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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순창 책여산 암릉길 - 2개의 책여산 봉우리를 넘다.

by 마음풍경 2008. 2. 17.

 

 

남원 책여산(361m) 및 순창 책여산(341m, 화산, 송대봉)

 

 

전북 남원군 및 순창군

 

서호리-암봉-책여산(남원) -괴정교-암릉-화산-금돼지굴-무량사

(약 8km, 4시간 소요)

 

 

책여산은 회문산, 강천산과 함께 순창의 3대 명산으로 불려왔다고 하며

섬진강을 따라 남원에도 같은 이름의 봉우리가 국도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습니다.

섬진강건너 괴정리 방면에서 바라보면 책을 차곡차곡 쌓아 놓은 모양처럼

보인다 해서 두 봉우리가 다 책여산으로 불리우고 있네요.

다만 순창의 책여산은 송대봉이라 부르기도 하고 혹은 봉우리가

꽃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화산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11시 20분에 13/21번 국도변 순창군 서호리 서호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을을 지나 구송정교를 건넙니다.

 

오수천너머 오늘 가야할 남원 책여산이 보입니다.

 

능선으로 올라서기 위해서 논둑길을 걷고요. 봄이 오는 기운이 조금씩 느껴집니다.

 

주변이 공사중이라 조금은 어지러운 임도길을 따라 능선으로 올라섭니다.

 

남원 책여산 능선이 멋있게 바라보이네요.

 

그래도 아직은 평범한 산처럼 느껴집니다.

 

마을 사이로 흐르는 오수천의 풍경이 참 아늑하고 강을 끼고 있는 마을도 참 편해 보이지요.

 

능선을 휘돌아왔는데 발아래 보이는 중간 초록색 지붕이 있는 농가 옆으로 바로 오르면 되는거였네요. ㅎㅎ

 

이제 본격적인 책여산 산행이 시작되는데 처음부터 장난이 아닙니다.

  

능선을 올라서자 처음부터 칼바위가 오늘 산행의 재미?를 보여주듯 서있네요.

 

오른편으로 눈길을 돌리니 오수천이 위쪽에서 흘러내려 오는 섬진강 물과 만납니다.

 

하늘로 솟아있는 바위를 조심 조심 지나고요.

 

12시 30분경에 남원 책여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가장 높은 곳 같은데 정상석 등의 표시는 없네요.

 

이곳 지방에서는 섬진강을 적성강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정상을 지나 내려서니 순창 책여산 조망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강을 따라 적성 들녁의 풍요로움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슬아슬한 칼바위와 송림이 참 조화로운 풍경이지요.

 

 

문득 시원한 바다 조망이 내려보이는 섬산행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더군요. ㅎㅎ

  

높이는 남원 책여산이 조금 높으나 순창 책여산이 그 규모는 더욱 큰것 같고요.

 

보면 볼수록 환상적인 풍경입니다. 순창 책여산을 가장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은 남원 책여산 하산길이 아닐까요.

 

섬진강을 향해 재미난 바위들도 참 많습니다.

 

휘돌아 가도 끊어지지 않는 강물을 보며 삶의 모습도 저와 같으면 좋겠다 생각해봅니다.

 

아주 재미난 두꺼비 형제 바위를 만납니다.

 

모두 4형제 같은데 바위 하나는 땅에 쓰러져 있더군요.

 

제법 가파른 하산길이지만 보이는 풍경에 빠져 눈을 땔 수가 없네요.

오늘 산행은 이 풍경 사진 한장이 모든걸 대표합니다.

 

물론 보이는 능선 왼편으로는 산들이 이어지지요. 저 멀리 문덕봉 능선도 보입니다.

 

파릇 파릇한 새싹이 움트는 봄이나 들판이 누렇게 변한 가을에 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2월은 조금 빠르지요.

 

내려서는 길에 12시 50분부터 1시 10분까지 간단하게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합니다. 이 멋진 조망을 반찬삼아.

 

하산길에 넓은 조망 바위가 있네요. 그곳에 작은 돌탑이 있고요. 오늘도 하나의 욕심을 이곳에 버려봅니다.

    또 채워지는 욕심일지라도 버리고 채우고를 반복하는게 우리네 어리석은 인생 모습이겠지요.

 

 괴정교가 보이는걸 보니 이제 전반전이 끝난건가요. ㅎㅎ

 

1시 30분경에 괴정교에 내려섭니다. 2차선 길 하나가 3개의 국도를 표시합니다.

 

찻길을 걷다가 뒤돌아 남원 책여산 하산길을 바라봅니다.

보는 방향에 따라 육산이기도 하고 암릉산이기도 하지요.

 

순창방향으로 약 100여미터 걸어가니 순창과 오수로 길이 갈라지는 괴정 삼거리가 보이네요.

 

바로 산행 시그널이 있는 왼편 산길로 접어듭니다.

 

능선을 올라서니 광산 개발 흔적이 있네요.

 

이곳은 규산질이 풍부한 화강암이 많아 동쪽 산허리가 잘린거지요.

 

그래도 생각보다 그리 흉한 모습은 아닙니다.

 

뒤돌아보니 남원 책여산이 우뚝하지요.

 

북쪽 방향으로 이어지는 산들의 모양새도 그리 평범하지는 않습니다. 순창의 산들이 대부분 그렇지요.

 

순창 책여산은 남원 책여산에서 봐야 가장 멋지고 반대로 남원 책여산은 순창 책여산에서 봐야 가장 멋지네요.

   어찌보면 서로 지방자치단체가 달라 경쟁할 수도 있지만 또한 하나가 없으면 그 소중함이 반감되는 상생의 관계를 봅니다.

  

암릉을 타고 가면서 바라보는 조망은 더욱 그 깊이를 더합니다.

 

 

이제부터 제대로된 암릉길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섬진강을 내려다 보면 마치 구름위를 떠가는 느낌이 듭니다.

 

 

 연달아 이어지는 제법 날카로운 암릉길의 묘미도 좋습니다.

 

 

뒤돌아보면 그 풍광은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오지요.

오늘 오길 잘했단 여러번 머리속으로 되뇌입니다. ㅎ

 

칼날처럼 연달아 이어지는 등산길을 걸으며 정신이 맑아짐을 느낍니다.

 

 

저 아슬아슬한 길을 어찌 걸었을꼬.. ㅎㅎ

 

 

 

2시경에 330봉인 산불감시초소를 지납니다.

 

그리고 오늘 암릉산행의 하일라이트죠. 정상까지 이어지는 칼능길.. 이곳에는 위험해서인지 밧줄까지 준비되어 있네요.

 

하여 이제부터는 뒤돌아볼 여유가 그리 많지 않네요.

 

북쪽을 향해 하늘로 서있는 칼바위를 아슬아슬하게 걷습니다.

 

그나마 밧줄이라도 있어 다행이지 밧줄이 없으면 정말 스릴 넘칠뻔 했습니다.

 

 

이제 위험한 지역은 다 넘은것 같네요. 순창 책여산 정상이 보이니요.

 

 

이제사 주변 풍경이 다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ㅎㅎ

 

정상 아래 커다란 바위에 도착합니다.

 

이곳 바위에서 오른편으로 돌면 기도터였던 작은 굴이 있네요.

 

그리고 다시 돌아와 계단길을 오릅니다. 글고보니 오늘 처음 만나는 제대로된 시설이네요.

 

정상주변에서 대나무길이라.. 색다른 경험입니다.

 

 

2시 20분경에 순창 책여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지나온 암봉과 그너머 남원 책여산도 보이고요.

 

문덕봉 능선과 그 너머로 고리봉도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이제 가야할 능선도 지척이고요. 저 봉우리까지 넘어야 오늘 산행이 끝납니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듯한 시골 풍경..

얼마전 TV에서 방영한 헬기를 타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찍은 사진작가가 생각나데요.

 

 

지나온 길이 어려울수록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인생의 길도 그런게 아닐지요.

  

새롭게 국도가 뚫려 옛 다리는 이제 저편으로 물러서 있네요.

 

정상을 내려서서 하산하니 2시 30분을 넘어 당재를 지납니다. 오른편으로 무령사로 바로가는 하산길이 있지요.

   그나저나 오늘은 남원 책여산이 전반전이라면 순창 책여산은 후반전

   그리고 이곳 금돼지굴봉이라 불리는 봉우리를 오르는 것은 연장전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ㅎㅎ

 

금돼지굴봉을 향해 다시 가파른 산길을 올라야지요.

 

남원쪽에 비하면 이곳 순창은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오르며 바라본 순창 책여산의 모습은 남원쪽에서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르네요.

   암릉으로 앙팡진 모습이 아니라 자태가 예쁜 새색시 모습처럼 느껴지니요.

 

 

삼거리도 지나고요. 당초 지도상에는 나오지 않은 갈림길입니다. 바로 무량사 방향으로 내려서는 길인것 같습니다.

 

문덕봉 고리봉 능선이 한눈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네요. 저곳에 올랐을 때 이곳 산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다시 저곳을 가면 책여산을 찾아봐야 겠습니다.

 

3시경에 금돼지굴봉 정상(322m)으로 생각되는 능선을 지납니다.

 

그리고 조금 더 능선 길을 가다가 오른편 하산길에 만난 굴이 금돼지굴인지는 모르겠으나 모두 3개의 굴이 있다고 합니다.

 

마귀할멈바위인가요. 코를 보니 그런것 같네요. ㅎㅎ

 

 

3시 넘어 무량사에 도착했습니다.

 

무량사 앞마당에서 시원한 물로 목도 축이고 땀도 식힙니다.

 

절을 나서니 입구에 체계산이라는 이름의 안내도를 만납니다.

 

 

그리고 안내도 위로 계단을 조금 올라가니 30m 높이의 화산석옹 바위를 만납니다.

이곳은 전설이 참 많습니다.

   예로부터 순창이나 남원지역이 풍류뿐만 아니라 해학이 많은 탓이겠지요.

 

 

화산옹 바위를 구경하고 3시 20분에 순창 방향 국도에 내려서서 4시간의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고개를 들어 지나온 능선길을 바라봅니다.

 

바위는 있으되 참 평온한 느낌이지요. 능선길을 걸을때와는 다르게 말입니다.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절벽바위의 풍경도 참 멋진 모습이지요.

 

섬진강을 끼고 이곳 순창 책여산에서 저멀리 남원 책여산까지 이어지는 국도길도 참 아름다운 길입니다.

 

한가로운 섬진강을 바라보며 봄이 오는구나

또 다른 새로운 봄이 오고 있구나 생각해 봅니다.

 

산행 잡지를 뒤척이다가 우연히 만난 책여산..

오늘에서야 그 산을 가보게 되었는데 당초 생각보다도 더 멋진 산이었네요.

긴 산행 거리는 아니지만 편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 산이라는 느낌입니다.

기억속에 좋은 산 하나를 남깁니다.

그리고 자칫 황폐화되는 도시에 살면서 산과 자연이 주는 작지만 소중한 감동을 가슴에 간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