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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전북 진안 마이산 능선 길 - 아스라한 조망 풍경

by 마음풍경 2010. 12. 13.

 

마이산 능선길

 

 

전북 진안군 진안읍 마령면

 

 

마이산 남부 주차장 ~ 고금당 입구 ~ 비룡대(전망대) ~ 삿갓봉 입구 ~ 봉두봉 ~ 탑사 ~ 마이산 남부 주차장 

(약 6km, 2시간 30분 소요)

 

마이산은 말의 귀 모양을 한 2개의 기암 봉우리와 신비의 탑사로 널리 알려진 산으로

일반적으로 등산을 하는 사람이 아니면 산 능선길을 걷기보다는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그리고 탑사만을 구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오늘은 합미산성에서 광대봉을 거치는 마이산 종주 능선 코스는 아니지만

남부 주차장에서 시작해서 고금당 능선으로 올라 아침 햇살에 아스라한 마이산의 풍경을

조금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길을 택했습니다.

 

토요일인데도 겨울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고

그저 쓸쓸함만을 발길에 담고 안내소에서 걷기를 시작합니다.

 

매표소에서 입장료 2천원을 내고 조금 걸으니

왼편으로 고금당으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오르는 길에 바라보는 주변 마이산 능선은 기존 산과는 다른 독특함이 있습니다.

 

제법 가파른 길이지만 수북수북쌓인 낙엽길을 걷는 발걸음이 참 편안합니다.

 

고금당 갈림길 능선에 올라서니 가벼운 몸으로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의 반겨줌이 있어

걷는 발걸음도 참 가볍습니다.

 

고금당을 들리지않고 바로 오른편 방향으로 능선을 이어가니 쇠난간 길도 나옵니다.

 

쇠난간을 잡고 올라서니 오늘 첫 시원한 조망을 만납니다.

아스라한 마이산 주변 풍경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진안은 고원지대라 그런지 멀리 바라보이는 산의 높이가 보통 천미터가 넘지요.

 

건너편으로는 익산-장수간 고속도로 모습도 보입니다.

 

 발아래로는 차를 세워둔  주차장도 보이고요.

 

 

 

다시 숲길이 이어지는 능선길을 걷습니다.

산길을 걷는다 해도 산행과 걷기의 차이중 하나는 마음의 여유인것 같습니다.

 

빠르게 정상을 오른다는 생각을 버리고 현재 이 길을 걷는 순간에 충실한다는 것이고요.

 

사람이 사는 이치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재보다는 미래의 꿈을 위해 때론 현재를 희생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미래의 아름다운 소망이나 꿈의 성취도 중요하지만

지금 이순간 순간의 행복 또한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미래의 꿈보다는 현재의 이 순간 순간이 더 중요하다 생각하고

산길을 걸을 때도 보통 길을 걷는 가벼운 마음으로 자연을 대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만나는 자연의 풍경은 더욱 아늑하고 편하게 다가옵니다.

 

멋진 풍경에 빠져서 걷다보니 어느새 전망대 정자가 있는 비룡대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차갑게 부는 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주변 풍경은

참 담담하면서도 서늘한 가슴에 자연스레 스며드는 감동이 있습니다.

 

우뚝 솟아있는 암 마이봉(685m)과 그 뒤로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는 숫마이봉(678m) 풍경이 정겹고요.

암마이봉이 숫마이봉에 비해 키가 조금 크네요. ㅎㅎ

 

 마이봉 아래 서 있으면 이처럼 아름답고 황홀한 풍경을 보지는 못하겠지요.

늘 정답을 알 수 없는 인연의 거리를 생각해 봅니다.

 

 이제 철 계단을 따라 조망대에 올라봅니다.

 

이곳 전망대는 뽀족한 돌 봉우리 위에 서있는 느낌이 듭니다.

 

숫마이봉이 암마이봉에 가리기는 하지만 가까이서 마이산을 바라볼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조망지인것 같고요.

 

조금전 서있었던 바위 능선의 모습은 마치 전북 변산에 있는 쇠뿔바위봉의 풍경을 닮은 것 같습니다.

  

 이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오늘도 도상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해 봅니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서 인지 커피의 따스함이 더하더군요.

 

우뚝한 암마이봉의 오른편으로 봉두봉 능선과 왼편의 삿갓봉 능선이

마치 좌우의 날개처럼 펼쳐집니다.

 

맑은 하늘은 아니지만 참 아늑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아스라한 풍경을 뒤로하고 다시 능선 길을 걷습니다.  

바위와 함께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소나무의 모습에서

삶의 애틋함을 느껴보네요.

 

삿갓봉 입구를 지나 봉두봉쪽 능선으로 오니 저멀리

지나온 전망대 능선 풍경이 보입니다.

 

정말 이곳에서 보니 뽀죡한 봉우리 위에 아슬하게 정자가 서있는 모습이지요.

 

 탑사로 가는 길과 북부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삼거리를 지납니다.

 

 이제 하늘이 맑게 개여가는 것 같습니다.

비룡대 정자도 더욱 밝은 느낌으로 다가오고요.

 

삿갓봉 풍경도 한폭의 맑은 그림처럼 바라보입니다.

 

ㅎㅎ 이렇게 보니 삿갓봉과 비룡대 정자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것 같지요.

 

  봉두봉(540m) 제 2 쉼터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편하게 바라보이는 조망 또한 참 좋네요.

정말 이곳은 내변산의 풍경과 참 많이 닮아보입니다.

 

발아래로 탑영제 저수지도 보입니다.

나중에 탑사를 거쳐서 저 저수지 옆 길로 걸어가겠지요.

 

비룡대 전망대 아래쪽을 보니 자연적인지 아님 인공적으로 만든건지는 모르지만 굴 형태의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산그리메마저도 감미롭고 아스라한 마이산 능선길입니다.

 

여튼 이곳 마이산 능선 길은 힘들거나 긴 거리가 아니기에

천천히 주변 풍광을 음미하면서 걷기에 참 좋은 코스라 생각합니다.

 

봉두봉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탑사 방향으로 내려서는데 암마이봉이 어느새 내 곁에 우뚝 서있습니다.

 

마치 콘크리트를 버무려서 만들어 놓은 것 같은 우리나라 산에서는 보기 드문 참 멋진 봉우리입니다.

 

아주 오랜 옛날 이곳이 호수였다가 지각 변동으로 인해 솟아나서

이처럼 거대한 봉우리가 형성이 되었다고 하고요.

 

과거에는 암마이봉 정상까지 등산이 가능했는데 2014년까지 자연 휴식년제이네요.

 

이제 아름다운 조망 풍경은 뒤로하고 탑사로 발길을 향합니다.

 

 마이산 탑사는 신비의 사찰로 불리는데

그 이유가 이갑용 처사가 10년에 걸쳐 쌓아올린 80여기의 신비로운 돌탑이겠지요.

 

쓰러질듯 보이는 데 쓰러지지 않는 돌탑의 풍경이 애사롭지 않습니다.

 

 그나저나 오후에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을 들릴 예정이었는데

오늘은 섬진강 발원지를 두군데나 들리게 됩니다. ㅎㅎ

마이산에서는 왜 이곳을 섬진강의 발원지라고 했는지 모르겠네요.

 

발원지가 어디면 어떻겠습니까.

그보다는 그 옆으로 바위와 함께 자라고 있는 나무들의 모습에 더욱 눈길이 가더군요.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사는 모습의 애틋함이 느껴집니다.

 

 

탑사를 나서서 다시 남부 주차장 방향으로 길을 걷는데

겨울 풍경이 잔잔히 스며있는 작은 호수를 만납니다.  

 

이곳 탑영제에서 바라보면 마이산 풍경이 병풍처럼 펼쳐집니다.

 

갈대 살랑거리는 잔잔한 호수너머 가운데에 봉두봉이 있으며 그 좌우로 마이봉들이 살짝 모습을 보이고요.

 

제방을 나서는데 잔설 사이로 보라색 예쁜 꽃이 피었네요.

추운겨울에도 생명은 숨을 쉬고 꽃을 피우는가 봅니다.

 

 

 약 6km의 짧은 거리를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었습니다.

화려한 봄이나 가을이 아닌 정갈한 겨울에 걸어서 일까요.

싸하게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과 함께

마이산 능선에서 바라보는 풍경의 아스라한 느낌이 마음에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