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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창녕 우포늪 생명길 - 자연 생태 나들이 길

by 마음풍경 2010. 12. 29.

 

창녕 우포늪 생명

 

경남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

 

우포늪 생태관 주차장 -> 대대제방 -> (토평천 길 걷기, 약 3km 포함) -> 사지포 제방 -> 주매제방

-> 소목마을 -> 목포제방 -> 사초군락 -> 주차장(11km, 3시간 30분 소요)

 

 

우포늪은 우포늪, 목포늪, 사지포, 쪽지벌 등으로 이루어진 70여만평에 이르는 천연 늪지대로

늪속에는 희귀동식물이 서식하며 동식물의 천국을 이루고 있는

원시적 저층늪을 그대로 간직한 마지막 자연늪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우포늪 둘레길을 한바퀴 걷기위해

창녕군에서 서쪽으로 약 10km 떨어진 우포늪 생태관에 도착했습니다.

 

우포늪 생명길은 생태관에서 시작해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우포늪을 반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도는 코스이지요.

 

첫번째 갈림길에서 오른편 대대제방 방향으로 길을 이어갑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제법 따뜻한 기온이었는데

성탄절 이브인 오늘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인해

바람도 불고 춥지만 하늘은 참 높고 푸릅니다.

 

우포늪의 여러 탐방 코스가 지도상에 안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안내도에는 제가 오늘 걷는 "우포늪 생명길"이 제대로 표시가 되지는 않았네요.

여튼 탐방 길 이정표도 과거에 설치한 것과 새롭게 설치한 것이 서로 달라 조금 어수선하고

길을 걷다 만나는 코스 안내도도 여러가지 형태로 되어 있어 하나로 종합하여 통일되었으면 하더군요.

 

날이 추워서인지 새들도 조용하고 단지 바람소리만 세차게 들립니다.

 

특히 제방이 주변보다 높은 곳에 있는지라 바람이 무척이나 차갑지요. ㅎ

 

크리스마스 이브날 세찬 겨울 바람을 맞으며 길을 걷는 모습을 본다면 이해하지 못할 분들도 많겠지요.

무슨 고생이냐고요. ㅎㅎ

 

하지만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일라도 그곳에는 내가 걸어야할 좋은 길이 있다는 생각에

매서운 추위의 힘듬보다는 새로운 길을 만나는 기쁨이 훨씬 큰것 같습니다. ㅎㅎ

 

 

 주변이 온통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가득하기에

걸으면서 더워지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훈훈한 느낌이고요.

 

저 매력적인 하늘과 구름 그리고 바람과 푸석한 억새의 풍경마저

이 시간만큼은 저 혼자만의 것인것 같습니다.

 

 

겨울 추위에 얼어버린 호수의 서늘한 풍경이 마치

외국의 겨울 호수를 보는 느낌이 드네요.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화왕산 능선과 너른 들판의 모습도 차분하게 바라보입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길에는 그리움이 가득 배여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터벅 터벅 카메라를 메고 걷다보면 대상없는 막연한 보고픔이 느껴지니요.

 

저 철새들은 어디로 날아가는 걸까요.

 

잠시동안 고개를 들어 새들의 비상하는 모습을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며 생각해 봅니다.

만일 나에게 날개가 있다면 날아서 어디를 갈것인가를

 

늪지는 모든 생명체의 보고이겠지요.

멀리서 보면 정적인 느낌이지만 저 세계속에는 무수한 생명체가 살아 움직이니요.

 

날이 춥지만 않다면 이곳에 앉아 새들의 모습도 보고 새 소리도 차분하게 듣고 싶네요.

 

대대제방 길을 걷다 왼편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어 내려서 보니

하늘의 풍경이 색다르게 보입니다.

 

늪지와 눈의 높이를 맞추고 바라보니 훨씬 멋진 모습으로 다가오고요.

 

시각의 작은 변화이지만 전혀 새로운 풍경을 만나게 되는 신비로움이 있습니다.

 

근데 대대제방을 내려서서 만난 삼거리의 이곳 이정표가 조금 혼란을 주더군요.

당초 대대제방을 지나면 사지포제방이 나온다고 알고 왔는데

사지포는 오른편으로 되어 있고 왼편으로는 바로 주매제방이 나온다고 하니요.

 

하여 혹 사지포 제방을 지나지 않고 짧게 도는 것은 아닌가 해서

다시 길을 되돌아 나가 토평천 제방을 따라 길을 더 걸어봅니다.

 

저멀리 창녕 화왕산 능선의 모습도 한눈에 바라보이고

아이폰의 라디오 어플을 통해 들리는 아이유의 옛사랑 노래도 함께 흥얼 거리며 걷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라디오에서 이문세가 그러더군요. 이 노래를 본인보다 더 잘 부르는 가수가 지금까지 없었는데 아이유는 나보다 더 잘부른다고요.

여튼 아이유는 가수답지 않는 아이돌 가수들이 많은 요즘 시대에 참 신선한 공기와도 같은 가수이지요.

 

ㅎㅎ 무작정 이 제방 길을 계속 갈 수는 없어 중간에 왼편으로 빠지는 길이 있어

그 길로 휘돌아 걷습니다.

 

뒤돌아 본 제방의 햇살 풍경도 참 매력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이제 제방 건너편 토평천 옆길을 따라 걷습니다.

 

조금전 지나온 제방도 바라보입니다.

그나저나 살얼음의 풍경을 보는 것도 올 겨울 들어 처음인것 같습니다.

 

여튼 이 길도 강을 따라 걷는 참 한적하고 아름다운 길입니다.

ㅎㅎ 이곳으로 안왔으면 후회할뻔 했네요.

 

조금전 들렸다 되돌아 간 길로 다시 왔습니다.

여튼 이곳 이정표는 조금 잘못된것 같습니다.

차라리 주메재방 대신에 사지포 제방이라 했으면 길에 대한 혼란이 없었을 텐데요.

 

무척 추운날인데도 철새들은 어디로 향하는지 분주하네요.  

새의 날개짓하는 모습은 참 멋지지요.

 

사지포 제방에 올라 건너편 사지포를 바라봅니다.

 

물론 시간이 된다면 이곳 사지포 둘레로 길을 크게 이어가도 좋겠지요.  

 

사지포 제방에 자전거 반환점 표시가 있습니다.

물론 우포늪 둘레 길은 걷기뿐만 아니라 자전거 코스도 마련이 되어 있고요.

 

사지포 제방이 끝나는 곳에서 오른편 마을쪽으로 가지않고 

산 방향으로 직진하면 참 멋진 나무가 반겨주는 조망처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우포늪의 풍경이 참 시원합니다.

 

마치 우포늪의 전체 모습을 한눈에 보는 것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고요.

 

멋진 풍경을 보고 작은 능선을 넘어가니

다시 원래 길과 합류하여 잠시동안 숲길을 걷습니다.

 

그리고 주매제방 길을 만나게 되네요.

 

여러 제방 길 중에서 가장 우포늪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이지요.

 

안개 피어오르는 새벽에 이곳에서 사진 촬영이 많아서인지

사진 연출에 쓰이는 것 같은 배도 있는것 같습니다.

 

해가 뜨는 시간에도 참 멋진 풍경이 만들어질것 같고요.

 

 

 또한 해가 지는 시간에도 아름다운 사진이 만들어 질 수 있는 장소인것 같습니다.

 

물론 우포늪의 멋진 풍경을 사진에 담기위해서는 기다림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저는 이처럼 길을 걸으며 우연하게 만나게 되는 풍경이 좋습니다.

스쳐지나가는 작은 인연처럼...

 

주매제방 끝에 안내도와 화장실이 있습니다.

 

그리고 소목마을 방향으로 길을 계속 이어갑니다.

 

 

 길을 걷는데 멀리 화왕산이 병풍처럼 펼쳐집니다.

우포늪이 더욱 아름다운 것은 저 멀리 바라보이는 화왕산의 풍경이 함께 어우러지는 것은 아닐까요.

 

소목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붕어 엑기스를 판매하는 곳이 많더군요.

 

이제 기존에 걸었던 길과는 다르게

소목마을부터 목포 제방까지는 매력적인 산길과 숲길이 이어집니다.

 

평탄한 제방길만 걷다가

그다지 힘들지 않는 오르막과 내리막 길이 있는 산 능선 길이 있으니 지루하지도 않고 참 좋습니다.

 

숲 능선을 넘어서니 목포제방길이 보입니다.

 

모든 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질텐데

바라보이는 작은 오솔길로도 마음이 가네요.

 

목포 제방의 건너편은 목포 늪지대이지요.

 

목포제방을 지나 왼편 길로 내려서니 마음 아늑한 풍경이 다가오네요.

 

이제 사초군락지대를 지나려면 이곳에서 왼편으로 길을 빠져 나가야 합니다.

 

이곳 징검다리를 건너면 사초군락 지대이지요.

 

이곳은 흙과 물과 나무 그리고 여러 생명체들이 어우러져 사는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걷는 발걸음 발걸음 하나 하나가 다 조심스럽습니다.

 

물론 이곳은 물의 수위가 상승하면 지나갈 수 없는 늪지대고요.

 

하여 물이 많은 계절에는 사전에 건널 수 있는지 알아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길을 걷지 못한다면 아주 먼 길을 돌아가야 하기에 원점회귀로 돌기에는 큰 부담일것 같네요.

 

다행히 겨울이라 물이 없어서인지 사초군락지를 무사히 빠져나왔습니다.

 

서늘한 바람이 부는 호수가를 걸으며

오늘도 시 한편 옮겨봅니다.

 

얼어붙은 연못을 걷는다

이쯤엔 수련이 있었다

이 아래는 메기가 숨던 까막돌이 있었다

어떤 데는 쩍쩍 짜개지는 소리

사랑이 깊어가듯

 

 

창포가 허리를 다 꺾었다

여름내 이 돌에 앉아 비춰보던 내

어깨 무릎 팔, 모두 창포와 같이 얼었다

그도 이 앞에서 뭔가를 비춰보던데 흔적 없다

열나흘 달이 다니러 와도 냉랭히

모두 말이 없다

 

 

연못에 꿍꿍 발 굴러가며

어찌하면 나에게도 이렇게

누군가 들어와 서성이려나

"이쯤은 내가 있던 자리"

"이쯤은 그 별이 오던 자리"

하여

 

              - 장석남 시인의 겨울 연못 -

 

 

이제 우포늪을 빠져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전망대로 올라봅니다.

 

이곳에 올라 오늘 걸으며 만났던 풍경들을 되집어 보네요.

 

개발이라는 이름하에 사라져가는 다른 지역의 늪지와는 다르게

이곳은 주변이 산으로 둘러쌓여있어 원시적인 늪지가 그대로 보존이 될 수 있었다고 하던데

이대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모습으로 남길 바래봅니다.

 

전망대를 나서는데 화왕산 능선이 눈앞에 성금 다가오네요.

능선 주변에는 아직 노란 억새의 모습도 남아있고요.

 

전망대에서 다시 계단길로 되돌아가지 않고

편안한 산길을 따라 가는 길이 있더군요.

 

이 산 길을 잠시 걷고나니 처음 걷기를 시작한 생태관 옆쪽으로 내려서게됩니다.

창념 우포늪 생명길은 호수와 늪지 그리고 제방길과 산길 등이 골고루 섞여 있는

하루 코스로 걷기에 아주 매력적인 자연 생태 나들이 길인것 같습니다.

특히 야생화 피는 봄에 오거나 혹은 억새 살랑거리는 늦가을에 오면 가장 좋은 길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늘도 파랗고 호수도 파란 추운 겨울날 걸어서인지 내 마음 한구석에 서늘한 푸르름이 스며들었나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