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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하동 북천역 코스모스 길 - 코스모스 축제장에서 이병주 문학관까지

by 마음풍경 2009. 10. 2.

 

북천역 코스모스 길

- 북천역에서 이병주 문학관까지 걷다. -

 

 

경남 하동군 북천면 직전마을

 

 가을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꽃은 코스모스겠지요.

길가에 살랑살랑 피어있는 꽃 청순하면서도 가을의 설레임을 느끼게하는 꽃이지요.

아침 일찍 진주로 가는 버스에서 바라본 덕유산 주변의 풍경이 참 아름답네요.

 

아침부터 안개가 끼어있었는데 이곳에는 운해의 장관이 펼쳐집니다.

 

늘 느끼는 거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이란 정말 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먼곳에 가지 않아도

조금의 관심만 있다면 자연의 경외감은 항상 우리 곁에 있지요.

 

 생각보다 버스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택시를 급하게 타고 진주역에 도착합니다. 휴~

 

그리고 바로 순천행 경전선 기차를 타고 30여분 떨어진 북천역에 도착했습니다.

 

저를 이곳에 실어다준 기차는 코스모스의 배웅을 받으며 다시 길을 달려가고요.

 

 역으로 바로 빠져나가지 않고 기차길을 따라 걷습니다.

 

코스모스는 무리지어 있어도 예쁘고 한 두송이만 있어도 여전히 예쁜 꽃입니다.

 

기차길과 코스모스는 참 어울리는 모습이지요.

 

기차도 타고 또 기차길도 한가하게 걸어보고

참 행복하네요.

 

"코스모스 한들 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

 

노래도 흥얼거립니다. ㅎㅎ

 

간이역에 피어있는 코스모스의 정감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요.

 

발걸음을 멈추고 오던길을 되돌아 봅니다.

이 또한 참 고운 모습이지요.

 

ㅎㅎ 이 기차길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길이었네요.

이제 다시 도로 길로 내려서야지요.

 

2번 국도를 조금 걸으니 삼거리가 나옵니다.

직진하면 축제 행사장이 나오고 왼편으로 가면 이병주 문학관이 나옵니다.

 

먼저 이병주 문학관으로 발걸음을 정합니다.

 

아~~ 참 좋습니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해지고요.

 

가을 치고는 조금은 더운 날이지만

그래도 해가 구름에 가려 걸을만 합니다.

 

바람도 살랑 불어주고요.

이런 멋진 풍경을 보며 걷는 발걸음은 당근~~ 무척이나 가볍지요.

 

남자라면 누구나 학생때 코스모스와 같은 청순한 이미지의 여자를 만나고픈 생각들을

한번씩은 해보게 되지요. ㅋㅋ

 

그런 아스라한 로망을 추억처럼 간직하고요. ㅎㅎ

 

나무는 조금씩 단풍이 물들고

곡식은 누런 황금색으로 변하고

그곳에 코스모스는 화려하고

 

ㅎㅎ 오늘도 눈과 마음이 호강하네요.

 

 애구 억새까지 바람에 살랑거리니

가을 정취를 한꺼번에 느끼는 호사를 누립니다.

 

약 2km 정도 걸었을까요.

이병주 문학관이 나옵니다.

 

 

이곳으로 가는 길도 여전히 코스모스가 반겨주고요.

 

이곳은 또 허수아비 마을이라고 하네요.

익살맞은 표정이 귀엽습니다. ㅎㅎ

 

들어서는 길가에 축제라서 시화전도 열리나 봅니다.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시 한편 옮겨봅니다.

 

이제 문학관으로 들어섭니다.

소박하고 단정한 느낌의 건물이네요.

 

내부도 역시 간결하고 정돈된 느낌입니다.

문학관 건물도 이병주 작가를 닮아있는것 같고요.

 

작가의 대표작인 지리산의 한장면을 모형으로 만든 디오라마도 보고요.

디오라마는 전시기법중 하나로 작은 공간 안에 어떤 대상을 설치해놓고 볼 수 있게 한 입체전시를 말한다네요.

 

작가의 연대별 생애뿐만 아니라 관련 유품이나 작품 등도 볼수가 있습니다.

 

한국의 근현대 배경으로 한 80여편의 작품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방대한 작품을 쓰신거네요.

 

ㅎㅎ 화장실에서 만난 어록하나

저도 이 글이 가장 맘에 듭니다.

 

작가 이병주의 기본적인 가치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글이 아닐까 생각하고요.

사상이나 이념 그리고 이데올로기에 앞서 가장 필요한것은

사람 중심의 세상 아닐까요.

 

건물을 나오니 정자가 있고 그 옆에 작은 문학비가 있습니다.

정자에서 잠시 피곤한 다리도 쉬고 살랑거리는 바람도 느껴보네요.

 

이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오면서 보지 못한 풍경들도 만나게 됩니다.

 

 참 이상하지요.

같은 길인데 방향에 따라 이렇게 느낌이 다르니요.

 

하여 세상을 편협되고 고정된 시각이 아니라 좀더 유연한 모습으로 바라보야야 할것 같구요.

 

가던길에 본 코스모스 보다 다시 되돌아 가는 길에서 본 코스모스가 훨씬 색감이 진합니다.

 

길가에 탐스런 밤도 조금 줍고 왕복 약4km 거리를 걸었네요.

이제 삼거리에서 왼편 하동 방향으로 걷습니다.

이곳에서 축제 행사장까지는 약 1km 남짓한 거리입니다.

 

행사장 주변은 온통 꽃 축제의 모습입니다.

 

어찌보면 북천 직전 마을 전체가 다 행사장이라 할 수 있고요.

 

그나저나 메밀꽃과 코스모스를 이렇게 한 풍경으로 보니 굉장히 이색적입니다.

 

 왠지 무리지어 있는 모습에서 두 꽃이 많이 닮았다고 생각해 봅니다.

 

주변에 누런 벼들도 우리도 멋진 모습이라고 봐달라고 하네요. ㅎㅎ

 

기차길에 걸터앉아 기차를 기다려 봅니다.

 

기차와 기차길 그리고 코스모스 풍경..

고향 동네 주변 기차길에서 놀던

제 어린 추억이 떠올라서 일까요.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기적 소리를 내며 기차가 옵니다. ㅎㅎ

 

반가운 친구가 오는 기분이 이럴까요.

 

물론 어린시절 보던 그런 모습의 기차는 아니지만

충분히 추억을 즐길 풍경은 되네요.

 

ㅎㅎ 근데 넘 빨리 지나가서 사진 몇장 찍다보니

제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네요. 쩝

 

애구 이번에는 건너편에서 기차가 지나갑니다.

시간대가 같은걸 보니 이곳은 기차길이 1차선 선로이기에 천북역에서 만나 서로 지나가나봅니다.

 

여튼 조금전의 허전함은 조금 사라지네요.

그나저나 행사장을 지날때는 기차가 조금 서행하면서 가면 좋을것 같은데요.

 

 기차와 코스모스 풍경도 카메라에 담고

한가로이 바라보이는 자연의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시선을 어디로 돌려도 그곳만의 독특한 풍경이 반겨주고요.

 

 

그나저나 이런 자연이 만든 색감을 인간이 따라갈 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이제 주행사장을 빠져나와 뚝방 길로 내려섭니다.

 

차라리 이곳이 번잡스럽지도 않고 참 좋네요.

 

작은 원두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풍경도 참 소담스런 느낌이고요.

 

저도 잠시 주변 원두막에 앉아 바람과 친구해봅니다.

 

사는게 늘 이런 느낌만 가득 있으면 좋겟네요.

 

늘 이런 모습만 보고 살았으면 좋겠고요.

 

ㅎㅎ 이런 마음도 욕심이 될까요..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으로 스멀스멀 행복이 저며드네요.

 

잔잔한 행복뿐만 아니라 설렘과 그리움도 가득한 시간입니다.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행복, 설렘, 그리움..

그런 것들만 가지고 살 수는 없는지요.

 

이제 기차 시간도 가까워오고 되돌아 갈 시간이 된것 같습니다.

 

행복도 가득 설렘과 그리움도 가득 담아갑니다.

 

이곳에 올때 북천역에서 샛길로 가서 보지 못한 북천 시장 풍경도 보고요.

 

이번에는 당당하게 정문으로 들어섭니다. ㅎㅎ

 

아쉽지만 다시 돌아가야합니다.

기차가 오고있네요.

단지 몇시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행복한 추억 여행을 했네요.

코스모스 핀 기차길을 따라..

 

어제 저녁 추석이라고 "곰배령 사람들 스페셜"을 보여주더군요.

특히 그네를 타며 말 하던 한분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이곳에 들어오게 된것이 사람들로 부터 상처를 받아서라고..

 

사람으로 받은 상처를 치유해 주는 것은 자연이 아닐까요.

하여 자연과의 교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진정 행복이고요.

삭막한 사회에 살든 아님 동떨어진 시골에 살든 항상 간직해야할 감수성이라고..

서툴기만한 사람과의 소통에 앞서 자연과의 소통이 우선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