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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덕룡산 암릉 길 - 진달래꽃 만개한 능선 길

by 마음풍경 2008. 4. 6.


강진 덕룡산 암릉길

 

 

 오늘은 한식이자 식목일입니다.

영국의 엘리어트 시인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 했지요.

과거 이 시 구절을 읽을 때 고개를 가우뚱했었습니다.

아니 개나리 진달래 벗꽃들이 만발하는 4월이 잔인하다니.. 쩝..

 

하긴 지금이야 먹을게 풍족하지만 과거 보리고개 시절 4월에는 먹을것이 없었겠지요.

생각하면 참 지금은 좋은 시절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먹을 걱정은 없고 산으로 들로 꽃보러 가는 모습들만 분주하니요.

 

여하튼 그런 덕분에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 다시 덕룡산을 찾게됩니다.

(강진 덕룡산 능선길 - 웅장한 공룡의 등을 타고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2621618)

아쉬웠던 진달래의 풍경을 다시 보고싶기도 하고 산악회 산행대장 역할도 해야하기에... ㅎ

아침 해는 벌써 저만치 떠올랐지만 아침 햇살은 참 아름답습니다.

 

소석문에 도착하기 전 입구에서 석문산이 반가운 모습으로 반겨주네요.

 

 소석문에 도착해서 산을 올려보니 진달래가 바위 사이 사이에 만발합니다.

1주일의 시간이 이처럼 많은 자연의 변화를 주네요.

 

나뭇가지에도 푸룻한 새싹들이 참 곱습니다.

 

오늘은 진달래와 함께하는 산행이 되겠네요.

 

 잔달래가 온산에 만발한 풍경보다 바위 사이 사이에 소박하게 피어있는

이런 풍경이 더욱 아름다운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지난주에는 흐리고 비가와서 꽃들이 눈에 자주 보이지 않았는데

오늘은 산길을 성큼 성큼 걷기가 두려울 정도로 야생화도 만발이네요.

산자고 색감이 참 아름답지요.

 

바위와 어우러지는 고운 색의 진달래 향기에 벌써부터 취한다면 과장일까요.

 

 

마치 아스라한 첫사랑의 불그스레한 느낌이 가득한 진달래..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려보고 슬그머니 미소지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것 보니

시간이란 참 위대한 존재입니다. ㅎㅎ

 

그나저나 오늘은 햇살 또한 참 환합니다.

 

물론 날은 더욱 더워지고 가야할 암릉길은 험하기만 하지요.

 

그래도 진달래의 화사함이 함께하는 시간이어서인지 힘듬도 잊습니다.

 

 삶이란게 이처럼 편안하고 아득하기만 했으면 좋을텐데

 

문득 제비꽃을 보니 조동진의 노래가 생각이 나네요.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무 멀리 새처럼 날고 싶어" 노래를 중얼거려 봅니다.

 

오늘은 노래도 흥얼거리며 여유롭고 행복한 산행을 이어가게 되네요.

 

저 꽃들은 얼마나 혹독한 겨울의 바람을 이겨냈을까요..

 

그래도 지난 겨울이 혹독하면 할수록 봄의 향기는 더욱 진해지나 봅니다.

 

벌써 동봉도 지나고 서봉도 지나고 몸이 편하게 흘러가는 느낌이네요.

 

오늘은 어여쁜 진달래가 친구해주니 더더욱 행복이지요.

 

8봉을 가지않고 바로 수양마을로 하산을 합니다.

싱거운 산행일 수도 있으나 계곡길에서 고운 자태의 동백이 반겨주네요.

 

피어있을때보다 땅에 떨어진 낙화의 풍경이 더욱 아름다운 꽃..

 

산길을 내려오면서 이별의 아름다움을 생각해 봅니다.

사람사는 세상도 이처럼 아름다운 이별은 없는건지..

 

 

동백숲길을 나서니 다시 하늘이 트입니다.

파노라마 처럼 펼쳐지는 하늘의 시원함 그리고 변함없는 바위의 멋진 풍경입니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따라 산길을 벗어나니 작은 이끼 폭포가 있네요.

이곳에서 이런 멋진 장소를 발견할지는 몰랐습니다. ㅎㅎ

 

그리곤 편안한 길로 접어드니 진달래의 실루엣이 한동안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정말 어느 곳하나 부족함이 없는 덕룡산이네요.

 

이제 숲길도 벗어나고 임도길을 걷습니다.

무척이나 가볍고 행복한 마음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청보리의 춤도 잠시 감상을 하네요.

 

 참 오래만에 시골길을 여유롭게 걸어봅니다.

 

더더욱 이처럼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바라보는 느낌이란..

 

기대하지 않았던 하산길의 시간이 어찌나 고맙고 또 고마운지..

 

 이제 마을로 들어서니 오늘 짧은 산행도 마무리해야 하나봅니다.

봄 향기 물씬한 남도의 시골 내음을 가득 가슴에 담습니다.

 

그리고 수양 마을 회관 근처 담장에서 참 멋진 그림을 발견했습니다.

 

한폭의 예쁜 그림 엽서와 같은 풍경을 만났지요.

 

오늘은 예기치 않은 행운들을 많이 만났네요.

역시 비우고 살아야 하나봅니다.

그럼 자연은 저절로 알아서 제 마음을 채워주니요.

 

사람들은 늘 꽃 구경하러간다.

나도 꽃이고 싶어서

나도 꽃같이 아름답고 싶어서

나도 저 꽃처럼 내 인생의 꽃을 피우고 싶어서

향기로운 꽃은 누굴 주고 싶어서 피었을까.

나도 꽃을 좋아한다.

아, 아, 나에게도 누군가가 꽃을 줄까?

 

김용택 시인의 산문집에 나오는 글이 오늘은 왠지 가슴에 스며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