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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제천 월악산 단풍 길 - 가을빛 머금은 충주호 조망길

by 마음풍경 2007. 10. 28.

 

월악산 단풍길

 

 

덕주사 입구 ~ 덕주사 ~ 마애석불 ~ 960봉 ~

헬기장 ~ 영봉 ~ 중봉 ~ 하봉 ~ 보덕암 ~ 수산리 주차장

(약 13km, 6시간 30분, 식사, 휴식 포함)

 

 

 

오늘은 월악산 영봉을 가는 날인데 왠지 설레입니다.

몇년동안 덕주봉, 만수봉이니 포함산이니 하면서

월악산 영봉을 멀리서 바라보는 주변 산만  다녀서인가 봅니다.

영봉을 기본지도 만 3년이 되었습니다. 세월 참 빠르네요.

대전에서 7시 30분경에 출발한 버스가 10시 경 덕주사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 덕주사 입구에 접오드니 월악산 특유의 암릉미가 보입니다.

은은한 단풍의 색감도 아침 햇살에 더욱 곱네요.

 

▼ 뒤돌아보니 용마산도 고운 햇살에 이제 늦은 아침 기지개를 켜는걸까요.

   산도 아름다운 산은 잠꾸러기인가 봅니다. ㅎㅎ

 

▼ 덕주사로 가는 길에 인간의 작은 소망 하나 하나가 이어져 있네요.

    사람들의 소망이 전부 이루어지는 세상이 미륵불의 세상이 아닐지요.

 

▼ 편안한 산책길을 걷듯이 덕주산성을 지납니다.

 

▼ 고려 고종 몽고의 침략시 항몽 유적지라고 합니다.

    옛날에는 성이 목숨을 지켜주는 절박함이었으나

이제는 여유롭게 감상하는 문화재로 존재하네요.

 

▼ 20여분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으니 덕주사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신라 경순왕의 딸인 덕주공주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지요.

 

▼ 덕주사 앞 마당에서 바라본 주변 풍광은

오늘 화려하고 시원한 산행을 미리 알려주는 걸까요.

 

▼ 이제 본격적인 산길 산행이 시작됩니다.

 

▼ 이제 단풍도 아래로 아래로 내려와

더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시간이나 봅니다.

 

▼ 사방 천지가 단풍 세상은 아니지만 드문 드문

만나는 붉고 고운 색이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 약간은 가파른 산길을 오르니 11시경에 마애불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 높이가 13m라고 하던데.. 덕주공주는 마애불을 만들면서

망해버린 신라의 재건을 꿈꾸었겠지요.

    살제 바위에 올라가 불상을 조각한 예술가는 누구였을가요..

 지금이야 조각가의 이름이라도 남는데..

 

▼ 남쪽 저너머 미륵사지 미륵불이 이곳을 바라보고

있겠지만 눈의 높이로는 보이지 않더군요.

   하긴 눈으로 들어오는 사랑보다 마음으로 들어오는 사랑이 크겠지요.

   하여 잠시나마 눈을 감고 마음을 열어봅니다.

미륵불이 방긋이 웃는듯 느껴지네요.

   한줄기 바람이 가슴으로 휑하니 지나갑니다.

잠시동안이지만 마음을 여니 이렇게 가벼워지네요.

 

▼ 지난 여름 탄항산 산행시 하늘재를 오를때의 미륵사지 미륵불의 사진입니다.

   현세의 마애불과 미래의 부처인 미륵불의 공존을 보며 윤회를 생각해봅니다.

 

▼ 마애불을 뒤로 하고 다시 산길을 걷습니다.

이제부터는 상당히 가파른 길입니다.

   그래도 주변 풍광에 취하고 단풍의 진한 색감에 취하네요.

문득 커피 한잔이 생각납니다.

 

▼ 무슨 열매일까요. 보라색이 너무나 곱더군요.

자연만이 만들 수 있는 색이 아닐까요.

 

▼ 가을 햇살나린 월악산의 풍경은 모든게 사랑스럽네요.

  

▼ 하지만 어찌나 가파른 계단길이 많던지 괜히 월악이 아니겠지요.

 

▼ 그래도 주변 멋진 모습은 내딛는 발의 무거움을 잠시나마 잊게합니다.

 

 ▼ 계단길을 따라오르니 만수봉으로 이어지는 월악 공룡의 모습도 보입니다. 참 좋네요.

 

▼ 인공 굴인것 같은데 비올때나 눈이 올때

잠시 피하는 장소로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 오늘 걸은 계단이 모두 몇개나 될까요. ㅎㅎ

 

▼ 나뭇잎 하나 바위 하나 하나가 다 아름답지요.

 

▼ 나무를 살리는 멋진 계단길도 만나고요. ㅎㅎ

 

▼ 이제 주변 조망이 조금씩 펼쳐집니다. 힘듬만큼 보람도 주는 풍경..

 

▼ 하기에 힘든 길이지만 오를 수 있겠지요.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봅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숲길을 걷다가

하늘이 열리면 어찌나 반가운지.. ㅎㅎ

 

▼ 만수봉 암릉은 영봉을 배경으로

만수봉이나 포함산에서 봐야 더욱 웅장한것 같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야 소중함을 더욱 느끼는 걸까요.

 

▼ 능선뒤로 만수봉도 보이고 포함산도 보이네요.

 

▼ 물론 저 멀리 귀를 쫑긋한 모습으로

주흘산과 부봉의 모습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 가슴으로 져며오는 이 편안함이여!

  

▼ 아! 고개를 올리니 웅장한 모습의 영봉이 다가옵니다. 월악산 최고의 조망처입니다.

   영봉, 중봉, 하봉 그리고 충주호.. 모든걸 이렇게 한눈에 다 담을 수 있는..

 

▼ 1092미터의 높이보다는 암릉의 거대함이 더더욱 감동으로 다가오지요.

 

▼ 자칫 회색빛만 남을 수 있는 풍경에 단풍 색감의 어울림이란.. 감탄 또 감탄입니다.

 

▼ 다양한 색의 물감을 조화롭게 펼쳐놓았지요.

 

▼ 너무나 좋아서 이런 구도로 남기도 또 저런 구도로 남기고 싶네요.

   2시간도 못되는 짧은 수고뒤에 이런 풍성한 선물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 산행한지 약 2시간이 걸린 12시 20분경에 960봉에 도착했습니다.

   만수봉 능선이 이곳에서 이어지지요. 물론 국립공원 출입 통제 구역이고요.

 

▼ 영봉을 바라보며 헬기장에서 점심식사도 했습니다.

 

▼ 정상에는 사람들로 분주하지요.

 

▼ 식사도 하고 다시 영봉을 향해 길을 이어갑니다.

3년전에는 동창교에서 산행을 했었는데..

 

▼ 어찌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문득 하얀 도화지에 물감을 풀어 수채화를 그리고 싶습니다.

 

▼ 능선의 곡선미도 단풍의 은은함도 모두 오늘 산행의 큰 선물입니다.

 

▼ 1시 반경에 영봉 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아 제법 지체가 되네요.

 

▼ 가파른 계단길을 걸어도 등뒤로 펼쳐지는 풍경이 있어 힘들지 않습니다.

 

▼ 차라리 사람들로 오르는 길이 지체가 되니

더욱 여유있게 즐길 수 있는 좋은 점도 있더군요. ㅎㅎ

 

▼ 여하튼 2시경에 월악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 중봉으로 이어지는 충주호 풍경도 시원하고요.

 

▼ 하지만 정상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사진 한장 찍을 여유도 없어 건너편 봉우리로 건너가 바라봅니다.

   이 풍경을 보고 있으니 문득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의 애벌레들이 생각나네요 ㅎㅎ

 

▼ 월악 공룡 능선의 이 모습이 지난번 민주지산

산행시 보았던 백두대간 길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 영봉의 동쪽 방향인 신륵사쪽 풍경도 참 은은하고요.

자연이 준 아름다움이네요.

 

▼ 이름없는 낮은 봉우리들이지만 어느 높은 봉우리 못지않은 깊이도 지니고요.

 

▼ 여하튼 복잡한 정상을 다시 내려섭니다.

 계단길을 막고 있는 나무.. 여전히 변함없지요.

 

▼ 이제 영봉을 벗어나 중봉 길로 들어서니 이처럼 한가합니다.

 

▼ 쓸쓸함만이 가득한 분위기지만 그래도 푸르름은 아직 살아있네요.

 

▼ 중봉을 향하면서도 자꾸 뒤로 시선이 가고요.

 

▼ 아마도 머지않아 저 먼곳 주흘산을 가게될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 3시경에 중봉에 올라서서 보이는 풍경은 

오늘 산행의 또 다른 하일라이트지요.

 

▼ 물론 오른편 송계계곡의 아늑함도 좋고요.

 

▼ 계단길을 내려서며 보이는 풍경을 참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요.

 

▼ 더우기 이곳에 오면 충주호의 뿌연 기운에 가려져

이처럼 선명한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오늘은 횡재한 날이네요. ㅎㅎ

 

▼ 이제 하봉을 우회하는 수직 계단길을 내려섭니다.

 

▼ 계단에 걸려있는 스러진 단풍 모습을 보니 왠지 가슴이 저려옵니다.

    나의 인생도 유한하기에 마치 나중의 나의 모습을 보는 느낌이 든걸까요.

    떨어진 단풍을 밟지 않으려고 조심 조심 계단길을 내려섭니다.

 

▼ 계곡이 깊어지니 가을의 쓸슬함도 더한것 같네요.

 

▼ 하지만 오후의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화려함..

아 가을날의 대비되는 이중성.

 

▼ 깊은 느낌이 드는 산길을 걷다보니 다시 기분이 좋아집니다.

 

▼ 시루떡 같은 모양의 바위도 지나고요.

 

▼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한적한 산길을 걷기도 합니다.

   문득 가슴속에 숨어있는 그리움이 베여나옵니다.

 

▼ 산에서는 스스로의 의지로 걸어야 하지요.

손을 내밀수는 있어도 대신 걸어줄 수는 없지요. 인생처럼..

 

▼ 산길의 깊이와 산속의 조용함이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 4시 20분경에 보덕암에 도착합니다.

지붕위에 자라고 있는 식물의 모습은 여전하네요.

 

▼ 잠시 목도 축이고 다시 마을을 향해 낙옆진 길을 내려섭니다.

 

▼ 흙길이면 더욱 좋았을걸..

하지만 먼 산을 바라보며 걷는 이 느낌도 정말 행복입니다.

 

▼ 산행을 마무리할 시간이 되면 지나온 산길이 왠지 아쉽지요.

하봉 풍경의 아늑함이 다시 가슴에 스며옵니다.

 

▼ 마을로 내려서니 풍성한 가을 수확의 삶이 이어지지요.

   괜히 하루종일 멋진 풍경만 바라보며

배짱이 노릇만 한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 여하튼 4시 40분경 수산리 마을에 도착해서 오늘 짧지않은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만 3년만에 다시 와본 월악산 영봉..주변 산만 휘휘돌아 바라보다 그리워하다

오랜만에 그 품속에 안겨 산길을 걷다보니

산은 저에게 항상 변함없는 친구 혹은 애인이라는 생각이 다시 듭니다.

이 얼마나 황홀한 말일까요.

주는것 하나 없는데 평생 변함없는 친구, 애인이라뇨.. ㅎㅎ

 

뭔가를 갖고 싶어한다. 뭔가를 찾아 헤맨다.

뭔가가 더 있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우리는 모를 일이다.

 

무엇이 더 있어야 하는 건지, 무엇때문에 사람들을 하나씩 쓰러뜨려서라도

그걸 갖고 만지겠다는 건지를.

그것은 명확하지 않다.

 

그것이 정확하지 않다는 이유때문에

우리는 이렇게라도 연명하고 있는지 모른다.

 

something more....

이 세상에 있겠지만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는 그것.

그것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자유로울 수도, 벗어날 수도 없단 말인가.

 

어느 책에서 읽었던 구절이 문득 떠오르네요.

산길을 걷다보면 모든게 지워지고

버리고 비우는게 여반장처럼 쉬워지지만

다시 산을 벗어나면 또 욕심많은 인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버리는

나의 모습이 초라해지지요.

하지만 지우고 채우고 다시 비우기를 반복하는게

우리네 삶이겠지요. 그리 위로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