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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오랜만에 그리운 시 구절을 읽는다.

by 마음풍경 2022. 10. 18.

시를 머리에서 잊어버리고 산지 참 오래되었다.
예전에는 최소 한달에 한권 정도의 시집을 사서 곁에 오래두고 읽곤 했는데.
그래도 가슴속에는 그 불씨가 남아있는 것는 것일까.
아직은 좋은 시를 다시 만나면 마음이 설랜다.
오래전 겨울 북한산 산행을 하면서 떠올린 시가 생각이 나고.

한참동안 그대로 있었다
썩었는가 사랑아
사랑은 나를 버리고 그대에게로 간다
사랑은 그대를 버리고 세월로 간다
잊혀진 상처의 늙은 자리는 환하다
환하고 아프다
환하고 아픈 자리로 가리라
앓는 꿈이 다시 세월을 얻을 때
공터에 뜬 무지개가
세월 속에 다시 아플 때
몸 얻지 못한 마음의 입술이
어느 풀잎자리를 더듬으며
말 얻지 못한 꿈을 더듬으리라

<공터의 사랑 - 허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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