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들,강변,해안

괴산 중대봉 암릉길 - 곰바위를 찾아서

by 마음풍경 2006. 7. 2.

 

괴산 중대봉

 

 

삼송리 마을회관 정자 앞 ~ 석천암 ~ 통천문 ~ 중대봉(846m) ~ 대슬랩

~ 곰바위 ~ 농바위골 ~ 삼송리 마을(약 8km, 5시간/일부 알바)

 

 

7월 1일 토요일날 장마로 인한 비로 인해 산행을 하지 못하고

일요일날 산행을 하게되었습니다. 물론 아침에는 약한 비가 계속 내립니다.

8시에 대전을 떠난 차는 9시 40분경에 마을 입구에 도착합니다.

대전에서 부담없이 쉽게 올 수 있는 산행지인것 같습니다.

 

이곳 마을은 농바위 마을이라고도 불리는데

농바위를 찾기는 힘들었습니다.

 

산행 초입에서 들국화가 반겨주는데

축촉한 아침 빗길을 걷는 기분도 좋더군요.

 

석천암 가는 길은 조금 편한 흙길입니다.

 

가는 길 주변에 군데 군데 재미난 바위가 많았습니다.

 

허공에 거미줄이 빗물을 머금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데요.

 

투명하게 빗물을 안고 있는 잎의 풍경도 오랜만이고요.

 

10시 20분경에 석천암에 도착합니다.

석천암에 오르는 길이 처음에는 편했으나

 차츰 고도를 높일수록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합니다.

 

너럭 바위 옆으로 약수가 흘러내려서 석천암인것 같습니다.

 

날은 비가 오고 흐렸지만 되레 이런 날이 운치가 있지요.

 

석천암 앞을 오른편으로 지나

조금 희미한 산길을 오르니 조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산과 운해의 멋진 모습이 비가 오는 성가심도 가시게 하더군요.

 

안개속을 거니는 기분도 참 마음이 차분해 지고 좋았습니다.

 

11시 20분경에 전망바위에 도착하나 온통 안개에 갇혀있습니다.

 

그래도 빗물을 머금은 꽃들은 참 선명하더군요.

 

안개속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산과 멋진 소나무의 모습을 바라보며

 신선이 되는 기분이 들고요.

 

12시경에 정상을 향한 마지막 관문인 통천문을 지납니다.

  통천문이 꼭 큰 산에만 있으란 법은 아닌가 봅니다. ㅎㅎ

 

지나는 바위길이 제법 미끄러웠으나

차분히 걷는 발길을 붙잡지는 못하더군요.

 

12시 10분경에 중대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대략 2시간이 넘게 걸린것 같습니다.

 

정상에서 식사를 하고 12시 50분경에 다시 산행을 합니다.

오른편으로 오던길을 내려서서 돌아가면 대야산 가는 길이고

저는 곰바위를 보기 위해 왼편으로 갑니다.

 

가는 길마다 멋진 바위가 나오고요.

 

이제 햇빛이 약간 비추는 숲길이 더욱 운치를 더합니다.

 

 

중대봉 주변도 멋진 바위가 참 많습니다.

 

밧줄도 제법 되고요.

 

헉! 근데 잘못내려갔습니다.

곰바위 길을 이곳에서 우측으로 가는 바람에

 30여분을 내려갔다 다시 올라왔습니다.

물론 오른편 길도 바로 삼송리도 가는 길이나

 그리 스릴이 있는 길이 아닙니다. 지도에 점선으로 표시함..

 

왼편으로 조망 바위를 올라서니 대야산 능선이 한눈에 다가옵니다.

 

지난번 설악 공룡능선의 공룡 밥그릇과 유사한 웅덩이가 많이 있더군요.

 음! 이곳은 아마 곰 밥그릇?인가 봅니다. ㅎㅎ

 

작년 여름 대야산 산행시 이곳 중대봉을 바라보고

참 멋지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대야산도 참 멋진 산인것 같습니다.

 

이제 가파르게 내려가는 길입니다. 주변 바위가 참 멋지더군요.

 

바위위에 빗물을 머금은 꽃의 이미지가 깊게 다가옵니다.

 

저 멀리 오늘 꼭 보고싶었던 곰바위가 나옵니다.

 

하지만 저 곳으로 가기위해서는

무려 40여미터의 대 슬랩을 내려가야 합니다.

 

내려와서 올려다본 밧줄입니다.

빗물만 없다면 그리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왼편으로 둔덕산 방향의 풍경도 멋지게 다가옵니다.

 

2번째 스릴있는 밧줄길을 내려서야 하고요.

 

하지만 이제 편안한 산길도 지나게 됩니다.

 

중대봉과 대야산을 한눈에 바라보는 이 풍경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중대봉은 어느 곳에서 봐도 참 깨끗하면서 멋진 암릉산입니다.

 

1시 40분경에 곰바위에 도착합니다.

 

이곳에 올라 사진도 한장 찍습니다.

 

이곳은 다행히도 빗물이 말라서 걷기가 좋았습니다.

 

곰바위는 무얼 바라보고 그리워하고 있는 걸까요.

귀부분이 참 귀엽더군요 ㅎㅎ

 

다시 밧줄길을 내려서야 합니다.

 

곰바위와 중대봉의 모습이 한쌍의 잘 어울리는 풍경입니다.

 

내려서면서도 내내 대야산의 능선도 병풍처럼 펼쳐지고요.

 

참 예쁜 피부?를 지닌 산입니다.

 

내려오면서 많이 익숙한 산악회 시그널이 눈에 띄더군요. ㅎㅎ

 

음!! 멋진 모습의 나무입니다.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2시 10분경에 농바위골로 내려왔습니다.

오른편으로 가면 밀재로 가게됩니다.

 

나무다리가 있는 계곡길은 참 시원하고 좋더군요.

 

속리산은 너무 그 지역이 광대합니다.

괴산의 산들은 대부분 이 속리산 지역에 속해있지요.

 

 

들꽃들과 함께한 마지막 산행길이 참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더군요.

 

당초 알바로 내려선 길을 계속 오면 이곳 삼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물로 고인 길을 가기도 하고요.

 

본격적인 계곡길입니다. 때론 바위를 껑충 껑충 넘기도 합니다.

 

내려오면서 몰랐는데 하늘이 맑게 개였더군요.

 

 

비가와서인지 꽃들이 참 선명합니다.

 

멋진 집 앞에 코스모스가 벌써 피었네요.

 

참 오래된 나무처럼 보입니다.

없애지 못하고 일부 담의 역할을 하네요.

 어쩌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것 같습니다.

 

참 오랜만에 보는 흙담길입니다. 정겹데요

 

중대봉의 모습처럼 혹은 곰바위의 모습처럼

포근하고 멋진 나무 풍경입니다.

 

3시경 산행을 시작한 지역으로 다시 내려서서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음! 이장님표 스피커지요.. 멋진 나무에 매달려 있더군요.. ㅎㅎ

 

나무 아래로 시원한 그늘과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요.

이 마을은 장수마을로 마을 밑으로 맥반석이 있어

이곳에서 나는 물을 마셔서 그렇다고 하던데??

 

처음 산행을 시작할때와는 전혀 다르게 구름의 풍경이 참 멋지더군요.

 

 

자꾸만 하늘을 쳐다보게 됩니다.

 

멀리 중대봉과 대야산 그리고 밀재와 둔덕산 등이 펼쳐지는 풍경을

오래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처음 산행은 비로 시작했으나 마지막은

멋진 하늘로 마무리할 수 있어

참 좋은 산행이었습니다.

 

갑작스럽게 가게된 중대봉 산행이었지만 기대 이상의 시간이었습니다.

대전에서도 그리 멀지않고 다양한 산행 코스를 지닌 산이고요.

 

세상사도 그런것 같습니다.

기대를 많이 하다보면 실망이 크고

하지만 기대없이 갔다가 많은 기쁨을 느껴 행복한 시간이 되기도 하고요. ㅎㅎ

 

고대 그리스인들은 세상을 뜨게 되면 5개의 강을 건너야 비로소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게 된답니다.

 

2번째 건너야하는 강이 레테의 강이라고 합니다.

 

레테의 강은 망각의 강이고요.

이승에서의 모든 기억을 지우는 강....

 

저는 산행하는 중에는 레테의 강을 건너는 기분입니다.

세상에서의 복잡다난한 모든 기억이 지워지는

 

그래서 산행 후 남는 가벼움.. 그것이 좋아 산에를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