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의 남도 유배길
2코스 : 시인의 마을 길(13.4km)
영량생가 -> 보은산방(고성사) -> 솔치 ->
금당마을 -> 성전5일시장 -> 성전 달마지마을
(4시간 소요)
3코스 : 그리움 짙은 녹색 향기길(16.6km)
달마지마을 -> 무위사 -> 안운마을(백운동) ->
강진다원 -> 월남사지3층석탑 -> 월남마을 ->
신월마을 -> 누릿재 -> 천황사
(4시간 30분 소요)
어제 정약용의 남도 유배길 1구간인
다산초당에서 영랑생가를 걷고
https://sannasdas.tistory.com/13389521
정약용의 남도 유배길 1코스 : 다산초당에서 영량 생가까지
정약용의 남도 유배길 1코스 : 사색과 명상의 다산 오솔길(15km) 다산수련원 -> 다산초당 -> 백련사 -> 철새도래지 -> 남포마을 -> 목리마을(이학래의 집) -> 강진시장 -> 사의재 -> 영랑생가(5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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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유배길 이틀째인 오늘은
2코스와 3코스를 묶어
약 30km의 긴 거리를 가야합니다.
일찍 서둘러 마지막으로 들렀던
영랑 생가로 가서
2코스를 출발합니다.
2코스 시작점은
영랑생가앞에 있는
탑골샘 골목에서 시작합니다.
이정표가 없으면 찾기 힘들지만
전봇대에 이정표가 있습니다.
70년대 풍경같은 골목을 가면
보은산 등산로로 가는 길입니다.
지나갈 길인 약수터까지는
1.5km 남짓한 산행이지요.
아침이라 사람도 없이 한적하고
아침 공기가 상쾌한 시간입니다.
산길도 가파르지 않고
걷는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왼편 고성사 방향으로 갑니다.
오른편은 우두봉으로
가는 길이지요.
길을 이어가니
약수터가 나오더군요.
근데 이곳 물맛이 참 좋습니다.
보은산의 과거 이름은
강진의 북쪽에 있다고 해서
북산이었다고 합니다.
다만 너무 특징없는 이름때문에
보은산이라고 부르기로 했고요.
과거 북산의 흔적이 남아있네요.
약수터 옆으로
남녀 공동 샤워장이 있고요.
거울에 모습을 남겨봅니다.
혼자 거울에 셀카를 남기려니
늘 렌즈가 제 얼굴을 대신하지요.
시원한 물로 목도 축이고
고성사를 향해 길을 걷습니다.
아침부터 좋은 길을 걷는걸보니
30km의 거리를 가야하지만
왠지 발걸음이 가볍네요.
이어서 고성사로 이어지는
일반 도로를 만나고요.
1시간만인 10시경에
보은산방이 있는
고성사에 도착합니다.
다산은 1년가까이
보은산방에서 지내며
학문을 연구한 곳이라고 합니다.
강진은 소가 누운 듯한 형상인데,
이 절이 소의 목에 걸린
워낭의 위치라고 하네요.
조금전 갈림길에서 본
우두봉이 머리 부분이겠네요.
그리고 대웅전 뒷쪽으로
유배길이 이어집니다.
하늘로 쭉쭉 뻣은
편백나무 숲길도 지납니다.
소나무가 많은 고개라는
이름의 솔치에 도착합니다.
2코스에 솔치고개를 넘고
또 3코스에 누릿재 고개를
또 하나 더 넘게 되지요.
솔치 고개를 지나
희미한 산길을 이어가니
포장된 임도길을 만납니다.
9번 군도를 만납니다.
왼편으로 송현저수지를 끼고
월출산 방향으로 걷습니다.
작은 고개를 올라서니
성전면 경계에 도착합니다.
당초 길바닥에 노란 화살표는
직진으로 되어있으나
새롭게 만든 이정표를 보면
가야할 금당마을/백련지가
왼편 산 능선 방향으로 되어 있어
산길을 따라 길이 새로 생긴줄
알고 그리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하지만 10여분 갔나요.
산길은 이내 희미해지고
다시 되돌아 갈 수도 없어
철조망을 넘어
편한 임도길로 내려섭니다.
오늘 첫번째 알바지요.
지도와 나침반을 따라 길을 가니
월각산 송학 마을에 도착합니다.
이 마을에 오니 다시 시그널과
노란 화살표가 있더군요.
나무 이정표만 믿고 나섰다가
된통 알바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새롭게 설치한
이정표가 한발 앞서간거겠지요.
역시 시그널이 없는 곳은
절대 가지말자 되새겨보네요.
송학마을을 등지고
서쪽 방향 직선길을 걷습니다.
눈이 오면
멋진 길일것 같습니다.
너른 남도 들녁에는
파릇 파릇 봄이 오고 있더군요.
옆으로 4차선 2번 국도 길이
새롭게 만들어져
한가한 2차선 길을 걷습니다.
랑동 마을도 지나고요.
마을 이름이 참 재미있지요.
유신과업과 멸공통일이라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네요.
12시경에 멋진 암릉산인
월각산을 병풍처럼 지니는
성전면에 도착합니다.
화살표가 그려져 있는
중국집에서 짜짱면으로
점심을 하고요.
화살표도 시그널도 보이지 않아
잠시 망설이다가 지도를 보고
달마지 마을을 찾아갑니다.
제가 또 알바를 한건지 아님
이 길밖에 없는지는 모르지만
달마지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달마지 마을의 본 이름은
대월 마을이고요.
월출산의 영향때문인지
월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마을이
주변에 많습니다.
월각산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참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다만 마을 앞으로 거대한 철탑과
전선이 지나가는 것이 아쉽더군요.
산악 잡지에서 보고 가봐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가보지 못한 산인데
먼발치에서 나마 보게되네요.
월각산 능선을 왼편으로 따라가면
밤재를 넘어 철쭉꽃이 아름다운
벌매/가학/흑석산으로 이어지지요.
무사히 달마지 마을에
1시20분경에 도착합니다.
이곳도 스탬프를 받는 곳이라
유배길 안내도가 있습니다.
다만 마을에 도장을 찍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더군요.
점심을 먹고 움직여서 졸음도 있어
마을 월각정에서 휴식도 취합니다.
마을 회관에 제가 나온
국민학교 이름이 있어
반갑더군요.
달마지 마을에서도
유배길 이정표는 보이지 않아
마을 주민분에게 물어서
무의사 방향으로 걷습니다.
송월제 저수지도 지납니다.
월송 마을 입구에서
나무 이정표를 만납니다.
길은 제대로 가고 있는거네요.
이 길은 오래되지 않은걸 보니
새롭게 뚫린 것 같습니다.
터널너머 월출산이
멋진 모습으로 나타나지요.
월출산 주능선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저멀리 보이는 마을이
월하 마을이니
무위사도 지척이네요.
노란색 화살표나 시그널은 없어도
나무 이정표가 있으니 안심이고요.
구름한점 없는 하늘에 펼쳐지는
월출산의 아름다운 뒷모습..
물론 등뒤로는 월각산이
고개를 살짝 내밀고 있고요.
2시 40분경에
무위사에 도착합니다.
이제 무위사를 보고 나와
월출 야영장으로 가야지요.
무위사 경내로 들어서봅니다.
소박하지만 차분한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절이지요.
화려한 단청은 없지만
우러나는 기품이 대단하지요.
무위사 극락보전은
국보 13호 입니다.
무위사를 빠져나오는데
월각산 능선이 바라보입니다.
무위사는 등뒤로는
월출산이 배경이 되고
앞으로는 월각산이
풍경이 되어주는
고운 사찰이네요.
다시 길을 이어갑니다.
갈길은 아직 먼데
시간은 빨리 지나가니
마음도 조금 바빠집니다.
이 길부터는 성전면에서 사라진
화살표랑 노랑리본이
다시 보이기 시작합니다.
길 왼편으로 멋진 월출산을 보며
걷는 시간입니다.
월각산과도 작별을 해야겠지요.
기기묘묘한 바위들의
전시장이네요.
차길을 이어다가
작은 길로 들어갑니다.
백운동으로 가야지요.
이런곳에 규모가 큰
차 밭이 있었네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멋진 차밭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소박한 돌담길을 걷는
기분도 좋습니다.
동백꽃 망울진 길도 걷습니다.
백운동 계곡은 자연적인 느낌과
인위적인 느낌을
동시에 나눌 수 있는
그런 곳인것 같습니다.
과거 백운동에서
초의선사와 다산이 함께
차를 나눴다고 하고요.
백운동 계곡을 지나고
차밭이 이어지는것을 보면
녹차 밭이 참 넓게
조성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주변에 찻집이라도 있다면
이 풍경을 바라보며
차 한잔 하고싶은데..
아쉽네요.
백운동 숲길과 차밭을 빠져나와
월남사지로 향합니다.
월출산 천황봉과 사자봉이
바라보이고요.
오른편 월남사지 방향으로
들어섭니다.
정취있는 돌담길도
드문 드문 지나고요.
월남사지 3층 석탑은
보물 298호라고 합니다.
고려때 월남사라는
절이 있던 곳이고요.
월남사지를 빠져나와 월남리 마을을 지납니다.
드문 드문 비행기 지나는
모습만 보이는 파란 하늘입니다.
월남리 마을도 행복한 풍경을
가득 지니고 있는 마을이네요.
월출산을 휘돌아 많은 마을이 있고
그 마을 모두가 다 행복하겠지요.
월남 저수지로 내려서서
13번 국도를 만나
상월마을을 지나고
유배길을 이어갑니다.
4시 40분경에 풀치재 못미쳐
신월 마을에서 누릿재를 향한
발걸음을 다시 시작합니다.
가는 길에 비경처럼 멋진
월출산이 반겨줍니다.
다산이 월출산이 도봉산과 닮아
길을 넘어올때 한양이 그리워서
뒤돌아 보지 않았다고 하는데
제가 봐도 많이 닮은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길을 걸으면서도
서글프게 넘어야했으니
그 마음이 얼마나 무거웠을까요.
저는 오늘 그 길을 등지며 걷지않고
행복감만 가득안고 바라보며 걷습니다.
아침부터 걷기가 8시간이 넘어가서
발도 무겁고 어깨도 아프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참 행복합니다.
누릿재 가는 길 주변에
새롭게 공원이 조성되어있네요.
아마도 봄에 오면 많은 꽃들로
화사할것 같습니다.
누릿재 길은 오래동안
사람이 다니지 않아서
원시적인 느낌이 들더군요.
과거에는 영암에서 강진으로
사람들이 걸어서
넘나들던 고개였지만
옛길을 찾는 사람만이
이 길을 넘겠지요.
물론 다산도 이 고개를 넘어
강진 땅에 들어왔을거고요.
5시 20분경에 도착했습니다.
능선을 따라 직진하면
천황봉으로 직접 이어지고요.
물론 출입금지 팻말이 있습니다.
이제 하산을 시작합니다.
당초 월출산 능선을 넘는거라
상당히 힘들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쉽게 넘은것 같습니다.
조금 길을 내려서니
편백나무 숲이 반겨줍니다.
간벌을 하고 있는 중이라
조금은 어수선하더군요.
잘린 편백 나무에서 풍기는
향기가 어찌나 진하든지
걷기 마지막에 마사지를 받는
상쾌한 느낌이 드네요.
애구 장하다 노란 시그널들..
간벌지역이라 리본
달기가 애매했겠지요.
다시 임도길을 만납니다.
이곳에서 월출산을 바라보면
도봉산을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천황봉에서 이어지는
동쪽 능선도 참 멋집니다.
과거에 월출산 산행을 했지만
참 색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산을 사랑하는 마음은
산에 들어가서 느낄 수 있고
또한 이처럼 적당한 거리에서
바라보며 느낄 수도 있겠지요.
이제 오늘 기나긴 걷기도
끝이 나는가 봅니다.
해도 저너머로
어둑해지고요.
저는 땅거미 내리는 시간이
하루에서 가장 좋습니다.
왠지 가슴이 차분해지고
포근해지는 느낌이라 할까요.
때론 싸한 느낌도 스며드는..
6시경에 월출산
천황사지구에 도착해서
9시간의 긴 걷기를 마무리합니다.
30km 거리를 쉼없이 걸었지만
마음은 가볍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일은 또 어떤 길을 만날지
기다려지고 설레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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