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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괴산 신선봉 암릉길 - 마역봉과 깃대봉을 이어걷다.

by 마음풍경 2007. 6. 24.

 

 

신선봉(967m), 마역봉(910m), 깃대봉(844m)

 

 

충북 괴산군 연풍면

 

고사리 마을 레포츠 공원 ~ 할미바위 ~ 신선봉 ~ 마역봉 ~

조령3관문 ~ 깃대봉 ~ 치마바위골  말용초 ~ 새터 휴게소

(약 10km, 6시간)

 

 

오랜만에 괴산 땅을 밟아봅니다.

산을 다니기 전에도 이곳 고사리 마을에 있는 산그림 호텔과

조령3관문까지의 산책길은 정감이 가는 곳이었지요.

특히 겨울 눈내린 길을 걸어 가다 만난 통나무집 식당에서의 솔잎 향기

가득한 동동주와 오뎅국은 아직도 맛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대전에서 2시간여를 달려서 고사리 마을입구 레포츠 공원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3관문으로 가는 길목이자 조령산 자연휴양림이 있는 입구이기도 합니다.

 

한폭의 병풍처럼 펼쳐지는 이곳 능선의 풍경은 참 멋진데

아쉽게도 장마 구름에 가려있습니다.

   특히 겨울 눈이 소복히 쌓여 있으면 얼마나 멋지던지...

 

9시 40분경에 산행을 시작합니다. 공원 뒷편 마을을 지나

이곳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지요.

   왼편 길은 연어봉으로 해서 휘돌아 가는 길인데

오늘은 오른편 길로 직접 올라섭니다.

 

숲길을 지나 조금 오르니 멋진 조망바위와 시원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다행히 구름이 제법 사라져 좋은 조망을 주네요. 저뒤로 이화령이 있겠지요.

 

장마철이라 그런지 습기가 많아 평소보다 걸음걸이가 무겁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신선봉을 오르면서 만나게 되는 조망은 참 대단하지요.

조령산 줄기가 뒤로 뒤로 이어집니다.

   신선봉과 이름이 비슷해서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는 조령산 줄기의 신선암봉도 보이고요.

 

하늘의 구름도 제법 아름다운 춤을 추는것 같습니다.

 

지난번 지리산에서 본 그 푸른 하늘과 구름이 다시 그리워지네요.

 

 바위 능선을 따라 오르니 저멀리 정상이 멋지게 펼쳐집니다.

멋진 바위와 소나무와 어우러지는 풍경입니다.

 

발아래로는 고사리 마을과 산그림 호텔

그리고 펜션 등의 시설이 보이고요.

   과거에는 산그림 호텔과 이대 수양관 그리고 소박한 마을만 있는

한적한 곳이었는데 이제 숙박 시설 등이 제법 들어섰습니다.

 

밧줄도 타고 바위도 오르고 시원한 바람도 맞으며 산행을 이어갑니다.

   10시 30분경에 이곳 조망바위에 도착해서 사방을 한참 쳐다봤습니다.

 

많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정상까지는

최소한 1시간 이상은 가야하는것 같습니다.

 

10시 40분에 할미바위에 도착합니다.

딱 1시간 산행을 했습니다.

   손자를 업고 있는 모습이지요.

고사리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다고 합니다.

   보통 동물 등의 모습을 한 바위는 많으나

사람 모습을 한 바위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정상인 신선봉을 할미봉으로 부르기도 하지요.

 

밧줄 등 가파른 구간이 많아서인지 구조 안내판도 많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할미바위를 지나 조금 내리막길을 내려서는데 정상이 바로 눈앞에 펼쳐집니다.

    아래쪽 병풍바위의 모습과 참 잘 어울린다 생각했습니다.

 

저뒤로 주흘산과 부봉도 반갑게 맞아주네요.

 

실상 저 길을 지나갈때는 멋지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

때론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여유도 필요한것 같네요. ㅎㅎ

 

주변의 능선들도 다 아담하면서도 아름답지요. 

저수지 아래로 수옥정과 폭포가 있고요.

 

정상으로 이어지는 이런 능선을 따라 오르는 산행은 왠지 기분이 참 좋습니다.

 

괴산의 산들은 모두 멋진 바위와 소나무로 만들어 졌지요.

 

약간은 안개가 끼어 선명한 풍경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 아스리한 실루엣이 때론 더 좋을때도 있습니다.

   아무 부담없이 바라보고 다가서는 느낌이..

 

 지나온 능선을 뒤돌아 내려다 보는 여유도 산행의 또 다른 묘미이지요.

 

여기서 오른편으로 내려서면 휴양림 매표소 입구로 가게됩니다.

여하튼 정상이 이제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제법 힘든 밧줄도 타고 오르면서 11시 30분경에

정상에 도착해서 사방을 바라봅니다.

   왼편으로 주흘산과 부봉이 오른편으로는

조령산 능선이 한꺼번에 눈으로 가슴으로 들어옵니다.

 

북쪽으로 월악산의 매혹적인 능선과 북바위산, 만수봉 등의 멋진 산들이 이어지고요.

 

정상 아래에서 12시 30분까지 휴식과 식사를 하고 다시 산행 길을 이어갑니다.

 

이나무는 어떤 연유로 이처럼 휘어져 있을까요. 굴곡이 없는 인생이 있을까요.

 

능선길 왼편으로 펼쳐지는 월악산 공룡릉으로 자꾸만 마음이 끌립니다.

 

물론 오른편 능선길 조망도 여전히 매력적이지요.

 

책이 포개진 듯한 바위길도 지나갑니다.

 

1시 30분경에 마역봉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이곳부터는 백두대간 길입니다.

 

생각해보니 신선봉에서는 정상석을 찍지 못했네요.

정상이 암릉이라 아래쪽에 있는 정상석이 그리 보이지 않아서 일까요. ㅎㅎ

   여하튼 마폐봉이라고도 자주 불리었는데 이제는 마역봉으로 이름이 정착이 된것 같습니다.

 

아담하고 멋진 능선을 지닌 부봉이 더욱 가깝게 다가섭니다.

 

마역봉을 지나 가파르게 내려서니 조령 3관문의 성터를 만나게 됩니다.

 

 2시경에 조령 3관문에 도착해서 감로수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요.

물이 달콤하게 느껴집니다.

 

더욱 가깝게 다가서는 부봉중 6봉.

 

참 많이도 왔던 곳이지요. 그때마다 새로운 추억들을 만들었고요.

 

잠시 휴식을 취하고 깃대봉에 오르기 위해 발걸음을 조령산 줄기로 옮깁니다.

 

30여분을 가파르게 오르니 깃대봉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이제 조령산과 이화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길과도 안녕을 하고요.

 

2시 30분경에 깃대봉에 도착했습니다.

 

지나온 신선봉 능선이 한눈에 펼쳐지네요.

 

저곳이 하얀 눈으로 덮히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떠오릅니다.

 

물론 부봉과 주흘산의 모습도 참 아름답지요.

오늘 산행은 멋진 산의 능선을 구경하는 조망 산행입니다.

 

치마바위에서 바라본 신선암봉을 비롯한 조령산의 능선미는 정말 마음을 이끕니다.

 

단순함.. 산에 오면 모든게 단순해집니다. 온전히 자연의 일부가 되는 기분이고요.

 

노란 소나무 한그루를 보게됩니다. 모든게 다 초록인데

이 나무만 노랗게 보이니 신기하더군요.

 

치마바위 너머 부봉 6봉은 여전히 가슴을 설레게 하고요.

 

제법 가파른 길을 내려서는데 비가 조금 오더군요.

 마음이 바빠집니다. 가파른 흙길이라 길이 미끄러울것 같아서

 

하지만 다행히 더이상의 비는 오지않고 

말용초가 있는 치마바위 계곡으로 내려섭니다.

 

말용초는 옛날 치마바위에서 심신을 연마하던 황장군이

더위를 씻기위해 말을 탄 채로 폭포아래 소로 뛰어 들자

    용이 놀라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지요.

물론 믿거나 말거나 지요. ㅎㅎ

 

여하튼 여름 장마의 촉촉함이 그대로  배여있는 풍경입니다.

 

계곡을 따라 가다보니 길 옆에 숨어있는 아까말한 말용초입니다.

 

물론 이 소(沼)가 말이 뛰어들어 용이 승천한 전설이 있는 곳이고요.

작지만 생각보다 깊더군요.

 

 

시간이 되면 다시 와서 편하게 바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쉬고 싶은 곳입니다.

 

한적한 숲길을 걷는 기분은 산행의 마무리를 알리는 시간이자

오늘 산행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기도 하지요.

 

이제 마을 입구에 도착한것 같습니다.

조령산 신선암봉으로 가는 삼거리를 만납니다.

 

이 곳에서 바라본 깃대봉의 모습이 가장 멋진것 같습니다.

 

새로 만든 3번 국도 길 다리 아래를 지나갑니다.

 

 구 도로인 새재 휴게소 근처에 산행 안내 팻말이 잇더군요.

 

3시 30분경 이곳 새터 휴게소 입구에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뒤로 신선봉의 능선이 더욱 아름답게만 보이네요.

 

운좋게도 장마철인데 비를 맞지않고 산행을 마무리 했습니다.

전날 내린 비로 습기가 높아 산행이 쉽지는

않았으나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있어

6시간의 짧지 않은 산행을 좋은 기분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던것 같네요.

 

몇년전 겨울에 다녀왔던 산이지만

여름에 가본 그곳은 푸르름의 색다른 맛도 있고

여전히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조망을 지닌 산입니다.

우리나라 산은 최소한 계절별로 4번 이상은 가봐야

그 산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것 같다고 생각해 봅니다.

벌써 다음에 갈 산행이 기다려집니다.

그 기다림을 어찌 삭혀야 할지 걱정이 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