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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변산 마실길 1-1구간 : 대항 패총길

by 마음풍경 2010. 1. 24.

 

변산 마실길 1구간

 

새만금 전시장 ~ 변산 해수욕장 ~ 고사포 해수욕장 ~ 적벽강 ~ 채석강 ~ 격포항

(약 18km, 6시간 30분 소요/점심 및 휴식 포함)

 

1 코스(대항패총길) : 새만금 전시장에서 변산해수욕장을 지나 송포항까지(5km)

 

몇년전 시작된

지리산 길과 제주 올레 길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들어 각 지자체에서

지역 특색에 어울리는 길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에 생긴

이곳 변산 마실길도 그런 걷기 길 중에 하나이지요.

특히 마실길은 변산 앞 바다를 끼고 걷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전에서 출발할 때는 이곳에 눈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도착할 즈음에 눈도 그치고 하늘도 개여있네요.

 

 

 10시 40분경에 18km의  마실길 걷기를 시작합니다.

 

겨울 바다를 보는 경우도 그리 흔하지 않은데

소복히 내린 눈이 있는 겨울 바다 풍경은 참 행운이지요.

 

이곳 마실길은 작년 10월 17일날 개통이 되었네요.

 

우아~

아무도 밟지않는 그런 눈길을 걸어가는 기분이 참 좋습니다.

 

마치 떡가루를 뿌려놓은 듯 하고요.

 

새만금 방조제도 개발 당시에는 말도 참 많았는데

이제는 친환경적인 곳으로 발전하길 바래봅니다.

 

변산 마실길은 모두 3코스로 되어 있습니다.

앞으로도 격포항에서 모항를 거쳐 줄포 자연생태공원까지 연결되는

총 61km 길을 만든다고 하네요.

 

이제 해안으로 내려서면서

본격적인 마실길 걷기의 시작입니다.

 

보통 마실간다고 하면 이웃 동네를 가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옛날에는 이처럼 해안 바다길을 걷지는 않았을 터인데

비록 이 길이 옛길의 성격은 아니지만 이름은 참 좋습니다. ㅎㅎ

 

순수하다고 할까요.

아님 순백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오늘은 참 멋진 풍경을 지닌 친구와 함께 동행을 하는 기분입니다.

 

이생진 시인은 바다의 수평선에 눈을 베였다고 했는데

 저도 이 길을 걸으면서 저 수평선에 눈을 자주 베일것 같네요.

 

갯벌이라면 물이 빠져도 걷기가 쉽지 않은데

이곳은 단단한 모래로 되어있어 걷기가 참 편합니다.

 

 

이곳 변산 마실길의 가장 큰 특징은

썰물이 되면 길이 생기고 다시 밀물이 되면 길이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은 오른편으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네요.

왼편 눈내린 해안의 풍경도 정말 멋집니다.

 

탁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바다와 같은 눈높이로 걷는다는 행복감..

 

멀리 바다너머 비안도와 두리도도 보입니다.

 

그 풍경속에 갈매기 한가로이 날고요.

 

합구 마을도 지납니다.

ㅎㅎ 바다 모래길을 따라 걷기에

제주 올레처럼 마을을 통과하는 일은 거의 없을것 같습니다.

 

 여튼 해안선을 따라 일반 도로를 걷는것이 아니기에

참 다양한 바다 풍경을 바로 눈앞에서 보게됩니다.

 

 

조금 멀리 떨어져서는 결코 보거나 느낄 수 없는 풍경들이지요.

 

차로 휙 지나간다면

이런 멋진 풍경을 당연히 만날 수 없겠지요.

 

그저 두발로 걷기에 만날 수 있는

여유와 행복입니다.

 

파도소리도 싸하게 들립니다.

 

자연의 소리는 귀에 거슬리지 않지요.

눈을 감고 그 소리를 들어봅니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네요.

몸을 가볍게 해줍니다.

 

자연과 함께 있으면

무념 무상이라고 할까요.

 

강요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느낌들이 참 좋습니다.

 

좀더 바다 가까이로 가봅니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를 보며

우리네 삶의 인연의 줄도

이리할까 생각해보네요.

 

저 멀리 팔각정이 보이는것 보니

변산 해수욕장도 그리 멀지 않은것 같습니다.

 

변산 해수욕장 너머

옥녀봉도 보이고 내변산의 봉우리들도 보입니다.

 

바닷물을 머금은 모래라서 마치 발을 내밀면 쉽게 빠질것 같지만

이처럼 단단하다는 것이 때론 신기하지요.

 

걷기를 시작한지 딱 1시간인 11시 40분경에

변산 해수욕장에 도착합니다.

 

이제 1코스도 거의 다 온것 같네요.

저기 보이는 봉우리를 넘어서면서 2코스가 시작되겠지요.

 

한적한 겨울 바다

그리고 싸한 느낌의 겨울 정취만 가득합니다.

 

그 길을 홀로 걷는 사람의 기분은 어떠할까요.

마음속에서 스며나오는 안락함같은것..

혼자여서 외롭지만 결코 쓸쓸하지는 않는것.

그리움마저 작은 풍경이 되어버리는 그런 시간입니다.

 

이제 1 코스가 끝나는 지점에 온것 같습니다.

송포항과 마을이 보이니요.

 

물길만 없다면 바로 건너도 되겠지만

물을 따라 휘돌아갑니다.

 

 12시경에 1코스 종점에 도착했습니다.

5km 거리를 약 1시간 20분만에 편하게 왔네요.

 

 

1 코스는 아주 특별한 볼거리는 없지만

그저 물빠진 바닷길을 걷는

참 편하고 아름다운 수평선 길이네요.

 

하여 저는

변산 마실길 1코스를

"아름다운 수평선이 있는 바다 모래길"

이라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