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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3차 대전둘레 산길잇기 9구간 산행 이야기

by 마음풍경 2007. 9. 9.


- 도덕봉에서 금수봉 그리고 수통골 -

 

9월 문턱에 들어섰는데도

여름 장마처럼 날마다 비에 지겨운 나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백로 절기여서 일까요.

날이 참 좋습니다.

 

생각해보니 올해 대전둘레산길잇기 산행에서

대전의 멋진 조망과 하늘을 자주봅니다.

특히 6월 계족산부터 오늘 9월 수통골 산행까지

항상 하늘이 너무나 좋습니다.

 

여하튼 3차 대전둘레산길잇기의 9번째 산행을 하기 위해 수통골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오늘은 대둘 3주년 생일이라 깃발도 새롭게 만들었네요.

 

수통골도 이제 국립공원 지역이라 시인의 마을을 마주치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통골 지역이 국립공원인것이 어색하기만 합니다.

과거 뒷 동네 산처럼 다니던 그런 곳인데요.

 

길가에 피어있는 쑥부쟁이 꽃이 반갑게 맞아주네요.

오늘은 이처럼 화사한 꽃을 보고 산행을 시작하기에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예쁜 애인과 산행을 시작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ㅎㅎ

 

도덕봉입구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당초 삽재에서 시작해야하는데 출입금지 지역인지라.

  

 바람은 가을이라 제법 서늘하지만 그래도 가파른 길이어서 땀은 나네요.

하늘 한번 쳐다보니 그 하늘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매력적인 빈계산과 금수봉 사이의 계곡 풍경입니다.

왠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그 무엇이 있는것 같습니다.

 

 도덕봉 오르는 철계단도 보이고 사람들도 조망을 즐기고 있네요.

과거 저곳 암벽에 아무런 안전 시설물이 없었을때 어찌 다녔는지 이제는 희미하네요. ㅎㅎ

 

오늘도 깊은 하늘과 멋진 구름 풍경을 감탄할 수 밖에 없네요.

너무 멋진 풍경도 자주보면 질리는데

이 하늘은 보고 또 봐도 행복하기만 합니다.

 

내가 걷는 삶의 그림자도

저처럼 푸르고 높으면 좋겠다 생각해봅니다. 

 

도덕봉 가까이에 오르니 대전 시가지도 시원한 모습을 보이지요.

 

조망에 빠져 오르다보니 벌써 도덕봉입니다.

 

이곳에서 3주년 스페셜로 핸드폰 고리도 만듭니다.

오늘은 생일인지라 재료가 공짜라고 합니다. ㅎㅎ

 

참가하신 회원님들 열심히 삽질?하고 계시지요. ㅋㅋ

산행하면서 즐기는 이런 여유가 바로 대전둘레사길잇기의 매력입니다.

 

열쇠고리도 만들도 이제 편안한 능선길이 이어집니다.

우측으로는 계룡산의 풍경이 성큼 다가오네요.

 

지난 달 우산봉에서 바라본 계룡산 풍경에 이어 여전히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늘과 구름과 산이 하나가 되는 조화로운 모습..

저도 그 안에 자그마한 몸짓이고 싶습니다.

 

잠시 길가에서 벗어나 나만의 작은 아지트에 들려봅니다.

과거 혼자 수통골 산을 오를때 이곳에 앉아

커피 한잔을 즐기던 곳이지요.

 

이곳에서 바라보는 대전 시가지의 조망도 좋네요.

깊은 산속에 있는 느낌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버릴 수 없는것이 사람이 사는 풍경이겠지요.

 

자연과 세상의 조화를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장소입니다.

 

그리곤 다시 편안한 길을 걷습니다.

여느 큰산을 가도 이처럼 아늑한 산길을 걸어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겨울에 소복히 눈이 쌓이면 첫발자욱을 내딛는 느낌이 얼마나 황홀한지..

 

자연속에서 공존의 의미를 배웁니다.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서로 의지하고 있을까요.

 

이 나무는 어떤 아픔이 있었을까요.

정해진 산길에서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참 사연이 많습니다.

 

자티고개를 지나니 12시가 넘네요.

슬슬 배도 고파지고요.

 

하여 금수봉을 오르기전에 회원님들과 맛난 식사도 하고

취기오르는 술잔도 기울여 봅니다.

헉! 배가 너무 불러 금수봉의 가파른 길을 오르기가 힘드네요. ㅎㅎ

 

그래도 발걸음을 천천히 앞으로 옮기면 산은 오르게 되는것 같습니다.

금수봉에 도착하여 남쪽을 바라보니 대둔산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오늘은 구름이 산처럼 느껴집니다.

식사때 한 한잔의 술때문일까요. 쩝

 

금수봉 정자에 올라 대전 시가지를 보는데 나무들이 커서 조망이 가려집니다.

하지만 조망을 얻기위해 나무를 잘라내는 것이 옳지는 않겠지요.

조금 아쉽기는 해도..

 

그래도 유유히 흐르는 갑천도 보이고..

이렇게 보니 대전도 참 아름답습니다.

 

눈내리는 겨울날 금수봉 정자에 홀로 앉아 마시던

따뜻한 커피 한잔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산행을 하면서 외로움 그리고 기다림을 배운 곳이라고 할까요.

 

금수봉을 내려서면서 바라보니 오늘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장군봉도 살포시 머리를 내밀고 있지요.

 

계룡산은 절름발이 산입니다.

갈 수 있는 곳보다는 갈 수 없는 곳이 더 많으니요.

그래도 멋진 장군봉을 보면 조금 위안은 됩니다.

 

시가지 뒤로 병풍처럼

지난 봄 지나온 대전둘레 산길잇기 능선이 펼쳐지네요.

 

그리고 발 아래로는 10월에 이어 가야할 길도 보이고요.

단풍의 화려함으로 이어지는 길이 되겠지요.

 

하늘이 구름이 그리고 바람이 좋네요.

오늘 산행의 마지막 조망인양 오랫동안 바라보았습니다.

 

금수봉을 내려서서 계곡길을 걷습니다.

최근 비가 많이 오긴 온것 같습니다.

내려서는 길 내내 계곡물 소리가 요란하니요.

 

그리곤 숲으로 우거진 계곡을 벗어나니 시원한 풍경이 이어지지요.

 

수통골을 수없이 다녔지만 이 자갈길에 물이 흐르는 것을 거의 본적이 없습니다.

참 많이 색다르고 즐겁더군요.

 

주변 녹음의 풍경도 깊은 계곡에 들어와 있는 기분입니다.

 

왠지 백담사의 계곡 길을 건너는 것 같은 느낌이 좋고요.

 

 잔잔한 호수와 같은 풍경도 보너스로 봅니다.

 

항상 메마르거나 갈증나는 모습이었는데 물의 풍요로움이

이처럼 좋은지는 몰랐습니다.

 

산행 시작할 때는 꽃만이 외로웠는데

이제 꽃들에게도 희망이 있나봅니다.

 

많은 인연을 만나고 많은 추억을 만들고

소중한 기억만이 남는 정말 멋진 공간입니다.

한달에 딱 한번인게 아쉬울 정도로.

 

대둘 3돌 생일 축하 케익의 촛불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늘 변함없이 이어가는 인연이었으면 합니다.

 

맛난 애프터 막걸리도 한잔하고 뒤돌아 오는데

가을이 오나 보네요.

 

계절은 어김없이 흐르고

흐르는 시간속에 오늘 산행의 추억도

사람들의 마음 속으로 이어지겠지요.

 

티베트의 속담중에서

내일과 다음 생 중에,

어느 것이 먼저 찾아올지 우리는 결코 알수가 없다.

라는 글귀가 있더군요.

 

하여 그만큼 오늘이라는 의미가

더더욱 소중하고 간절하게 다가옵니다.

 

오늘 반나절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아름답게 제 마음속에 무지개처럼 남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