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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제천 망덕봉 암릉길 - 수려한 암릉과 충주호 조망이 멋진 산행

by 마음풍경 2006. 7. 9.

 

제천 망덕봉

 

  

논골 마을 길입구 ~ 가마봉(625m) ~ 망덕봉 정상(926m) ~ 770봉 ~ 

산부인과바위 ~ 617봉 ~ 비석바위 ~ 만덕암 ~ 능강계곡 ~ 능강교

(산행거리 및 소요시간 : 약 11km, 5시간 30분)

 

 

매번 가는 산행이지만 이번은 오랜만에

충주호를 가까이에서 조망할 수 있는 산행을 합니다.

아직은 장마철이어서인지 습기가 많아 눅눅하고

날이 흐리지만 그래도 비가 오지 않아

이처럼 산행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해야겠지요.

산에만 오면 감사하는 마음이 느는데

왜 다시 도시로 가서는 그러지 못하는지요 ㅎㅎ

 

여하튼 만덕봉은 금수산(1015.8m)의 서편 줄기로

소용아릉이라 불릴 정도로 암릉이 멋진 산입니다. 

만덕봉의 북쪽으로는 미인봉과 신선봉

그리고 그 너머로는 남근석이 유명한 동산이 있고요.

또한 남동쪽으로는 옥순대교를 배경으로 둥지봉과 가은산이 있습니다.

물론 둥지봉에서 남쪽으로 충주호를 건너면 옥순봉과 구담봉이 있고요.

 

이 모든 산들이 참 다 멋진 산입니다.

하지만 모두 금수산의 일부로 지도상에도 산의 모습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물론 금수산도 월악산 국립공원에 속한 지역이고

오늘 산행하는 망덕봉은 그 경계에 있는 산입니다.

 

8시를 조금 넘어 대전을 출발한 버스는 옥순대교를 거쳐

10시 40분경에 논골 입구에 도착합니다.

이곳에도 도시 흔적이 늘어나는 것 같네요.

 

능강마을이라고 되어 있고요.

이곳에 흐르는 계곡을 고두실계곡이라고 합니다.

 오늘 산행도 이 계곡을 끼고 도는 능선길이지요.  

능강 계곡은 청풍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야 하는데요.

 

계곡쪽으로 시멘트 길을 조금 가다가

바로 오른편으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르는 길은 수풀과 야생화로 우거져 있습니다.

 

조금 오르자 충북 산들의 가장 큰 특징인

멋진 바위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조금 올라서니 뒤로 충주호가 그 모습을 보이네요.

 

가을 송이채취를 위한 움막터가 가끔 눈에 띕니다. 

 주변에 쓰레기가 많아 너무 지저분하더군요.

 

여하튼 이곳 산은 멋진 너럭바위가 많다는 겁니다.

조망도 물론 좋고요.

 

이곳까지 약 40여분이 걸렸습니다.

 첫번째 멋진 조망처입니다.

 

날이 상당히 후덥지근하고 날은 흐렸으나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멋진 조망이 참 좋습니다.

 

날이 조금 맑았다면 하는 아쉬움은 들더군요.

 

그래도 이 풍경을 바라만 봐도 참 가슴 행복함을 느낍니다.

 

눈을 뒤로 돌리니 정상을 지나 가야할 멋진 암릉도

조금 그 모습을 보여주는군요.

 

암릉길을 지나면 숲과 꽃으로 이어지는 길도 갑니다.

 

원추리 꽃이 한송이 피어있습니다.

원추리 꽃은 하루 피었다 하루 진다고 하던데..

 

가까이로 가야할 하얀 암릉이 멋지게 다가옵니다.

그 뒤로 미인봉이 병풍처럼 펼쳐지고요.

 아마도 오른편은 산부인과 바위쪽 같습니다.

 

770봉의 암봉도 멋지게 다가오고요.

 

봄철의 화려한 색감이 부족한 여름산행에서

그나마 나리꽃 등의 화사한 꽃들이 있어 가끔 눈이 즐겁습니다.

 

왼편으로 오늘 가야할 멋진 암봉의 모습을 보며

몇차례의 봉우리와 가파른 안부길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합니다.

 

그래도 안부길에서 올라오는 골바람은 너무나 시원했습니다.

에어컨 바람이죠

 

뒤돌아보니 지나온 봉우리가 멋지게 서있습니다.

 

이제 봉우리의 오르내림은 끝나고

마지막 정상을 향해 가파른 길을 갑니다.

 처음 400m에서 600으로 그리고

900으로 오르는 길이 쉽지많은 않습니다.

 

오르는데 성터의 흔적도 보이더군요.

 

조금 축축한 길을 한걸음 한걸음 내디디며 갑니다.

헉! 내 발이지요 ㅎㅎ

 힘든 길일수록 한걸음 한걸음이 참 소중한것 같습니다.

 삶도 산행처럼 여유있게 천천히 걷는다면 좋을텐데요.

모두 다 바쁜 걸음뿐이지요..

 

가파른 길을 지나니 편안한 숲길을 맞기도 합니다.

 

1시 20분경에 정상 가는길과 산부인과 바위 가는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1시 30분경에 정상에 도착합니다.

정상은 넓은 공터로 조망은 전혀 없습니다.

 

이 표시만이 망덕봉임을 보여줍니다.

산이라는 이름이 아닌 봉이라는 이름이기 때문일까요..

아님 금수산에 가려서 일까요.

 

2시까지 편한 점심식사를 하고 내려서는데

770봉의 멋진 모습이 절 반겨줍니다.

 ㅎㅎ 이 봉우리는 그 옆에 있는 작은 봉우리이고요.

 

이 봉우리를 보니 이제 본격적인 밧줄 산행길이 시작되나 봅니다.

오늘 산행 중 가장 멋진  봉우리입니다.

 

우측으로 미인봉의 멋진 모습도 가깝게 다가옵니다.

 

첫번째 밧줄길이죠.. 아직 바위가 미끄럽습니다.

 

첫번째 밧줄길을 지나니 이번에는 오르막 밧줄길입니다.

제법 긴거리이나 주변에 나무도 있고 해서

그리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770봉에 오르니 주변 조망이 시원합니다.

조금 먼 곳은 안개에 가려 더 아스라한 모습을 주네요.

 

충북 산들은 멋진 암릉과 그리고 멋진 나무들이 참 많습니다.

 

오랜만에 가족이 산행을 했는데 네발을 쓰고 내려갈 때도 있지요.

 

내려가면서 바라본 617봉은 마치

충주호를 향해 비상하는 새 모습처럼  느껴지더군요.

 

 

오른편 능강계곡도 그저 편안하게 다가옵니다.

 강요하지 않는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하산 중 내내 다가오는 미인봉의 모습을 보니

지난번 월악산 덕주봉 산행시 바라보던

 월악 공룡 능선이 생각이 나네요.

 

뒤돌아보니 770봉이 우뚝서서 잘가라고 하는것 같습니다.

 

오전에 올라온 능선이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고사목이 되어버린 나무를 보면 삶의 허망함을 느끼게 되지요.

 

3시경에 산부인과 바위에 도착합니다.

 

뒷편의 770봉은 여전히 내뒤를 지켜보고 있고요.

 

이곳 너럭바위에서의 조망은 참 시원하고

오늘 산행 중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산부인과 바위 구멍이 보입니다.

 어찌보면 이어지는 이 바위는 임산부의 배같기도 하고요.

 

이곳을 배낭매고 통과하기가 그리 쉽지많은 않습니다.

 

아들놈은 쉽게 통과하네요.

아직 엄마 자궁에서 나온지 오래되지 않아서 일까요.

 

바위도 지나고 연이어 멋진 너럭바위가 나옵니다.

좌우측으로 모두 낭떨어지라 제법 스릴도 있습니다.

 

이제 오늘 산행의 마지막 밧줄 지역을 지납니다.

 

바위와 소나무 그리고 시원한 바람..

이런 맛에 산에 오는것 같습니다.

 

하늘을 비상할듯 서있는 나무와 배경이 되어주는

암릉산의 모습이

참 조화스럽다는 말을 떠올리게 하네요.

 

여전히 충주호를 바라보면서 가니

내려가는 길이 그리 힘들지는 않더군요.

 

617봉을 지나니 3시 30분경에 비석바위를 만나게 됩니다.

 

정말 칼로 정교하게 자른것 같은 모습에 경탄이 절로..

 

오늘 바위 산행의 피날레를 장식하는것 같습니다.

 

참 반가운 시그널입니다.

이 신문사 덕분에 멋진 산행지도를 갖고

 멋진 코스를 산행한거니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네요.

 

이제 갈림길에서 오른편으로 내려갑니다.

 

드문 드문 나오는 아기자기한 암름길도 마지막으로 지납니다.

 

조금 가파르게 내려오니 처음으로 계곡길을 만나게 됩니다.

 

4시경에 만덕암에 도착합니다.

 

만덕암의 다리도 건너고요.

 

암자 입구에 돌탑이 많았습니다.

 

헉! 이건 왠 인디아나 존스 모드.. 오랜만에 유격 훈련도... ㅎㅎ

 나무 다리가 무지 부실하더군요. 스릴 만점입니다.

 

4시 30분경에 산행 종착점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능강계곡이고 얼음골은

다시 되돌아 6km를 가야하네요..

 하긴 망덕봉 정상에서 금수산 가는길에

만나는 얼음골재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있는 곳이라 계곡 길을 한참 들어가야 할것 같습니다.

 

망덕봉도 하나의 멋진 산이나

역시 금수산에 가려 그 일부에 불과한것 같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되돌아 오다 월악나루 휴게소에 잠시 쉬다 바라본

 충주호의 차분한 모습입니다.

 

배의 물살을 가르는 그 하얀 흔적도 참 좋더군요.

 

이 호수의 차분함이 오늘 산행을 아름답게 마무리 해주는것 같습니다.

 

비록 습한 기후와 흐린 날씨로 인해 쉽지 않은 산행이었지만

돌아오는 길에 멋진 노을과 무지개를

한꺼번에 본 풍경도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것 같습니다.

산행을 하면 잠시나마 모든걸 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끔씩 지난 추억의 그림자가

다가오는건 어찌할 수 없더군요.

 

메아리도 오지 않은 산 아래 앉아

그리운 이름 하나 불러 봅니다.

먼 산이 물소리에 잠길 때까지

입속말로 입속말로 불러봅니다.

 

내 귀가 산보다 더 깊어집니다.

슬픈 귀만 자꾸만 자라납니다.

마음 문을 활짝 열고 귀 기울이면

그리운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귓속말로 귓속말로 들려옵니다.

내 눈이 어둠보다 밝아집니다.

 

  박정만 시인의 내귀가 산보다

 

산에 오면 때론 잊기보다는 더더욱 그리움에 사무칠때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인간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