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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순천 선암사 사찰길 - 조계산 보리밥집을 찾아

by 마음풍경 2009. 9. 19.

 

선암사 사찰길

 

 

선암사 ~ 큰굴목재 ~ 보리밥집 ~ 선암사

(8km, 왕복 약 4시간 소요)

 

 

차 체험관에서 하룻밤을 기거하고

다음날 아침 일어나 보리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다시 길을 나섭니다.

 

선암사의 가장 유명한 보물 400호인 승선교입니다.

 

 무지개 모양으로 참 아름답지요.

늦은 단풍철에 오면 더욱 좋을것 같습니다.

 

 여튼 선암사 길을 따라 이어지는 계곡의 풍경은

참 느낌이 포근하고 정감이 느껴지네요.

 

오전이라 그런지 참 한적하고 운치가 가득 한 곳입니다.

 

예전에 송광사에서 시작한 등산시

하산 길에 보았던 이곳이 생각나네요. ㅎㅎ

 

오늘은 빨간 꽃무릇이 저를 반겨주고요.

 

불갑사나 선운사처럼 대규모 군락은 아니지만

선암사 분위기에 맞게 정갈한 규모의 풍경이지요.

 

근데 이 모든 좋은 느낌을 한순간에 앗아 갑니다.

갑자기 스피커를 통해 찌져지듯 들려오는 스님 목소리와 악기소리..

하여 그냥 지나치려다 무슨 일이 있나하여 대웅전 방향으로 가봅니다.

 

가까이 갈수록 더욱 커지는 시끄러운 굿판과 같은 소음 소리를

마음 속으로 참고 또 참아 봅니다.

 

천도제 행사가 있는지 시끄러운 소리에 시장 장터 같은 어수선함이

참 볼만하더군요.

이곳이 천년 고찰 선암사가 맞는지.. 쩝.

차라리 송광사로 갈걸 그랬나 봅니다.

돈의 힘일까요.

요즘 제대로된 절을 찹아보기가 참 어렵지요.

 

여튼 씁쓸함 마음을 뒤로 하고

오늘 가고자한 길을 다시 걷습니다.

 

그래도 이런 아름다운 자연이 있어 마음의 위로가 되지요.

 

편백나무의 시원함도 좋고 아침 햇살도 참 좋네요.

마음에 무겁던 것들은 한순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오른편으로 조계산 정상인 장군봉도 편하게 보이고요.

 

 벌개미취 꽃들이 반가운 얼굴을 하고 반겨주네요.

찡그런 얼굴하지말고 웃으라고요. ㅎㅎ

 

하늘에는 구름 한점 없는 가을 느낌입니다.

 

설레임처럼 이렇게 가을이 성큼 내 곁에 와버렸네요.

 

해발 600미터가 넘는 큰굴목재까지는 가파른 길도 나오지만

그저 마음 편안한 숲길입니다.

 

하여 흐르는 땀을 시원한 바람에 식히면서

가볍게 걷습니다.

 

천천히 걸어서 일까요.

이곳까지 2시간 가까이 걸렸네요.

 

ㅎㅎ 이곳도 보리밥 식당이 경쟁을 하나봅니다.

 

아주 예전에 가보았던 원조 윗보리밥집으로 발길이 갑니다.

 

맛난 보리밥 정식이 오천원 한장이네요.

깊은 산속에서 이처럼 맛난 점심을 하는 호사가 또 어디 있을까요.

물론 이 밥을 먹기위해 힘든 산길을 걸어오긴 했지요.ㅎㅎ

 

보리밥을 양푼에 넣어 싹싹 비며 먹고 이제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그리고 오르면서 봤던 편백나무 숲에 도착해서

의자에 누워 하늘을 바라봅니다.

 

상쾌한 공기는 말할것도 없고 참 포근하네요.

바람을 따라 편백나무의 진한 향기도 느껴집니다.

여튼 한숨자고 나면 천국에 와있는 착각이 들겠네요.

 

여튼 600미터가 넘는 산 고개길을 넘나드는 가벼운 산행이었지만

땀도 제법 났고요.

 

나에게 자연은 정말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자연의 이치, 자연의 흐름 이 모든것이..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은 느낌.

그런 좋은 느낌 하나 가득 담고 돌아섭니다.

다만 선암사는 여전히 시끄러운 소리만 들리네요. ㅎㅎ

 

근데 이제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자연의 소리만 들리고요.

귀가 아니라 마음으로만 소리가 들리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