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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청송 주왕산 장군봉 길 - 단풍과 기암괴석의 환상적인 풍경

by 마음풍경 2007. 11. 4.

 

 

주왕산 장군봉 길

 

 

대전사 주차장 ~ 대전사 ~ 급수대 ~ 제3폭포 ~

금은광이 3거리 ~ 장군봉 ~ 백련암 ~ 대전사 주차장

(약 11km, 4시간 30분, 식사, 휴식 포함)

 

 

가는 길이 너무 멀어서 쉽게 발길이 향하지 않는 주왕산을

오랜만에 가기위해 아침부터 분주한 채비를 합니다.

그나저나 벌써 11월이라 ~~

고대 로마에서는 1년이 10개월로 3월부터 1년이 시작되어

11월인 November가 9월이라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글고보니 음력으로도 아직 9월이네요.

가는 가을이 아쉬워 자꾸만 제자리에 머물고픈 마음때문일까요.

 

새벽밥을 먹고 왔건만 11시가 가까이 되어서 기암도 보이고 상의 마을로 접어듭니다.

 

 아직 이곳은 가을의 한가운데 와있는 느낌이죠.

 

입구부터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주네요.

 

11시 조금 넘어 대전사 앞마당으로 들어섭니다.

사람들은 무척이나 많지만 하늘의 풍경은 참 한가합니다.

 

주왕산의 상징인 기암 풍경이 가을 단풍과 참 어울린다 생각합니다.

 

대전사 앞 마당은 사람들로 분주하나

노란 잎을 떨구는 은행나무 아래는 왠지 쓸쓸함이 배여있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도 마음 한 구석이

항상 허전한 것처럼 세상사는 이치는 같은걸까요.

 

주상절리 형태의 기암 모습은 주왕의 전설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라고 해야지요.

 

이제 계곡으로 들어섭니다. 아들바위가 반겨주네요.

돌을 던져 바위에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요즘은 딸이 인기라 이 바위의 인기도 예전만 못하나 봅니다. ㅎㅎ

 

계곡으로 들어서면 들어설 수록 깊어만 보이는 가을 느낌..

 

사람들로 붐벼도 좋고 지나치는 사람들이 그냥 정겹게만 보입니다.

다 주변 경치때문이겠지요.

 

멋진 바위와 어우러지는 가을의 풍경들..

 

급수대도 지나고요.

주왕암과 주왕굴은 예전에도 왔었기에 그냥 지나칩니다.

 

11시가 넘었건만 계곡이 깊어서인지 아직 아침 햇살의 기운이 남아있습니다.

 

시루봉도 오랜만에 바라봅니다.

 

시루봉을 지나고 나니 이제 폭포의 퍼레이드가 시작되지요.

 

제1폭포의 한적한 모습입니다.

주변 복잡한 모습과는 너무나 대비가 되지요.

 

 계단을 따라 꽉차서 흘러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울긋 불긋한 단풍이네요.

 

 계곡에서 시작한 물은 강을 따라 바다로 가겠지요.

긴 항해길에 잠시나마 쉴 수 있는 공간일까요.

     이처럼 인간들도 긴 인생의 여정에서 잠시나마 쉴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아마도 주말마다 찾는 산이 아닐까 합니다.

 

낮은 곳으로 낮은곳으로 향하는 물의 이치..

 

물을 가득 덮은 낙옆을 보니 그들도 물이 되고 싶었나 봅니다.

 

12시 경에 제 3폭포 입구 다리를 지납니다.

갈대의 흔들림이 바람을 타고 가슴을 스쳐가네요.

 

금은광이 오르는 삼거리에서 식사를 하고

12시 40분에 다시 금은광이를 향해 산길을 오릅니다.

 

이제 산 능선은 늦은 가을의 느낌입니다.

햇살도 귀하게만 보이고요.

 

30여분 쉼없이 올라 금은광이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이제 장군봉까지는 평이한 능선길이지요.

 

나무는 죽어서도 참 좋은 일들만 하네요.

 

참 아늑한 장군봉 능선길.. 계곡 바위의 화려함도 없고

사람들의 분주함도 없는 산길을 차분히 걷습니다.

 

드문 드문 만나는 이정표를 보며 이곳이 국립공원임을 느낍니다.

 

보는 방향에 따라 그 모양이 달리보이는 바위도 만나고요.

 

월미기재도 지납니다. 금은광이 삼거리에서 약 1시간이 걸립니다.

 

2시를 넘어서니 산 능선에는 벌써 햇살이 그리워지네요.

 

 조망없는 숲 능선길만 걷다가 장군봉 근처에 오니 이제야 멋진 조망이 터집니다.

 

 오늘 꼭 보고싶었던 풍경입니다.

 

2시 20분경에 장군봉에 도착했습니다.

 

상의 마을로 내려서는 능선에서

마주치는 주왕산의 풍경은 가장 최고가 아닐까요.

 

고운 단풍 옷을 입어서 더더욱 매혹적입니다.

 

물론 앞자태뿐만 아니라 뒤돌아본 뒷 자태도 참 시원하지요.

 

흰구름 두둥실 떠있는 파란 하늘은 오늘 산행의 또 다른 고마움이고요.

 

왼편 기암풍경뿐 아니라 오른편 혈암 풍경도 참 좋습니다.

차분하고 고요한 느낌..

 

내려가는 높이에 따라 그 느낌을 달리하는 기암의 모습이네요.

 

저 아래 마을과 식당 모습도 보입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 쉬운듯 하면서도 영원한 숙제이지요.

 

뒤돌아보니 금은광이 방향 능선도 형형색색 단풍의 풍경이고요.

 

사람의 눈과 마음을 쏙 빼게하는 풍경들입니다.

 

이런 멋진 풍경이 있어 하산길이 참 즐겁습니다.

  

다른때 같으면 지겨운 하산길일텐데

왜이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걸까요. ㅎㅎ

 

아무래도 오늘밤 꿈속에서도 다시 볼것같네요.

기암너머로 가메봉이 보입니다.

 

물론 건너편 주왕산 정상(720.6m)도 보이고요.

주변 높은 봉우리들이 많아서 주봉의 의미는 별로 없지요.

 

밭의 풍경이 참 귀여워요.

밭사이에 드문 드문 보이는 무덤이 특이하네요.

 

아~~ 좋다.. 다른 말이 필요할까요.

 

마음에 가득 담아봅니다. 이 풍경과 느낌을.. 마음의 배가 부르네요.

 

오늘은 욕심껏 마음에 가득 채워보렵니다.

배탈은 나지 않겠지요.ㅎㅎ

 

계단길을 내려서다가 발을 헛딛을뻔 했습니다.

    보이는게 멋진 풍경뿐이어서 계단이 보이지 않은게지요.

    사랑도 하는게 아니라 빠지는 거라고 하는데

오늘은 주왕산 풍경에 푹 빠져봅니다.

 

단풍도 자연이 만들고 기암도 자연이 만들고

물론 사람도 자연이 만든거겠지요.

 

다시금 자연의 위대함에 고개를 숙입니다.

하여 입산의 의미를 다시금 곱씹어봅니다.

 

이제 얼추 땅으로 내려섭니다.

이제 기암을 위로 쳐다봐야 하니요.

 

3시 10분경에 장군봉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산길을 내려서서도 여전히 매력적인 풍경들만 가득하지요.

차분한 산사의 길...

 

국화 향내 가득한 꽃길도 참 좋습니다.

 

백련암의 늦가을 정취는 어찌나 매력적이던지.

 

국화 향에 취해 좋고

 

멋진 바위 풍경에도 취해보고요.

술도 마시지 않았는데 저절로 취해지네요.

    날마다 이처럼 무언가에 취해 살수만 있다면 ㅎㅎ

 

 주왕의 딸 이름을 따서 지은 암자라고 하던데..

이름처럼 참 아름답지요. 소박하고요.

 

가을의 한적함이 깊게 배여나올것 같은 앞 마당도 좋습니다.

 

주변 시끄러운 사람들의 소리는 들리지 않고 낙옆지는 소리만 들리네요.

 

백련사의 느낌을 가슴에 담고 다시 번잡한 사람들 세상으로 접어듭니다.

 

사람도 세속화되고 절도 세속화된 세상에서

자연만이 산만이 그 모습을 지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복잡한 삭당길을 지나치면서 마지막으로 뒤돌아

그 애잔한 풍경을 다시 되새김합니다.

 

3시 30분에 모든 산행을 마치고 이제 노을을 기다립니다.

 

해가 저 너머로 조금씩 스러집니다.

분주했던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가나 봅니다.

 

나무가지에 매달린 나뭇잎들이 참 쓸쓸하네요.

   가을이란 이런 쓸쓸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계절이겠지요.

 

 하여 내 마음도 그 어둠을 껴안습니다.

오늘 하루의 마지막 노을 빛을 가슴에 담습니다.

    늦가을이 가득 가슴으로 느껴지네요.

 

오늘 산행은 장군봉에서 바라보이는

기암의 풍경을 보는것 만으로도 만족하게 됩니다.

다만 아쉽다면 그 조망을 바라보며

차 한잔할 여유가 없었다는것..

멋진 조망을 앞에 두고 잔잔한 음악에

차 한잔의 여유가 그리웠다고 할까.. ㅎ

  

여하튼 가슴 가득 주왕산의 가을을 담아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참 행복하지만

그 노을빛 쓸쓸함을 바라보니

산다는 것이 그냥 살아지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무거움도 동시에 스며오네요.

 

그래도 아~ 살아있다는 것이 참 행복하구나 하는 느낌..

그 느낌만 오늘은 지니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