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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철원 도피안사와 노동당사

by 마음풍경 2011. 11. 15.


도피안사와 노동당사

 

 도피안사 : 강원 철원군 동송읍 관우리

노동당사 : 강원 철원군 철원읍 관전리 3-2

 

 

구철원이라 불리는 동송읍에서 87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약 4km를 가면

일반 사찰의 이름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이름의 사찰이 있습니다.

 

"도피안사(到彼岸寺)"

 

글자를 해석하자면 피안, 즉 열반의 세계에 이른다는 뜻의 사찰이 될것 같습니다.

 

도피안사는 신라 경문왕 5년인 865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아주 오래된 사찰이며

과거에는 민통선 북방에 위치해서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곳이었지요.

 

사천왕문을 들어서니 사찰이라기 보다는 아담한 암자같은 느낌입니다.

 

여름 한철 화려하게 피었던 연꽃과 연잎의 모습은 이제

갈색으로 남루해져서 사라져 가고 있네요.

 

하지만 저에게는 왠지 여름철 화려했던 모습보다는

이 애잔한 풍경이 더욱 가슴에 와닿아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보게 됩니다.

연꽃은 피어있을 때도 아름답지만 이처럼 스러질 때도 깊은 여운을 남겨주네요.

 

계단을 올라서니 대웅전 역할을 하는 대적광전이 나옵니다.

대적광전은 절의 법당 중 비로자나불을 본존으로 모시는 본당을 말합니다.

 

작은 규모의 사찰이지만 이곳에 국보와 보물 각각 1점씩이 있는 절입니다.

대적광전앞에 서있는 소박한 모습의 3층 석탑은 보물 223호로 통일신라 후기의 탑이고요.

 

그리고 대적광전내에는 국보 63호인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이 있습니다.

신라말에서 고려초에 철로 만든 불상이 크게 유행을 했는데

이 불상이 그 대표적인 불상으로 특히 좌대까지도 철로 만든 보기 드문 작품이라고 합니다.

다른 불상과는 다르게 검은 철로 되어 있어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으나

인상이 무척이나 온화하고 인자해서 그런 생각은 기우였네요.

 

당초 도선국사가 이 불상을 만들어 철원의 안양사에 모시려고 했으나

운반 도중 불상이 없어져서 찾아보니 이곳 자리에 앉아 있어 결국 이곳에 절을 세우고 불상을 모셨다고 합니다.

 

대적광전을 뒤로하고 되돌아 나오는데 정원에 좀작살나무 열매가 있어 자세히 바라봅니다.

늦은 가을에 보라색의 색감이 무척이나 곱습니다.

 

그리고 그 옆으로 분홍빛의 산수유 열매가 주렁 주렁 매달려 있네요.

산수유 나무는 봄에 노란색으로 꽃이 피는데 가을 열매는 붉게 익어가는 모습을 보니 참 오묘한 느낌이 듭니다.

 

도피안사를 나와 다시 87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약 2km를 더 가면 노동당사가 나옵니다.

 

 이 건물은  해방후 6.25전까지 북한 노동당 철원군 당사로 사용한 건물로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22호입니다.

과거 서태지와 아이들의 "발해를 꿈꾸며"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된 곳이지요.

 

아마도 무척 치열한 전투가 이곳 주변에 벌어졌을텐데

그래도 이처럼 뼈대를 유지하며 서있는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튼튼하게 지은 건물인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 민족의 분단 아픔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이처럼 아픈 모습으로 살아 남은 건지도 모르겠고요.

 

승일교에서 시작한 쇠둘레길이 이곳 노동당사를 지나가는가 봅니다.

 

 그리고 노동당사 바로 옆에 있는 민통선 군초소를 보니

더더욱 민족 분단의 아픔을 현장에서 실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이런 고생을 하지않고 남북이 화해와 통일의 문을 열고

진정 발해를 꿈꾸는 날은 언제쯤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