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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외연도 ② : 사랑나무와 해안 풍경

by 마음풍경 2009. 9. 6.

 

외연도 

 

충남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리

 

외연도에서 하루밤을 보내고 아침에 일어나 어제 다 보지 못한 외연도의 풍경을

만나기 위해 짐을 챙겨 길을 나섭니다.

(섬을 거닐다 : 외연도 ① : 봉화산에서 본 일몰,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453)

 

섬에 있는 학교를 보면 왠지 쓸쓸하고 적막한 느낌만 가득한데

이 곳은 왠지 활기가 넘치는 느낌이 가득한 학교입니다.

 

학교 벤치에서 잠시 쉬다가

학교 왼편 상록수림이 있는 당산(73m)으로 향합니다.

 

이곳 들머리 역시 깔끔하게 단장이 되어 있습니다.

 

이곳 상록수림은 천연기념물 136호로

동백나무, 후박나무, 팽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지요.

 

숲으로 들어서니 햇살은 사라지고

새소리와 시원한 바람과 그늘이 함께 친구가 되어 줍니다.

 

요정의 나라에나 나올법한

아주 묘한 느낌이 드는 숲입니다.

 

그리고 외연도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사랑나무를 만났습니다. 

두그루의 동백나무가 각자 다른 뿌리에서 시작해서

가지가 틈새없이 맞이어 연결되는 나무 모습이지요.

일반 연리지나 연리목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풍경입니다.

 

그나저나 이 나무는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요.

 

얼마나 서로가 사랑하고 그리워 했으면

이처럼 오랜 시절 마주 바라만 보다가

결국은 하나의 나무로 연결이 되었을까요.

 

참 묘한 느낌의 사랑 나무를 보고 숲을 나오니 

하늘에 가볍게 구름이 깔려있네요. 

 

그리고 아직은 공사중인 나무 데크를 걷습니다.

과거 신문에서 외연도 철제 탐방로 공사가 자연을 훼손한다는 기사를 본 것 같은데

그래도 걸어보니 깔끔하고 자연을 훼손한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정해진 길로만 가기에 많은 사람이 와도 훼손이 되지 않을것 같고요.

 

편안한 데크를 따라가니 바다가 조망됩니다.

 

어제 갔던 봉화산 아래로 펼쳐지는 큰명금과 작은 명금의 바다 풍경입니다.

 

이곳에는 낚시꾼들도 드문 드문 보이네요.

 

바다 해안선을 따라 큰명금, 작은 명금, 그리고 돌삭금으로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를 걷습니다. 

 

 그리고 돌삭금에서 해안 길은 끊어지고

누적금으로 가기위해 언덕길을 넘어갑니다.

 

언덕길의 풍경 느낌이 참 좋네요.

 

멋진 하늘이 배경이 되는 아름다운 길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누적금 해안으로 나가봅니다.

 

주변 높은 조망처에 자리를 잡고 떡하니 앉으니

세상에 부러울것이 하나도 없네요.

 

건너편 매바위 풍경도 멋지고요.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살랑거리며 부는 바람이 나를 애무하네요.

그리고 파도소리. 갈매기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시 눈을 감고 잠을 청해봅니다.

따스하고 포근한 무릎에 누워 풋잠을 잔 느낌..

천국이네요. 그저 포근한 천국이라는 느낌뿐입니다.

 

정말 바쁜 삶속에서

우리가 바라는 휴식이란게 이런 시간이 아닐까요.

 

애구 넘 편히 신선 놀음을 한걸까요.

조금만 늦었으면 바닷물이 들어와 이곳에서 빠져나가지 못할뻔 했습니다. ㅋㅋ

 

다시 포구로 돌아왔습니다.

  

배시간이 아직 남아 마을 정자에서 쉬고 있는데

ㅎㅎ 카메라를 들이대니 포즈를 자연스럽게 취하는 강아지네요.

 

외연도는 주변에 사람이 사는 섬은 많지 않고

상대적으로 바다 자원은 풍족해서인지

젊은 사람들이 많고 마을에 뛰노는 아이들이 많아

다른 여느 섬과는 다르게 넉넉함이 가득한 섬인것 같습니다.

 

4시가 넘자 2시 대천에서 출발한 배가 들어옵니다.

 

배를 타고 돌아오는 동안도 내내

어제의 황홀함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 제 뒤를 따라옵니다.

 

어제는 섬 정상에서 낙조를 보고 오늘은 배 선상에서 낙조를 보네요.

 

 다녀온 섬들은 저마다 나름의 추억과 특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번 외연도는 저에게 낙조의 황홀함과 사랑나무의 묘한 느낌을 선사한것 같습니다.

 

꿈결속에 다녀온것 같은  "외연도" 

1박 2일이라는 매스컴을 타고 관광객들이 붐비다보면 

자칫하면 좋은 마을 인심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순박함이 남아 있는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