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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욕지도 - 천황산 망대봉 능선을 따라서

by 마음풍경 2008. 4. 20.

 

욕지도 천황산

 

 

경남 통영시 욕지면

 

 

야포 - 일출봉 - 망대봉 - 노적 - 개미목 -

대기봉 - 태고암 입구 - 욕지중교 - 선착장

(3시간 30분, 약 9km)

 

 

참 오랜만에 배를 타고 섬 산행을 갑니다.

요즘은 많은 섬들이 육지와 다리로 연결이 되어 섬 산행을 한다고는 하지만

배를 타고 떠나는 섬 산행의 낭만과 즐거움이 줄어들었지요.

하여 오늘처럼 배를 타고 떠나는 섬산행의 묘미는 더욱 각별합니다.

 

 이 카 페리가 통영 삼덕항에서 욕지도로 가는 배입니다.

과거에는 통영항에서 연화도를 거쳐 욕지도로 갔는데요.

 

삼덕항에서 욕지도까지는 약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이 키를 잡으면 제가 선장이 되는 기분이겠죠.

 

10시에 배는 욕지도를 향해 출발하네요.

 

크고 작은 섬들이 떠 있는 연화열도의 풍경..

작년에 연화도를 갈때 이후 오랜만에 다시 이 바다를 찾아왔습니다.

 

바다 바람의 싱싱함이 내 마음속으로 가득 들어오네요.

시원함 그리고 가벼워짐...

 

 해무에 가린 아스라한 섬 풍경도 좋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배 선창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

오늘은 왠지 점점이 떠있는 섬의 외로움보다는 행복에 들뜬 기분이 되네요.

 

 

배를 탄지 1시간 정도 오니 욕지도가 보입니다. 오늘 갈 산도 바라보이고요.

 

11시경에 욕지항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산행 기점인 야포로 이동합니다.

 

지나는 길에 해군 군함도 보게됩니다.

 

 저 등대에 기대어 음악 한곡 들었으면 하네요.

 등대를 보니 문득 작년 다녀온 울릉도 촛대바위 옆 등대가 생각납니다.

 

11시 30분경에 야포 등산로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하네요.

안내도 아래 염소가 안내를 합니다. ㅎ

 

능선을 올라서서 시계방향으로 돌아 저멀리 천황산 봉우리 쪽으로 내려서야 겠지요.

 

천황산 정상은 해군 기지가 있어 아쉽게도 정상을 오를 수 없지요.

 

봄 향기가 가득 담긴 바다의 바람..

 

섬에서 만나는 야생화들은 왠지 육지에서 보는 꽃보다 더욱 아름답게 보입니다.

 

 

이 나무는 무슨 사연이 있어 이리 꼬였을까요.

 

올 봄들어 처음 각시붓꽃을 봅니다.

 

가파른 길을 30여분 오르니 12시경에 일출봉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바라본 욕지도의 속 풍경이 참 아늑하게 다가옵니다.

 

 

깔끔하고 한가로운 어촌 풍경이네요.

 

이제 망대봉을 향해 편안한 숲길을 걷습니다.

 

화사한 꽃들의 풍경도 보고요.

 

12시 15분경에 망대봉을 지납니다.

야포에서 1.5km를 왔습니다.

 

 

능선을 가다보니 동쪽 바다 방향으로 초도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12시 30분에 노적 삼거리로 내려섭니다.

혼곡으로 가려면 계속 직진이지요.

 

 

노적 마을은 휴양마을이라는 이름처럼 정말 아름다운 마을이네요.

 

청보리의 진한 색감도 좋고 마을 지붕의 색감도 조화롭습니다.

깊은 호흡을 하며 바라보고 또 바라봅니다.

 

 

아! 이곳에서 더도말고 한달만 살았으면...

 

하지만 오늘은 짧은 시간을 나눌밖에 없는

손님인지라 아쉬운 발걸음을 돌립니다.

 

걷는 길 주변에 자운영 꽃 색감의 들꽃들이 이곳 저곳 피어있습니다.

 

 

잿고닥부터는 일반 도로 길을 걷습니다.

산길은 아니지만 걸으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길이네요. ㅎㅎ

 

이곳도 차츰 관광 시설이 생겨나는것 같네요.

다만 자연과 조화로운 시설들이면 좋겠습니다.

 

길가 주변의 풍경은 어찌나 소박하고 아름답던지..

제법 따가운 햇살이지만 지루하지가 않네요.

 

멀리서 울리는 파도소리도 가슴에 담아봅니다.

 

욕지도 마을 풍경을 천천히 보고가는 여유로운 발걸음..

차로 횡하니 지나가면 느낄 수 없는 느낌들..

 

 바닷 바람마저 산들 산들 불어주어 덥지는 않았습니다.

 

드문 드문 피어있는 유채꽃의 노란 색감이 참 좋았고요.

  

 

방파제 내에도 작은 섬이 있지요. 옥섬이라는

 

1시에 가까워지니 슬슬 배도 고파지고 저곳 전망대에 올라 점심식사를 하려고 합니다.

 

개미목의 해안 풍경은 참 멋지더군요. 깊고 깊은 저 바다의 색..

 

 

 

건너편 삼녀도의 바다 풍경도 참 아름답고요.

 

 

도로를 벗어나 다시 산길로 접어듭니다.

오늘 산행은 산길과 도로를 번걸아 왔다 갔다 하네요.

 

저멀리 동남쪽으로 좌사리도가 보입니다.

 

스릴있는 해안 절벽 길을 걷는 그런 기분이 듭니다.

 

물론 등뒤로 보이는 지나온 풍경도 여전히 편안한 느낌이지요.

 

하여 마음이 여유로우니 하나 하나의 풍경들이 참 소중하게 다가오네요.

 

 

섬 산행의 묘미는 이처럼 바다를 시원하게 바라보며 걷는 기분이 제일 좋겠지요.

 

1시경에 전망대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1시 30분에 식사를 마치고 다시 산행을 이어갑니다. 

건너편 봉우리의 유동 등대도 보이네요.

 

작은 섬들이 참 아름다운 욕지도입니다.

 

쪽빛 바다에 외로이 떠있는 나룻배 한척..

 

 

 저 깊은 바다속으로 풍덩 빠지고 싶은 유혹이 느껴지네요.

 

다시 도로가 보이는걸 보니 혼곡 근처에 도착한 모양입니다.

  

1시 35분에 이곳을 지납니다. 대략 4km 걸었네요.

 

 

혼곡으로 가는 길은 참 아름다운 길이었습니다.

산길이라기보다는 들길이지요.

 

오래 오래 제 머리속에 기억 남는 그런 포근한 길..

 

 

길 왼편으로 펼쳐지는 바다 조망은 어찌나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운지..

 

 

 

1시 40분경에 혼곡에 도착합니다.

욕지도는 산행 안내 및 지도 등에 대한 설명이 비교적 잘되어 있습니다.

 

섬에서 보이는 논과 밭의 풍경은 색다른 느낌이지요.

 

 

대기봉을 향해 고도를 높이니 힘은 들지만 조망은 참 멋지네요.

 

욕지도의 북쪽 방향으로 점점이 떠있는 멋진 섬 풍경입니다.

 

 

2시 10분경에 목장지대 문을 지납니다.

 

조망바위를 만날때 마다 펼쳐지는 욕지도의 풍경.. 정말 아름답습니다.

오늘 산행 중 최고의 멋진 사진 풍경을 주네요.

 

 

 

 

멋진 조망을 뒤로 하고 2시 30분경에 대기봉(350m)에 도착했습니다.

직진하면 새천년기념탐이 있는 해안으로 내려섭니다.

   저는 태고암방향으로 향합니다.

 

눈앞에 천황산 정상을 두고 오른편 길로 내려섭니다.

 직진하면 알바하게 되지요. ㅋㅋ

 

2시 40분경에 태고암 아래 시금치재에 도착합니다.

계속 직진하면 약과봉으로 가지만 오늘은 그냥 마을로 내려서기로 합니다.

 

눈앞에 다가오는 풍경이 참 편하기에 시멘트 길을 내려서는 기분도 참 가벼운 발걸음입니다.

 

마을 작은 터에 소박하게 피어있는 유채꽃도 정감이 가고요.

 

약속다방이라는 간판도 참 오랜만에 보는 친근함입니다.

 

한가로운 시간에 따라 제 몸도 마음도 함께 흘러가네요.

 

선착장에 3시경에 도착해서 이곳에서 주로 양식하는 물고기인

도미회도 먹고 제법 세차진 바닷 바람도 맞고요.

 

4시 10분경에 삼덕으로 가는 배가 들어옵니다.

 

다시 배를 타고 육지를 향해 떠납니다. 

언제 다시 이곳을 올지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섬에서는 1박을 해야  좋은것 같네요.

 

 

 

저멀리 오르지 못한 천황봉 봉우리도 잘가라고 말하네요.

 

바닷 바람에 약간의 술기운에

모든 것이 행복하게만 보이는 시간입니다.

 

 

배안 매점 앞에 걸린 시를 읽어봅니다. 가슴에 팍 다가오네요.

 

 

5시 30분경에 삼덕항에 다시 도착했습니다.

해도 이제 뉘엇 뉘엇 저물어 갑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흘러갑니다.

약간의 피곤함과 조금 더 많은 행복감과 그리고 가슴 가득 추억을 담고..

 

유채꽃의 화사함이 있어 밝은 내일을 또 다시 기약해 봅니다.

 

오늘 하루 아름다운 시간이었던것 처럼

버스에서 바라보이는 지는 해도 참 아름답게 저무네요.

 

 

 

새벽부터 분주하고 바쁜 하루였지만  

그런만큼 행복은 더욱 가득했던 시간이었네요.

배에서 만난 참 아름다운 시 한편...

그곳에서 낭독해보았던 그 시를 다시 한 글자 한 글자 옮겨봅니다.

참 좋네요.

 

나 언제가는

그대에서 돌아가리

 

하얀 머리 주름진 얼굴이어도

단발머리 나풀대며 춤추던 아이

그해맑은 모습으로 찾아가리.

 

삶의 매순간마다 초롱이

불밝혀 주던 그대의 품으로

가진것 다 버리고 오로지

맑은 영혼하나 보듬고 그대 찾아가리

 

영혼누일 곳 그대 가슴뿐

가만히 파도의 소리나 들려주오.

솔가지 사이로 내 추억을 불러

그대 모습 고운시 엮어

내 마지막 유산으로 남기고 싶어.

 

하늘로 가는 길

내 이마에 솔향기로 피어나는

그대와의 짙은 추억

가슴에 쟁여 함께 떠나리니

그대여 기다려 주오.

 

나 언제가는

그대에게 가벼이 기쁨으로 돌아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