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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선유도 ② : 선유봉과 선유대교

by 마음풍경 2009. 5. 31.


전북 선유도 : 선유봉과 선유대교

 


선유도에서 하루밤을 보내고

오늘은 어제 대장봉을 오를때 가고싶었던 

선유봉을 오르기 위해

다시 짐을 챙겨 걷기를 시작합니다.

커피 한잔을 타서 마시면서..


어제는 조금 뿌연 날이었는데

오늘은 어제보다는 제법 선명한 하루입니다.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지는

선유봉 능선이 가슴을 설레게 하네요.

 

선유봉에 오르는 산행 초입 길은

참 고즈넉하고 꽃 향기만이 가득합니다.

 

청량한 새소리도 들리고 나비도 날고요.

큰 개불알풀 꽃의 보라 색감이 참 좋네요.

 

능선길로 올라서자 대장도 조망이 멋지게 펼쳐집니다.

 

그리고 제법 가파른 바위 능선 길도 걷습니다.

마치 신안 우이도 상상봉 바위 능선을 오르는 느낌이 들더군요.

 

시야가 트이니 멀리 망주봉과 명사십리 해수욕장도 보이고요.

 

능선을 올라서니 바다 절경이 펼쳐집니다.

이곳은 기존에 제가 보았던 선유도와는 그 느낌과는 전혀 다릅니다.

 

멋진 바위너머 아담한 해수욕장과 멀리 선유대교도 보입니다.

 

 

선유봉 정상 능선에 올라 그저 바라만 봅니다.

파도소리, 바람소리

그저 아늑하고 여유롭기만 하네요.

 

 살면서 이처럼 멋진 풍경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아무 생각이나 욕심없이

그저 평화로운 마음으로 시간을 보낸적이 얼마나 될까요.

 

가슴에 오래 오래 남을 풍경 하나 또 마음에 담습니다.

자연이 보여주는 풍경 하나 잠시 제것으로 만든다고

욕심쟁이는 아니겠지요. ㅎㅎ

 

내러서기가 아쉽지만

가야할 길이 남아있기에 다시 능선을 내려섭니다.

 

그리고 해수욕장 방면으로 난 숲길을 이어갑니다.

아카시아와 찔레꽃 향기가 어우러지네요.

깊게 깊게 숨을 쉬어봅니다.

 

옥돌 해수욕장 마을도 그저 한적한 어촌의 풍경입니다.

 

그리고 이곳에 앉아 바라보는 선유봉의 풍경이 정말 좋습니다.

 

 본격적인 산행을 하기에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정말 아름답고 맘에 드는 봉우리 하나 알게되었네요.

 

이곳 해안가는 제법 바람이 세찹니다.

하지만 그 바람마저도 감미롭고 그저 시원할 따름입니다.

 

어제 마음 아파 피하고자 했던 모습들,

많이 답답해서 울고 했던 마음이

조금 시원하게 덜어지는 느낌이네요.

 

오래 오래 그곳에 앉아 있다가

조용하고 소박한 마을을 빠져나갑니다. 

 

화사한 색감의 꽃도 만나고요.

근데 꽃 이름은 모르겠네요. 처음 본 꽃 같기도 하고.

 

여하튼 걷는다는 것은 참 큰 축복입니다.

두 다리로 이처럼 멋진 우리나라 산하를 걸을 수 있는 기쁨이 크고요.

 

쉬엄 쉬엄 걸어

선유교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다리를 건너 무녀도로 갑니다.

선유팔경중 하나인 삼도귀범도 보이네요.

돛배 3척이 돌아오는 형상이라는 데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ㅎㅎ 12시가 넘었지만 아직 점심을 하지 않아서인지

배가 고프네요.

하지만 식당은 문을 열지 않았고요.

 

무녀도로 건너가서 다시 길을 걷습니다.

 

그리고 물이 빠진 갯벌로 내려서서 걸어봅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장자봉의 풍경이 가장 멋지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이런 한적함이 섬 여행의 좋은 느낌이 아닐까요.

 

분주히 바지락을 캐는 삶의 모습도 보고요.

 

바람처럼 산다는 말

흐르는 물처럼 산다는 말

삶은 그저 공허하고 허무하다는 말..

그저 모든게 아름답게만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또 어떻겠습니까.

다 내가 살아야할 삶인걸요.

 

그저 이곳 풍경을 바라보며 바위에 걸터 앉아 있는 시간이

무척이나 소중할 따름입니다.

 

되돌아온 길을 버리고 갯벌로 건너기로 합니다.

 

애구 근데 발이 갯벌에 빠지고

결국은 맨발로 걸었네요. ㅎㅎ

그나저나 이런 작은 고생도 생각지 않았던 좋은 추억이 됩니다.

 

삼도귀범을 바라보며 선유도에서의 이틀을 정리해 봅니다.

다리위에 부는 바람이 참 시원하네요.

 

좋네요.

행복하네요.

그리고 고맙네요.

산다는 것이..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때론 애닮고 아파할 지라도

그것마저도 저에겐 큰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