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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 마실길 3-1구간 : 아홉 구비 돌아가는 길

by 마음풍경 2011. 5. 3.

 

변산 마실길 3구간(문화재 길)

3-1 코스(아홉구비 돌아가는 길)

 

 

갯벌 체험장 ~ 쌍계재 ~ 마동방조제 ~ 작당 마을 ~ 왕포 마을

(실거리 6.7km, 3시간 소요)

 

 

 3-1코스의 시작은 산길로 시작합니다. 물론 이 길도 과거 군 초소길이지요.

영덕 블루로드도 그렇고 최근들어 해안으로 길을 만들 때 과거 군 도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참 아늑한 소나무 숲길입니다.

이런 길을 걷는 것 만으로도 지친 영혼이 잠시 쉬는 시간이 되겠지요.

 

쉼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다 보니

문득 신문에서 본 글이 생각이 나 옮겨봅니다.

 

"쉼은 우리의 영혼을 맑게 하는 행위이며 방황은 삶의 면역력을 키우는 시간이다.

자신의 영혼을 깨우는 일은 방황과 사색을 통해 이루어진다."

 

 

잘사는 삶의 왕도는 없을겁니다.

때론 그저 쉬는 것 그리고 또 때론 방황의 시간도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길이 되겠지요.

 

바다너머 모항 등대가 외롭게 바라보입니다.

하긴 등대는 어둔 밤에 빛을 밝혀주는 존재이지만

그러하기에 어찌보면 자신은 늘 외로운 모습인지도 모르겠네요.

 

다시 바다를 벗어나 조용한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과거 군사 시설이 이제는 평화의 길이 된것 같네요.

한반도 땅에도 완전한 평화가 와야할텐데

그날이 언제올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으로부터 상처받은 사람을 치유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무조건 공감하고 지지해주는 '엄마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연속 길을 걷다보면 자연이 바로 그 엄마가 아닌가 합니다.

자연속에 머물고 있으면 저는 세상에서 제일 자신감이 넘치는 존재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경쟁의 상대만이 되는 각박한 사회에서

누군가 자신을 지지하고 공감해주는 존재가 있어

묵묵히 바라봐준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고 힘이 되지요.

 

자연은 늘 저에게 그런 고맙고 감사한 존재입니다.

아홉구비 돌고 돌아 쌍계재를 넘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걷는데

참 멋진 조릿대 숲길이 나타납니다.

 

바다로 이어지는 느낌이 드는 아주 멋진 숲길입니다.

정말 생각지도 않았던 보물같은 길이 숨겨져 있었네요.

 

해안의 아름다운 조망을 따라 이어지는 숲길입니다.

 

조릿대 터널을 지나가는 느낌이 언젠가 거제 지심도의 동백 터널을 지날 때의 느낌이 들더군요.

 

너무나 아름다운 길이기에

그 길을 바로 지나가는 것이 아까워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걷고픈 그런 길입니다.

  

 이 멋진 숲길을 빠져나가면 어떤 멋진 풍경이 저를 반겨줄 지 기대가 됩니다.

아쉬움과 설레임 그리고 기대가 교차하는 시간입니다.

 

 역시 기대한대로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이 저를 반겨줍니다. 

하늘도 어느새 맑게 개였고요.

 

바다 너머 고창 선운산이 바라보입니다.

 

시원한 바람을 따라 너른 갯벌과 바다 풍경이 어우러집니다.

 

ㅎㅎ 아쉬움을 아는지 조릿대 숲길은 아직 끝나지 않고 좀 더 이어지네요.

 

마동 방조제 너머 작당 마을도 보이고 3-1구간의 종점인 왕포 마을도 저 멀리 보입니다.

 

연두빛 색이 가득한 봄의 한가운데 서있는 기분이 드네요.

 

숲속에 머물다가 바다로 이어지는 길이기에 더욱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마동 방조제에 도착했습니다.

 

갯벌 체험장에서 벌써 3.5km를 왔네요.

 

변산 마실길의 이정표가 되는 곳에는 자세한 지명 안내판이 있어 발걸음을 잠시 쉬면서 읽어보네요.

 

갯벌과 바다너머 선운산이 넉넉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과거 고창 질마재길을 걸으며 반대편 바다에서 이곳을 바라본 기억이 떠오르네요.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482)

 

아늑한 숲길과 시원한 바닷길이 이어지는 마음에 꼭 드는 길이 이어집니다.

 

언덕위의 멋진 집과 유채꽃의 조화로움도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되지요.

 

검은 무채색의 갯벌과 화사한 유채꽃의 어울림도 좋고요.

 

ㅎㅎ 걷는 길에 절대감속이라니요.

 

해안길을 이어가다보니 작당 마을에 도착합니다.

마을의 이름처럼 까치와의 인연이 있는 마을이네요.

 

작당 마을 앞 바다는 칠산 어장으로

성어기에는 고깃배가 밤이 되면 켜놓은 불빛들이 꽃밭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해안 풍경이 아름다워 많은 시인 묵객들이 이 마을을 찾는다고 합니다.

 

이제 작당 마을을 빠져나와 3-1구간의 마지막 마을인 왕포 마을을 가기위해

시원하게 이어지는 왕포 방조제 길을 걷습니다.  

 

서해안의 바다는 남해나 동해와는 또다른 느낌이 있지요.

아마도 썰물과 밀물에 의한 변화무쌍한 갯벌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봄철 조기떼가 남태평양을 거슬러 칠산어장에 도착하면

전국의 조기배가 이곳으로 몰려들어 성시를 이루었다고 하네요.

 

그나저나 새만금 방조제로 인해 이곳 변산 앞바다도 적잖은 피해가 있다고 하는데

최근 들어서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이곳 마을은 서해안 일대에서 고기 많기로는 왕중의 왕이라해서 왕포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합니다.

 

변산마실길3-1 구간을 약 6.7km 걸었는데 3시간이 소요가 되었네요.

아마도 길이 너무나 좋아서 천천히 걸었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리고 당초 마실길 안내 책자에 보면 11km라고 되어있는데

제가 걸어본 거리도 그렇고 안내판에 나와있는 거리도 그렇고 책자에 나온 거리는 잘못된 것 같습니다.

또한 책자에는 갯벌체험장에서 곰소염전까지의 3구간 전체도 23km라고 나와있는데

이곳 이정표를 합산해보면 12.9km가 나옵니다.

아무래도 변산마실길 안내 책자가 잘못된것 같네요.

 

물론 거리의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은 아닐겁니다.

그 길이 얼마나 마음을 사로잡는 느낌이 많은가가 더욱 중요하겠지요.

그나저나 적당한 곳에 하루 지친 몸을 쉴 곳이 보입니다.

조금 오래된 건물이라 시설은 아주 좋지는 않지만

관광공사가 지정한 굿스테이 숙박 시설이며 바로 앞에 바다 풍경이 참 아름답네요.

 

변산 마실길 3-1구간은 지금까지 걸어본 마실길 구간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이 느껴지는 길인것 같습니다.

물론 채석강, 적벽강 등 멋진 해안 절경이 있는 구간도 멋진 길이지만

걷는 길의 의미만을 따진다면 저는 3-1 구간을 가장 추천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