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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양각산 및 수도산 능선길 - 봄꽃 떨어지는 날

by 마음풍경 2008. 5. 25.


경남 거창 양각산(1,150m), 경북 김천 수도산(1,317m)

 

 

심방마을 ~ 양각산 정상 ~ 시코봉 ~ 수도산 ~ 백련암 ~ 청암사 주차장

(약 12km, 6시간)

 

 

지난 겨울 덕유산을 종주하면서 멀리 바라보이는 수도산 정상의 뾰족한 돌탑이

내내 가슴속에 있었는데 이번주에 드디어 수도산으로 산행을 갑니다.

다만 남부지방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접하고 가는 길 내내 잔뜩 흐린 하늘만 보이니

지난번 황석산 산행처럼 멋진 조망에 대한 희망은 미리 접어두네요.

 

 ▼ 대진고속도를 타고 거창 시내를 거쳐 이리 저리 지방도를 타고

가다가 대전에서 3시간 정도가 소요되어 심방마을에 도착합니다.

 

▼ 마을 공터옆에 등산 안내문도 있고요.

 

▼ 수은제라는 현판 글씨가 멋진 낡은 기와집도 보고요.

 

 ▼ 10시경에 마을회관 왼편 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 마을도 깊고 주변 산도 참 깊습니다. 하긴 마을 고도가 700미터가 넘으니 한여름에도 참 시원할것 같네요.

 

 

 ▼ 길가에 드문 드문 등산 표시기가 되어 있어 산길을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무덤 우측으로 본격적인 산행길입니다.

 

 ▼ 소나무들도 다들 멋진 미녀 모습이네요.

 

 ▼ 자주 달개비 꽃인가요. 보라색 색감이 참 좋습니다.

 

▼ ㅎㅎ 함께 산행하신 분이 더덕을 길가에서 캐서 하나 주시네요. 자연산이라 그런지 아~~ 향기가 참 좋습니다.

 

 ▼ 요게 더덕의 잎입니다. 근데 저는 이 방면에는 깜깜이라서.. 쩝

 

 ▼ 제법 가파른 길을 올라 좌측으로 산행을 이어갑니다.

 

 ▼ 잔뜩 흐린 날에 역시 조망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그림자처럼 그 모습들을 희미하게 나마 바라봅니다.

 

 ▼ 능선길로 오르고 나니 정말 숲길을 산책하는 것 같은 편안한 길이 이어지네요.

 

 ▼ 오래전에 죽은 나무이지만 화석으로 남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 산행한지 약 1시간만에 물고기 모양 바위를 지나갑니다. 물고기 눈알이 선명하지요.

 

 ▼ 그리고 조금씩 조망이 트이기 시작합니다.

 

 ▼ 조망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작은 운해의 풍경만은 남아있네요.

 

 ▼ 조망바위에서 그 멋진 풍경을 잠시 바라봅니다.

 

 

 ▼ 하지만 그곳을 빼고는 사방은 온통 구름속입니다.

하긴 해발 천미터가 넘지만 그렇다고 지리산이라 설악산처럼 구름을 벗어나는 높이는 아닙니다.

 

 ▼ 육산이긴 하지만 그래도 정상 능선 주변에는 암릉길도 있습니다.

 

 ▼ 분홍빛 철쭉도 아직은 이곳에 남아있네요.

 

 ▼ 양각산은 소의 2개 뿔처럼 봉우리가 2개입니다. 근데 이 주변에는 소와 관련된 산들이 많지요. 가조 우두산도 그렇고요.

 

▼ 첫번째 봉우리를 지나 능선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 시원한 능선이 보일 듯 보일 듯 보여주지 않네요.

 

 ▼ 여하튼 안개속을 헤매는 느낌으로 11시 30분경에 양각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 심방마을에서 2.1km를 약 1시간 30여분만에 온거네요.

 

 ▼ 그리고 수도산으로 이어지는 구름낀 산길을 바라봅니다.

 

 ▼ 심방마을쪽으로 이어지는 산 날개의 풍경도 참 아름답네요.

 

▼ 양각산을 내려서서 뒤돌아 보니 봉우리는 여전히 구름 옷을 입고 있습니다.

 

 

▼ 그리고 수도산으로 이어지는 이 능선길... 정말 아름답네요. 오래 오래 기억하고픈 그런 능선 풍경입니다.

 

 ▼ 주변은 여전히 구름속이고요.

 

 ▼ 때론 능선길을 벗어나 한가로운 숲속같은 길을 걷기도 합니다. 흙길은 얼마나 포근한지..

 

 ▼ 11시 50분경에 금광마을로 빠지는 삼거리를 지납니다.

 

 ▼ 멀리 벽바위도 보이고 그너머 시코봉도 살포시 모습을 보입니다.

 

 

 ▼ 이 곳은 산이 높고 깊어서인지 멋지고 큰 소나무들이 많습니다.

 

 ▼ 드문 드문 지루하지 않게 이어지는 작은 알릉길이자 조망터도 지나고요.

 

 

▼ 오늘은 구름이 끼여 아슬아슬한 절벽길도 보이지 않습니다.

 

 ▼ 구름은 제집 드나들듯 능선을 넘어갑니다. 구름의 자유로움이 새삼 부럽지요.

 

 ▼ 암릉길에 있는 바위들을 잘 살펴보면 재미난 바위들도 참 많습니다.

 

 ▼ 뒤돌아본 능선길은 아직 구름이 능선을 온전히 접수하지는 못했네요.

 

 ▼ 6월 여름의 초입을 맞아 마지막 봄을 보내는 느낌이 듭니다.

 

 ▼ 때론 수묵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요.

 

 ▼ 저 위가 시코봉인가요.

 

▼ 연분홍 색감이 무척이나 고운 꽃들을 봅니다.

 

 ▼ 12시 20분경에 시코봉을 지납니다.

 

 ▼ 비바람에 떨어져있는 철쭉 꽃을 보면서 봄날은 이제 진정 가는구나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또 내년이라는 세월을 기약해 보고요.

 

 ▼ 짙은 풀내음이 나는 정말 편안한 길을 걷습니다.

     그런 길을 걷다가 12시 30분경부터 50분경까지 식사를 했습니다.

 

 ▼ 가끔 비도 내리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가까이서 보이는 모든 것은 더욱 선명하고 깨끗한 느낌입니다.

 

 

 ▼ 지도상에 나온 삼각바위인가요. ㅎㅎ

 

▼ 얼마만큼 왔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저 걷고 또 걷습니다.

 

 ▼ 안개속을 걷는것 같은 느낌... 가끔 들리는 새소리만 있을뿐 모든게 고요속에 잠들어있네요.

 

 ▼ 그런 안개길을 걷다 1시 40분경에 수도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 구름만 없다면 사방으로 멋진 조망을 주엇을텐데.. 여하튼 수도산은 이 돌탑이 매우 인상적인 곳입니다.

 

 ▼ 오늘은 모르는 꽃들이 많네요. 아마도 봄보다는 여름에 가까운 꽃들인텐데..

 

 ▼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서 이제 하산길이지요.

가는길에 코끼리 코의 모양같은 바위도 만나고요.

 

▼ 정말 상큼하고 고즈넉한 숲길을 걷습니다.

 

▼ 이 나무는 사는 굴곡이 많아서일까요. ㅎㅎ

 

▼ 수도산 정상을 지나니 이곳은 경북 김천땅입니다. 수도산이 경북과 경남의 경계이기도 하지요. 2시 20분경에 지납니다.

 

 ▼ 2개의 나무가 마치 환영하는듯 반겨주는 느낌이 드네요.

 

 ▼ 지도상에 큰 소나무라고 나와있는 곳을 2시 30분에 지납니다.

 

▼ 그리곤 곧바로 수도암으로 빠지는 삼거리가 나오네요. 저는 수도암을 들리지 않고 바로 청암사로 갑니다.

 

 ▼ 10여분 가다가 다시 수도암에서 올라오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고요. 여전히 직진이지요.

 

 ▼ 가는  능선 길에서 왼편으로 청암사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인데 현재는 폐쇄가 되었지요.

 

 ▼ 능선은 쌓인 낙옆때문에 양탄자같은 푹신푹신한 길입니다.

 

 ▼ ㅎㅎ 이 나무는 인상을 찡그리고 있네요.


 ▼ 계곡길로 내려서자 수줍은 듯 함박꽃이 얼굴을 살포시 내밉니다. 봄과 여름을 이어주는 꽃이지요.

 

 ▼ 이 함박꽃나무는 북한의 나라꽃이기도 합니다. 북한에서는 목란이라고 부른다고 하고요.

 

 ▼ 계곡이 크지는 않지만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니 왠지 시원한 기분이 드네요.

 

 

 ▼ 청암사로 내려서는 계곡은  숲이 참 깊습니다.

 

 ▼ 숲길을 걷습니다. 아 상쾌한 공기가 내 온몸을 감쌉니다.

 

 ▼ 오랜만에 곤충도 발견하고요. ㅎㅎ 지난주 함평축제에 가서 실컷 보았는데..

 

 ▼ 이제는 숲길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시골 길을 걷게 됩니다.

오늘은 참 다양한 자연의 길을 걷는 시간이네요. ㅎ

 

 ▼ 백련암 입구도 지나치고요. 오늘은 절과 암자는 그냥 지나치게 되네요.

 

 ▼ 청암교와 천왕문도 지납니다.

 

 ▼ 청암사는 신라시대 도선국사가 창건할 절로써 지금은 비구니 스님들의 승가대학입니다.

 

 ▼ 길가에 떨어져 있는 꽃잎들이 무척이나 가슴에 와닿는 풍경입니다.

 

▼ 정말 봄날이 가는 모습을 이처럼 처절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요. 근데 왜 이렇게 아름다울까요.. 낙화의 풍경이...

 

 ▼ 여하튼 이 꽃의 주인이 누굴까 궁금해서 하늘을 보니 음~~ 여기서 떨어진 꽃이었네요.

 

 ▼ 꽃잎이 뿌려진 매혹적인 산사의 길을 걷습니다.

 

 ▼ 조금 내려서니 일주문을 만납니다. 수도산이 과거에는 불령산이었나 봅니다.

 

 

 

▼ 흙길을 조금가니 이제는 포장된 도로 길을 걷게 됩니다.

 

 ▼ 어쩌면 산에서 사람들이 사는 세속의 길로 다시 접어드는 상징적인 느낌이 드네요.

 

 ▼ 마지막으로 제 모습을 남겨봅니다.

    그리고 4시경에 청암사 주차장에 도착해서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당초 우려했던대로 조망은 그리 없었지만 

능선을 넘어가는 구름의 풍경이 가장 아름답게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숲속을 걷는 편안하고 고요한 산길도, 청암사 입구에 이어지는 매혹적인 길까지도..

오늘은 산행이 아니라 그저 숲길을 걷는 트레킹이 아니었을까요.

그 편안한 사색의 길을 혼자 걸으며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보았던 시를 다시 떠올립니다.

 

사랑도 미움도 결국은 하나의 다른 얼굴이 아닌가하고요.

그러기에 사랑도 어렵고 미움도 어려운가 봅니다.

 

이제 미움 너머로 그대를 사랑하리

함께 지낸 날들의 눈빛 잊지 않으면

그조차 먼 별이 되어 빛나네

비 오는 정오가 아닌, 노을 진 저녁이 아닌

짱짱한 햇빛 아래 서서 그대를 다시 보낸다 해도

더는 진땀 흘리지 않을 터 다만 잊지마라

함께 다닌 많은 길들 골목들 집들 그 위 하늘들

가끔 걸으며 둘러보리니

그대 문득 돌아오는 날 또한 나 그곳에 있네

이제 욕망 너머로 그대를 사랑하리

이제 시간 너머로 그대를 사랑하리

 

- 이희중의 먼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