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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대전둘레 12구간 - 뿌리공원에서 유등천으로 이어걷다.

by 마음풍경 2011. 3. 28.

 

2011. 3. 26(토)

 

대전둘레산길잇기 12구간 일부 및 유등천변길

(보문산에서 뿌리공원까지, 그리고 안영교부터 시청까지)

약 17km, 5시간 30분(휴식 포함)

 

작년 2월에 대둘 4구간을 걷고 1년이 넘어서 다시 대전둘레 길을 찾아봅니다. 

작년에는 주로 대청호 주변의 대청호반길을 걷느라 대둘 길을 찾지 못했네요.

 

특히 올해는 12구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반대 코스로 걸어보기로 계획을 합니다.

다만 여러번 걸어본 대둘 길이라 코스마다 조금씩 길을 달리해서 걸어보고자 합니다.

하여 오늘은 그 첫번째로 보문산 시루봉에서 뿌리공원까지만 12구간을 걷고

뿌리공원에서는 유등천변 길을 따라 시청까지 가기로 합니다.

 

오랜만에 와도 눈에 익숙한 보문산 청년광장 입구입니다.

 

청년광장 입구에서 고촉사를 거쳐 시루봉 정자까지는 상당히 가파른 길이지요.

천천히 걷는 발걸음을 따라 아침 햇살이 능선너머로 비추네요.

 

고촉사 가는 길에 암벽 바위가 거대하게 있는데

과거에는 보지못한듯한 낯설음이 있네요.

 

그나저나 오늘 하늘은 참 맑고 푸르지요.

최근에 안개가 자주끼여 이처럼 맑은 날을 보기가 쉽지 않았는데요.

 

몇일전 눈과 비가 와서인지 길 주변에 잔설이 남아있습니다.

3월도 이제 끝으로 가고있는데 올 봄은 참 더디게 오는것 같습니다.

 

시루봉 정자에 도착했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등산객들이 무척이나 많더군요.

과거 대둘길을 걸을때만해도 그리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사방 풍경이 한눈에 가득 가득 펼쳐집니다.

 

카메라에는 다 담을 수는 없었지만

대둘의 전 구간 능선이 전부 보이더군요.

 

저멀리 서대산도 반가운 얼굴로 바라보입니다.

 

오늘은 하늘의 가벼움처럼 내 마음도 가볍고 발걸음도 또한 가볍습니다.

또한 무거운 SLR 카메라 대신에 작은 카메라를 가져가기에 배낭도 가볍고요. ㅎㅎ

 

시루봉부터는 뿌리공원까지는 주로 내리막길인지라

잠시 걸어온 것 같은데 벌써 시루봉이 저 멀리 보이네요.

 

올 봄은 여느해보다 조금 늦는 것 같습니다.

보통 3월 말경이면 꽃들도 보일텐데 아직 산에서 꽃을 보기가 쉽지가 않네요.

 

국사봉 정상을 지나갑니다.

 

하늘은 여전히 맑고 푸른 모습으로 바라보입니다.

 

길 또한 걷기에 참 편안한 길만 이어지고요.

 

머지않아 지난 가을에 내린 낙엽 사이에서 봄의 푸르른 싹들이 피어나기 시작하겠지요.

 

누가 싸리빗을 이곳에 두고 갔을까요. ㅎ

 

대전 동물원 담장 길을 따라 보문산 능선 길을 내려서니 뿌리공원에 도착하네요.

 

과거 12구간을 걸을 때는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했지요.

추운 겨울에 라면을 끓여 먹던 추억도 떠오르더군요.

 

그때는 없던 족보 박물관도 새로 생겼고요.

오래만에 이 길을 걸어서인지 그사이 변한거들도 참 많습니다.

발전은 좋은거지만 세상이 너무나 빨리 변하는 것 또한 그리 반갑지는 않네요.

저도 늙어가는가 봅니다. ㅎㅎ

 

이제 12구간을 벗어나 유등천변 길을 걷기위해 흔들 다리를 빠져나갑니다.

생각해보니 뿌리공원은 대둘 길을 걸을때만 와서인지 이 다리를 걷기는 처음인것 같습니다.

 

뿌리공원 아래 안영천변으로 나무 테크 길이 공사중이더군요.

 

물론 일부 길은 완공이 되어서 그 테크 길을 따라 천변을 걷습니다.

 

여유롭게 흘러가는 강물을 따라 걷는 느낌도 참 좋습니다.

 

길가에 막 피기시작한 할미꽃도 보고요. 

 

노란 민들레 꽃도 만났습니다.

소리없이 봄은 우리 곁에 와있었나 봅니다.

 

오늘 함께하신 대둘 몇분과 안영교 근처 식당에서 송어회로 맛난 점심을 하고

다시 안영천을 따라 길을 이어갑니다.

 

12구간과 11구간이 이어지는 이곳에 대둘 이정표가 새롭게 설치가 되었더군요.

 

과거 대둘 길때문에 걸어던 이 길을 오늘은 안영천변 길을 걷기위해 다시 이어갑니다.

 

안영천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바라보는 강의 풍경이 참 편안하게 다가오네요.

 

이제 잘 정비가 된 유등천변 길을 걷습니다.

유등천의 발원지는 금산군 복수면과 진산면의 경계에서 시작해서

대전 침산동을 지나 용문동에서 대전천과 합류하며 서구 삼천동에서 갑천과 만나 다시 금강과 합류하게 됩니다.

대전의 3대 하천인 유등천, 대전천, 그리고 갑천은 흐르는 모양새가

사람 인자를 2개 겹쳐놓은 모양이라고 하더군요.

사람과 사람이 함께하고 이어가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오늘은 청년광장에서 시루봉 오를때만 조금 힘들었지

그 이후는 이 평화로운 느낌의 하늘 풍경처럼 계속 편안한 길만 걷게됩니다.

 

호남선 철교 밑도 지나고 복수교, 유등교, 태평교, 가장교 등 수많은 다리를 지나갑니다.

서울 한강만 다리가 많을 줄 알았는데 유등천에도 지나는 다리가 참 많네요.

 

해를 등지고 강물 흐르는 방향을 따라 걸어서인지 마음도 강물을 따라 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강가에 홀로서있는 나무가 참 매력적으로 보이네요.

유등천은 버드나무가 냇가에 많아서 버드내 혹은 유천이라고도 불리었다고 합니다.

 

 

 강물과 편안한 길 그리고 나무와 하늘..

모든게 참 조화롭고요.

 

당초 이곳 수침교까지만 걸으려 했었는데

길이 풍경이 너무나 좋아서 내친김에 유등천변을 더 걸어 시청까지 가기로 합니다.

 

늦가을에 걸었으면 더욱 황홀할것 같은 갈대숲길도 걷습니다.

 

오늘은 하늘이 너무 맑아서인지 주변에 바라보이는 능선들이 참 멋진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평소에 늘 보던 계족산 능선도 오늘은 너무나 매력적인 새로운 산으로 바라보이니요.

 

강가의 나무, 푸른 하늘과 구름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는 바람 한점.

 자연의 소중함을 가득 느끼는 시간입니다.

 

세상 때에 찌들어 늘 무겁고 늘 복잡하기만 한 마음이었는데

오늘 하루 종일 이처럼 멋진 풍경만을 봐서인지

마음이 참 평화로워집니다.

 

아파트만이 서로 키 자랑을 하고 있는 도시에

이처럼 강이 없고 나무가 없다면 얼마나 삭막할지요.

 

이제 시청을 가려면 이 징검다리를 건너야 하겠네요.

 

지그재그로 이어진 돌다리를 따라 껑충껑충 토끼가 되어 뛰어봅니다. ㅎㅎ

 

아쉽지만 이제 이곳 용문교에서 유등천변 길 걷기를 마무리하고

시청으로 가야 할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아름다운 풍경 하나

눈에 담아봅니다.

천변을 벗어나니 공기도 탁하고 차의 소음도 시끄럽네요.

여튼 오늘의 걷기 종점인 시청에 도착합니다.

 

근데 이곳에 과거에 보지못했던 도로원표가 있더군요.

대전이 아무래도 국토의 중심이기에 이런 시설이 설치가 된거겠지요.

 

대전둘레길과 대전 하천길을 연결하여 걸어본 길도 참 다양한 느낌으로 좋네요.

다음번에는 갑천을 따라 11구간을 연계해서 걸어봐야겠습니다.

가까운곳에 좋은 산길과 하천길이 있어 참 고맙고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