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들,강변,해안

변산 마실길 1-2구간 : 사망(士望)길

by 마음풍경 2010. 1. 24.

 

변산 마실길 1구간

  

2 코스(사망(士望)길) : 송포항에서 고사포 해수욕장을 지나 성천마을 포구까지(4.8km)

 

 

 1코스 종점 이정표를 지나서 성천 마을로 들어섭니다.

 

ㅎㅎ 벌써 마실길 주막도 생겼네요.

 

마을을 벗어나도 마실길 이정표는 잘되어 있습니다.

 

눈덮인 갈대너머 변산 시내가 바라보입니다.

 

누구나 화려한 한 때가 있었겠지요.

억새도 그리고 인간도..

 

월명암이 있는 쌍선봉 능선도 넉넉하게 다가오네요.

 

눈덮인 겨울 풍경이 좋아

잠시 바쁜 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고정하게 됩니다.

 

깃발이 이정표네요.

다만 시간이 지나면 천으로 된 깃발은 남루해질텐데

좀 더 영구적인 이정표가 설치되면 좋겠습니다.

 

2코스 입구 앞 마당에서 12시 10분부터 40분까지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2코스 걷기를 시작합니다.

 

변산 해수욕장에서 바라본 작은 봉우리를 휘돌아 가는 길이지요.

철조망으로 둘러 쌓인걸 보니

아마 과거에 해변을 지키는 군 초소가 있었던 곳인것 같습니다.

 

이제는 바다와 같은 눈높이가 아니라 조금 위에서 바다를 바라봅니다.

 

이곳은 눈이 녹지 않아 발목정도까지 눈이 빠집니다.

 

인연이란 때론 조금 멀리 떨어져 봐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까이 있으면 알 수 없는 소중함도 새롭게 보일수 있고요.

 

눈덮인 참호 길을 따라 마실길이 이어집니다.

 

해안 초소가 있어서 인지

조망도 참 좋습니다.

 

과거처럼 냉전시대였다면

이곳에 마실길을 낼 수도 없었을터인데

역시 평화, 화해라는 말은 두루 두루 좋은가 봅니다. 

 

1코스는 모래길만 걸어서 만일 계속 해안 모래길을 걷는다면

조금 지겨울 수도 있었는데

2코스는 조망이 아주 시원한 작은 산길로 이어지기에

새로운 길을 걷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눈쌓인 겨울 바다의 풍경을 이리 아름답게 볼줄은 몰랐네요.

 

물론 눈내리는 풍경도 좋지만

긴 거리를 걷는 입장에서는 눈이 온후 맑게 개인 풍경이 더욱 좋겠지요. 

 

가던 길에 눈도 뭉쳐서 오늘 마실길을 함께 한 분들과

잠깐동안 눈싸움도 하고요. ㅎㅎ

 

사망 마을 방향으로 눈쌓인 길을 이어갑니다.

사망이라니 ㅎㅎ

한글로 보니 마을 이름이 조금 거시기 하네요.

 

바다쪽으로 걷고싶으나

백사장으로 내려서는 길이 애매해서

마을 방향 마실길로 이어갑니다.

  

마을을 통과하여 작은 고개를 넘습니다.

다시 바다를 만나게 되네요.

 

변산 마실길은 물이 들고 나는 해안길을 따라 가기에

이정표 설치가 힘들겠더군요.

 

ㅎㅎ 이곳 풍경은 마치 강원도 군부대 해안길을 걷는 느낌이 듭니다.

 

왼편으로 30번 국도가 가깝게 다가오는걸 보니

고사포 해수욕장도 멀지 않은것 같습니다.

 

가까이에서 들리는 파도소리와

조금 떨어져서 들리는 파도소리는 그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그 거리만큼

좀 더 그리움이 배여있다고 할까요.

 

오늘은 아직 시간이 이르고

물때가 좋아 바닷가 방향으로 갑니다.

여튼 변산 마실길은 물 때를 잘맞춰서 걸어야 할것 같네요.

 

바닷가 방향으로 내려서다 뒤돌아본 풍경은

변산 바닷가가 아니라 강원도 산골의 겨울 풍경 같네요.

 

다시 해안가로 내려섭니다.

 

오늘은 참 날씨가 좋습니다.

바람도 세차지 않고 날은 제법 따뜻하고요.

 

겨울 날 바닷가를 걷기에는 최적의 조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처럼 멋진 겨울 풍경은 행복한 보너스고요.

 

병풍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들..

 

바라보이는 작은 봉우리를 넘으면

고사포 해수욕장의 너른 백사장 풍경이 나오겠네요.

 

고인 물에 비친 파란 하늘과 흰구름

참 아름답네요.

 

 

 화려함이 아닌 지극히 단순함에도

아름다움은 깊게 배여있고요.

 

 

1시 30분경에 노리목에 도착합니다.

바로 옆으로 국도가 지나갑니다.

 

제방 길을 따라 걷는 그림자의 모습에서

우리네 삶의 모습을 잠시 엿보는 것 같고요.

 

늘상 느끼는 거지만

지나온 길은 항상 아릅답습니다.

우리네 삶도 그리 살아야할텐데..

 

고사포 해수욕장을 가기위해

해안을 벗어나 작은 고개를 넘습니다.

 

밀려오는 파도의 포말이

보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하네요.

 

긴 해안선의 해수욕장이 나타납니다.

 

길게 이어진 모래사장과 그 옆으로 배경이 되어주는 송림의 풍경이

참 아릅답고 시원합니다.

 

오늘은 눈까지 쌓여있으니 금상첨화라고 할까요.

바다의 선, 모래의선, 그리고 눈쌓인 백색의 선까지

 

눈을 밟으며 백사장으로 내려섭니다.

 

모래가 단단하지 않아 발걸음을 옮기기에 쉽지가 않네요.

 

그래서 더 바다쪽으로 나서봅니다.

갈매기 한마리

조심 조심 다가가니

자꾸 뒷걸음을 치는 모습이

참 귀엽더군요.

속으로 한참 웃었습니다.

 

송림너머로 내변산의 능선 풍경이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물론 바닷가 쪽으로는 하섬이 보이고요.

 

 섬의 모양이 새우를 닮아서 하섬이라고 한다는데

계절에 따라 물이 빠져 모세의 기적을 만드는 섬이기도 하지요.

 

제법 긴 백사장을 걷습니다.

담백한 길이네요.

고사포 해수죡장이 끝나는 지점인 성천마을 포구가 2코스의 중점이겠지요.

시계를 보니 2시가 넘어갑니다.

2코스는 대략 1시간 20여분이 걸렸습니다.

 

이번 2코스는 3개의 코스중 가장 짧은 4.8km 거리이지만

조망 시원한 오붓한 산길도 걷고

너른 백사장도 걷는

3개의 코스중 가장 걷기에 좋은 알찬 길인것 같습니다.

 

하여 저는

변산 마실길 2코스를

"바다 조망이 가득한 해안 오솔길"

이라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