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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길 이야기

[내가 사는 동네 올레길 ⑭] 유성 도서관 가는 길

by 마음풍경 2011. 8. 29.

 

내가 사는 동네 올레길 14 번째

[유성 도서관길]

 

집 ~ 천문대 입구 ~ 화폐박물관 입구 ~ 유성 도서관 왕복(약 7km, 2시간 소요)

 

지난 주까지만 해도 가을 기후가 느껴지는 것 같더니

오늘은 다시 여름이 되돌아 온것 같이 조금은 덥습니다.

하긴 아직 8월이니 여름이 다지나간 것은 아니지요.

올 여름은 비도 무척이나 많이 와서 가을 과실의 알찬 수확을 위해서는

여름 햇살이 아직은 더욱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집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않은 유성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길을 나서봅니다.

일명 '도서관 가는 길'이네요.

 

아파트 입구 화단에 화사한 색의 꽃들이 형형색색 피어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맑게 개인 하늘은 가을 느낌이 물씬하네요.

 

6월도 아니고 가을로 접어드는데 한화연구소 담장에는 장미가 피어있습니다.

비록 6월 장미처럼 풍성한 모습은 아니지만 꽃은 늘 반갑게 다가오지요.

 

대덕 사이언스 길 이정표가 있는 시민 천문대 입구도 지납니다.

 

우아~ 은행 열매들이 마치 청포도처럼 가지마다 주렁 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늘상 산책삼아 걷는 길이지만 언제 걸어도 참 좋은 나무 터널 길이지요.

 

참 시원한 하늘을 배경으로 에너지기술연구소의 커다란 바람개비도 보입니다.

 

이 지천은 탄동천으로 갑천으로 이어지지요.

풀숲 사이로 흘러가는 천의 모습이 참 평화로워 보입니다.

 

하늘에 떠 있는 저 구름처럼 자연은 그대로 놔두는게 가장 아름답습니다.

자연스럽기에 자연이겠지요.

 

원자력안전기술원 담을 따라 길을 이어갑니다.

 

대덕 사이언스 길 2코스를 안내하는 이정표를 다시 만났습니다.

제가 대덕 사이언스 길을 걷고 난후 공식적으로 오픈이 되었던데

언제 다시 한번 걸어봐야 겠네요.

 

그리고 저 멀리 오늘 걷기의 목적지인 유성 도서관이 보입니다.

 

대전과학관 자기부상 열차 궤도 아래에도 공사가 한참입니다.

지난번 내린 많은 비로 인해 공사한 부분이 유실이 된것 같던데

왠지 4대강의 축소판을 보는 느낌이네요.

착공은 있으나 완공은 영원히 없는...

 

대덕 사이언스 길때문에 만들어진 원두막도 지납니다.

 

탄동천은 군사교육시설이 있는 자운대의 금병산에서 발원한 내천이지요.

 

집에서 약 3.5km를 걸어서 유성도서관에 도착했습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시도 아니고 구 단위에 있는 도서관으로는 작지 않은 규모인것 같네요.

 

1층에 있는 종합열람실에서 도서 대출카드도 만들고 빌려갈 책도 찾아봅니다.

 

읽어보고 싶은 책을 몇권 빌리고 나서 3층에 있는 북 카페로 올라가 봅니다.

 

북카페라고 해서 커피 등은 판매하지는 않고 다만 카페같은 분위기의 오픈된 작은 공간입니다.

물론 근처에 있는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 뽑아서 이곳에서 마실 수는 있지요.

 

이곳이 옥상이기에 멀리 한빛탑도 보이네요.

 

조금 낡아있는 모습이지만 그래도 테이블이 있어 사람들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역할은 되는 것 같습니다.

 

멀리 계룡산 능선도 보이기에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다가 잠시 머리를 식힐 수도 있고요.

 

제가 여행과 나무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오늘 빌려가는 책도 그런 주제네요.

 

유성도서관을 나서는데 이쁜 색감의 패랭이 꽃을 만났습니다.

여름이라고해서 꽃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요.

어쩌면 다른 계절보다 힘들고 치열한 시간을 보내야 하기에

꽃의 색감이 더욱 진하고 화려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가는 길이 서쪽 방향으로 가는거라 햇빛을 정면으로 볼줄 알았는데

구름이 끼여서 다행이네요. ㅎㅎ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가지만 그래도 천을 사이에 두고 다른 길로 갑니다.

 

이곳 화폐박물관 옆 길은 봄이면 벚꽃 풍경으로 무척이나 황홀하고 매력적인 곳이지요.

 

벌써 길에 낙엽이 떨어지는 걸 보니 가을의 느낌이 배여드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탄동천은 수량이 풍부한 천이 아닌데 벌써부터 오염물질이 퇴적된 모습을 보니

습지 풀을 다 없애버린 하천 정비 공사로 인해 더욱 수질이 나빠지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네요.

 

인간의 눈에는 깔끔하게 정비된 모습이 보기 좋을지는 몰라도

이처럼 물과 풀 그리고 여기에 보금자리를 만들어 사는 동물들이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더욱 자연스럽지 않는지요.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는데

오늘 제가 걸어본 길에도 제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풍경들이 있더군요.

그래서 길을 한걸음 내딛을 때 마다 책을 한페이지씩 넘기는 느낌이 드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