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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과 주변길

무등산 옛길 2구간 - 눈덮힌 서석대를 다시 오르다.

by 마음풍경 2010. 12. 19.

무등산 옛길 2구간을 걷다.

 

2구간 : 원효사~제철유적지~서석대

(4.12km, 2시간 30분 소요) 

 

서석대 ~ 장불재 ~ 중머리재 ~ 증심사 주차장

(6km, 2시간 30분 소요)

 

작년 12월에 이 길을 걷고 딱 1년만인 

올해 12월에 무등산 옛길 2구간을

다시 걷게되었습니다.

 

https://sannasdas.tistory.com/13389500

 

무등산 옛길 2구간(원효사 ~ 서석대) - 무아지경의 길

무등산 옛길 2구간 2구간 : 원효사 ~ 제철유적지 ~ 서석대(4.12km, 2시간 소요) 하산구간: 서석대 ~ 장불재 ~ 중머리재 ~ 증심사 주차장(6km, 2시간 소요) 무등산 옛길 1구간 걷기를 마치고 (무등산 옛길

sannasdas.tistory.com

 

작년 무등산 옛길 1, 2 구간을 걷고 난 후

3구간 코스가 새롭게 생겼지만

아직 3구간은 걷지도 못했는데

다시 2구간을 걷게되었네요. 

 

아무래도 무등산 옛길의 여러 코스 중

무등산의 실질적인 정상이라 할 수 있는

서석대가 있는 2구간이 하이라이트이겠지요.

 

무등산장이라 불리는 원효사 입구

주차장에서 걷기를 시작합니다. 

 

지난 몇일동안 눈도 많이 오고

날도 무척이나 추웠는데

오늘은 마치 봄이 오는것 같은

포근함이 있는 날입니다.

 

지나가는 길의 풍경은

늦가을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무등산 옛길 2구간의 입구까지는

짧은 준비운동이라고 할까요.

 

초입의 길은 편안하게 이어집니다.

 

겨울이라서 새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눈을 감고 걷는 것 같은

무아지경의 길이 이어지고요.

 

이곳은 최근에 개방이 되어서인지

자연의 원시적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무등산의 다른 너덜겅과는 다르게

이곳 바위에는 이끼가 피어있고요.

 

1년전에는 이 안내판이 참 깨끗했는데

흘러가는 세월은 어찌할 수 없나 봅니다.

 

헐벗은 나무 아래 자라고 있는

푸른 조릿대 눈 길을 따라 걷습니다.

 

참 이상하지요.

하트 모양의 나무 귀퉁이에만

눈이 남아 있을까요.

사랑의 심장이 뜨거워서

가운데 부분만 녹은 걸 까요. ㅋ

 

좁은 길을 걷다가도

잠시 넓은 길을 걷기도 합니다.  

 

 작년에 이길을 걸을 때는 보지못했는데

서로를 의지하고 있는

나무의 모습도 만나게 됩니다.

 

잠시 생각과 마음을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걷는 시간이 됩니다.

 

"숲은 끝이 없고 인생도 사랑도

그러합니다."라는 시 구절처럼

새하얀 숲길을 걷고 있으니

길 또한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눈이 살포시 쌓인 숲길을

한걸음 한걸음 걷다보니 어느새

중봉과 사양능선의 조망이 탁 트이는

서석대 중턱 조망처에 도착했습니다.

 

새하얀 모자를 쓰고 있는

무등산 정상도 고개를 내밀고 있고요.

 

 서석대 주변 바위의 모습이

마치 숯을 닮은것 같지 않나요. 

 

  서석대에 오르기 전에 

멋진 조망을 볼 수 있는 곳이지요.

 

초입은 늦가을 같은 날씨 였는데

해발이 1,000미터가 넘어서인지

서석대 무등산 옛길의 이정표에는

겨울의 느낌이 물씬합니다.

 

 무등산의 겨울 풍경을 감상해야지요.

 

보통 주상절리는 제주도 중문 부근의

주상절리처럼 주로 바닷가에 있어

이런 아름답고 신비로운 주상절리의

겨울 풍경을 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서석대 검은 바위에 눈이 남아서인지

더욱 입체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네요.

 

 언제와도 항상 익숙한 감동을 주는

서석대 풍경입니다.

 

장불재의 아련한 풍경도

가슴에 잔잔한 감동으로 스며듭니다.

 

 

서석대 정상 방향으로 길을 이어갑니다.

 

 주변이 온통 눈꽃 풍경으로 가득합니다.

 

 당초 지난 주에 눈이 많이 와서

무등산에서 많은 눈을 볼거라 기대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주말에 오니 날이 너무 포근해서

길을 오르는 동안에 눈 풍경을 전혀보지 못했는데

멋진 풍경을 접하고 나니 기쁨이 2배가 됩니다.

 

 무등산 옛길 종점에 도착했습니다.

 

 서석대 정상 주변에는 등산객들이 많습니다.

 

무등산 정상이 군사시설로 갈수가 없기에

이곳이 무등산의 실질적인 정상이 되겠지요.

 

 언제쯤 정상을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서석대 주변 바위에 새 한마리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서있네요.

주변이 사람들로 시끄러운데도

날아가지 않는 모습이 특이하더군요.

 

 이제 장불재를 바라보며

하산을 시작합니다.

 

 물론 내려서는 길에 입석대도 들리고요.

 

 가을마다 새하얀 억새의 황홀로 가득한

백마능선의 모습도 내려서는 내내 바라봅니다.

 

서석대와 입석대의 풍경은 

늘 편안하고 아늑하기만 합니다.  

 

산그리메의 풍경이 물결처럼 다가오는

해지는 서편도 애잔한 느낌입니다.

 

 증심사 내려서는 길에 만난 

정취있는 나무도 늘 반갑습니다.

 

지는 해를 등지고 서있는 세인봉의 모습도 

언제나 추억 많은 반가운 친구이고요.

 

당산나무 옆의 꽁보리밥 집의 추억도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추억입니다.

 

 무등산에 오면 늘 행복해집니다.

살갑고 정겨운 추억이 많아서겠지요.

 

 증심사 입구 상가지역에 도착해서

무등산을 바라보니 부지런한 달이 일찍 떠서

오늘도 잘가라고 반겨줍니다.

 

무등산은 제가 어릴 때는

늘 큰바위 얼굴같은 존재였고

이제 오랜 세월이 흘러서는

추억을 아름답게 되씹어볼 수 있게 하는

소중한 공간이 되었네요.

 

무등산은 내 그리움의 원천이기에

가는 길은 늘 설레임이고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