걸으니 해안 절벽이 다양하고 멋진 풍경을 선사하고.
정말 기묘한 모습의 바위 전시장이라 부를만 하다.
안중근 의사 손바닥 바위도 보고.
예쁜 왕관을 쓰고 있는 여왕바위도 마주한다.
예전에도 동해쪽 해안 데크길을 많이 걸어보았지만 이곳만큼 멋지고 다양한 자연 풍경이 집중된 곳은 보지못한 것 같다.
포말을 일으키며 부딪히는 동해 바다의 분위기는 말할 필요도 없고.
킹콩(고릴라) 바위처럼 해안 절벽뿐만 아니라 해안에도 볼거리가 즐비하다.
화산성분의 백토로 형성이 된 힌디기 지역도 지난다.
돌을 던져서 저 구멍안에 넣으면 소원이 이루어지는 소원바위도 보고.
바위의 모습이 큰 코를 지닌 사람의 옆모습같다.
선녀가 놀았다는 하선대에 도착하니 탁트인 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선녀가 내려와서 놀만큼 널찍한 바위섬이 많고.
마산리 마을 입구에서 검둥바위라 불리는 먹바우는 삼국유사의 연오랑 세오녀의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제 마산리 마을을 지나 흥환 방향으로 발걸음을 한다.
날은 무척이나 쾌청한데 바람이 강해서인지 파도의 움직임이 세차다.
새하얀 포말을 만드는 파도의 소리가 웅장하기만 하고.
바다와 어촌 풍경을 친구삼아 걷는 길은 언제 걸어도 행복해진다. 마음의 여유가 가득한 삶의 의미가 이런 것 아닐까.
하여 소박한 모습도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고.
비문바위위에 돌을 던져 올려도 본다. ㅎ
백토로만 이루어진 새하얀 바위의 모습은 과거 다른 해안에서는 본적이 없는 모습이다.
마산리를 지나 흥환으로 이어지는 해안 데크길은 다리의 모습이 아주 이색적이고.
바위의 모습은 앞서 보았던 것과는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세찬 파도가 다리를 넘어 넘치기도 한다. 다리 넘어 바라보이는 전망대가 오늘 걷기의 반환점이다.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군상바위 모습도 이색적이다.
또한 신랑각시바위의 모습은 귀엽기만 하고.
호미반도의 해안선 때문인지 바다너머로 바라보이는 포항 시내 모습이 이색적이다. 선바우입구에서 이곳까지 약 2.3km에 40여분이 소요가 되었고.
전망대 너머로는 선바우길의 종점인 흥환해수욕장이 바라보이는데 오늘은 이곳까지만 걷기로하고 돌아선다.
같은 길을 걷지만 돌아가며 바라보는 풍광은 색다르게 다가온다.
새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파도의 모습도 웅장하고.
그런데 이곳으로 올 때 보았던 바위의 구멍이 반대쪽에서 보니 긴 왕관을 쓴 여왕의 모습처럼 보인다. 대만에서 유명한 여왕바위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ㅎ
요즘은 코로나때문에 몇박을 하는 장기 걷기를 하기가 꺼려지기에 오늘처럼 해안길을 여유롭게 걷는 시간이 참 귀하게 느껴진다.
배낭을 메고 한가로운 발걸음을 걸으며 주변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여행의 소중함이..
이곳을 올 때 만났던 멋진 자연의 조각품들을 다시 한번 편안한 시선으로 마주한다.
조용하게 자연을 마주하고 있으면 무거운 마음도 가벼워지고 복잡한 생각도 정리가 된다.
때론 자연이 선사하는 절경에 빠져 삶의 경이로움도 체험하게 되고.
재미난 형태의 바위를 만나면 강아지 모습인지 아님 원숭이 모습인지 내 마음대로 생각해 보기도 하는 재미도 있다.
다시 선바우가 있는 마을로 되돌아 왔다.
당초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을 전부 걸어볼까도 생각했지만 짧게 걷자는 생각으로 가장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은 구간인 선바우길 일부를 걸어보았다. 걷는 길에는 좋은 길도 나쁜 길도 없기는 하지만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라 오늘 짧게 걸었던 길이 좋은 선택이었던 것도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