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6년 11월 4일(토)
산행 장소 : 지리산 노고단 및 피아골
성삼재 ~ 노고단 정상 ~ 돼지령 ~ 피아골 삼거리 ~
피아골 대피소 ~ 삼홍소 ~ 직전마을 ~ 연곡사 주차장
산행거리 및 소요시간 : 약 15km, 5시간 30분
올해 봄에 성삼재에서 반야봉을 들려
뱀사골로 다녀간 적이 있었는데
지리산을 오랜만에 찾아갑니다.
올해 설악산은 4차례나 다녀왔어도
지리산에는 무심했다는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지리산은 언제든
반갑게 맞아주는 산이지요.
고향처럼 평소에는 잊고 살다가
사는것이 외롭거나 힘들다고 느낄 때
그냥 무작정 가서 안기고 싶은
그런 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전에서 7시 40여분 경에 출발하여
10시 성삼재 휴게소에 도착합니다.
비도 온다는 예보도 있고
단풍은 별로라는 이야기가 많아
다른 주말과는 다르게 한적합니다.]
[만복대쪽의 고리봉도
늦가을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작년 늦가을 만복대에서 맞은
시원한 바람과 구름이 생각나더군요.
시간의 흐름이 얼마나 빠른지..]
[10시 조금넘어 노고단을 향해
산행을 시작합니다.
사람이 없어 한가로운 기분도 들더군요.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올것 같이
잔뜩 찌푸려 있고요]
[화엄사쪽 조망을 볼 수 있는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날이 흐려서 아쉽더군요]
[하지만 아스라하면서도 신비로운 풍경이
조망의 깊이를 더해주는것 같습니다.]
[풍경을 오랫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지리산의 깊이 때문에
지리산을 찾는가 봅니다.]
[겨울에 기회가 되면 아들과 함께
화엄사부터 시작하는
지리산 산행을 하고 싶더군요
성삼재에 차를 가지고 오는게
미안할 때가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길이라고 봐야겠지요.]
[과거의 흔적이 남아 있는 노고단이죠.
6.25전에 외국인들이
풍토병을 치료하기 위해
세운 산장이라고 하는데..
모든건 과거속으로 지워지고
사라져 갑니다.]
[10시 30분경에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사람들이 여전히 많더군요]
[고리봉의 풍경은 항상 봐도 좋지요.
1248미터나 되는 산인데 낮게 보이네요.
세상은 이처럼 모든게 상대적인가 봅니다.
특히 산에 올라서면 잘난것도 못난것도 없이
이어지는 능선처럼 하나의 존재로 보이지요.]
[10시 40분경에 노고단 고개에 올라섭니다.]
[근데 이게 왠 횡재입니까.
노고단 정상 출입이 가능하네요.
이곳은 예약을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한데.
그것도 하루에 몇번만..
여하튼 열려져 있는 문이니 들어가야지요]
[과거 이곳을 다녀갔는지
기억도 가물 가물한데...
이렇게 이 길을 걷는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네요]
[다 인간의 욕심과 무지가 만든
자연의 파괴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수 있지만
그래도 많이 복원이 된것 같습니다.]
[노고단 정상.. 진짜? 돌탑이 보이네요.
항상 짜가 탑에서만 사진을 찍었지요.]
[정상에 올라 멀리 구름에 가린
반야봉을 바라보니
바람은 제법 차가웠지만 좋더군요]
[노고단 정상 비석이 있네요.
그리 오래된것 같지는 않습니다.]
[발아래로 내려다 보는 풍경을 보니
왜 노고단이 천왕봉,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 3대 봉우리인지 알것 같더군요]
[구례방향의 섬진강도 보일 듯 다가옵니다.]
[한 산객이 조망에 빠져있네요.
저도 저분처럼 잠시 그 느낌에
몸을 맡겼습니다.]
[내려가기 싫었으나
그래도 내려가야지요.
멀리 성삼재 주차장도 보이네요]
[능선들은 회색빛 하늘아래 가려있지만
저멀리 천왕봉이 숨어 있겠지요]
[노고단을 내려와 이제 편안한
지리산 능선길을 걷습니다.]
[묘한 형체를 지닌 나무도 만납니다.]
[조난 산악인의 흔적도 마주치고요]
[철지난 억새너머로 왕시루봉이
저멀리 모습을 보여주네요]
[돼지평전은 지리산 능선에서도
가장 편안한 산길이지요]
[왕시루봉으로 해서 구례 토지면으로 내려서는
능선길도 걷도 싶으나 출입금지 지역이라
이곳을 지날때마다 항상 아쉽지요.
옛날에는 사람들이 생활을 위해
넘다들던 길이었을텐데
짐승들도 자유롭게 다니는...
하지만 지금은 사람만이
다닐 수 없는 길이 되었네요.
어쩌면 살아있으되 우리에겐
잃어버린 길이 된것 같습니다.]
[12시에 임걸령 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한밭토요산악회 회원님들과 모여
점심식사를 맛나게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12시 40분경에
다시 피아골 대피소를 향해
산행을 시작합니다.
이제 계속 내리막길이지요.
멋진 단풍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설레임도 들고요.]
[올해 어느 산을 가든 가뭄때문에
단풍 색감이 곱지 못하나
피아골로 내려서니 조금씩 단풍의
정취가 느껴지는 산길을 만납니다.]
[날이 흐리다 보니 때론
늦가을 같은 분위기도 들고요.
차분하게 산길을 걸었습니다.]
[화려한 색감의 단풍은 아니지만
그 느낌은 더 깊은것 같네요]
[자그마한 이끼를보니 뱀사골의
이끼 폭포가 생각나더군요.]
[떨어진 낙옆 아래로도 여전히
물은 흐르고 생명은 이어지지요]
[이제 본격적인 단풍 구경이
시작되는것 같습니다.]
[역시 파아골은 당초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군요.
지난주 설악산 천불동에서 보지 못한
단풍의 풍경을 보니 비록 단풍 구경만이
가을 산행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 또한 자연의 선물이라 생각하니
눈의 즐거움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1시간을 내려오니 1시 40분경에
피아골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2km 하산 거리인데
제법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곳 산장 주인장께서는 언제나
변함없이 산객들을 맞아줍니다.
대피소보다는 산장이라는 느낌이 더 좋은데.]
[휴식을 취하고 신선교부터
산행을 계속합니다.
내려가는 길에는 다리가 제법 있습니다.]
[화려함은 부족하지만 피아골 계곡의
가을 정취는 참 좋습니다.]
[주변 풍경이 멋져서 발걸음이
자꾸만 느려집니다.]
[천천히 가도 황소걸음이라고
늦으면 어떻습니까..
이 풍경을 주마간산으로
지나칠 수는 없지요]
[잠시 계곡으로 내려서서
가을 느낌을 보기도 했습니다.]
[화려함 뒤에는 가을의 쓸쓸함도
함께 존재합니다.
자연의 이치나 세상 사는 이치나
다 같겠지요]
[단풍에서 낙옆으로 되어가는
잎사귀의 모습도 애처럽긴하나
다 자연의 섭리이고요]
[구계포 계곡을 지납니다.
대피소에서 1km를 느리게 왔습니다.]
[계곡과 단풍 그리고 흐르는 물...
자연의 멋진 조화입니다.]
[삼홍소 못미쳐 흔들다리가 있던데
제법 재미있더군요..
오랜만에 출렁다리를 건너봅니다.]
[하지만 가는 길 내내 마주치는
단풍의 풍경만 하겠습니까..]
[연두빛도 빨간 빛도 다 아름답습니다.]
[2시경에 삼홍소에 도착합니다.
물빛 얼굴빛 하늘빛이 모두
붉다고 해서 삼홍소라고 한다던데.
올해 단풍은 거기에는
미치지는 못하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괜히 그런 이름이
붙여졌겠습니까..
발길을 자꾸만 붙잡데요.
달리 말이 필요없습니다.]
[가슴이 터질것 같은 풍경을 보고 나니
그걸 바라본 눈도 그리고 마음도
모두 빨갔게 물들어 갑니다.]
[하지만 영원히 있을 수는 없겠지요.
이제 길이 좀더 편해지는걸 보니
직전 마을 근처에 도달한것 같습니다.]
[3시 10분경에 직전 마을에 도착합니다.
타고온 버스를 타려면
연곡사 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뒤돌아본 직전 마을과
지리산 능선 풍경입니다.
오후에 비가 온다고 했으나
햇빛도 비추고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연곡사 길은 아스팔트길이지만
계곡 풍경은 여전히 좋습니다.]
[짧지 않은 거리이지만 이런 풍경이 있어
발걸음이 가볍고요]
[아마도 오늘 밤 꿈속에서
제 자신이 단풍이 되어 있는
꿈을 꾸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더군요.]
[단풍길을 걷다가 다시
낙옆길을 걷기도 합니다.]
[30여분을 걸어오니 연곡사에 도착합니다.]
[지리산의 다른 절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느끼는 정취는 참 좋더군요. 한적하고요.
감나무와 조화로운 대웅전의 풍경은
물질화되어 가는 산사의 풍경과는
다른 느낌을 주더군요]
[단풍의 색감도 절의 느낌만큼이나
소박하지만 깊은 인상을 줍니다.]
[종의 누각도 제법 오래되어 보이더군요]
[이 탑은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연곡사 삼층석탑인데 보물 151호입니다.
여타 절의 탑은 대웅전 앞마당에 있는데
이 탑은 떨어진 텃밭 주변에 있더군요.
아담하고 귀여운 탑입니다.]
[연곡사를 뒤돌아 내려오는 주변 풍경도
참 운치있고 좋습니다.]
[연곡사를 나오니
주차장 가는 길만 남았네요.]
[3시 50분에 연곡사 주차장에 도착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 짓습니다.]
오늘 산행은 오르막이 있어 힘들거나
많은 거리를 걸은 산행은 아니었기에
여유있는 산행이 된것 같습니다.
더욱 생각지도 않은
노고간 정상을 가볼 수 있어
산행의 기쁨은 큰것 같고요.
물론 피아골의 차분하면서도
화려함을 주는 계곡 단풍의 산길은
말할 필요도 없을것 같습니다.
이제 가을이 점점 깊어만 갑니다.
법정 스님이 한 말이 생각납니다.
가을은 누구나 자기 그림자를 내려다보며
자신의 무게를 헤아리는 계절이라고요.
낙옆이 지고 해 지는 귀로에서
한번쯤은 오던 길을
되돌아보며 착해지고 싶은,
더도 덜도 말고 오늘같이만이라도
행복을 누리고 싶은 그러한 계절이라고요.
저도 오늘 산행을 통해 그런 행복을 누린
하루였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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