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역사,사찰

구례 산수유 꽃담길 - 봄을 알리는 노란 꽃의 향연

by 마음풍경 2012. 3. 27.

 

구례 산수유 꽃담길

 

 

전남 구례군 산동면

 

상관마을 주차장 ~ 동산(산수유 조형물) ~ 방호정 ~ 평촌마을 ~ 반곡마을 ~ 하위 마을 ~ 상위 마을 ~

하위 마을 ~ 반곡마을 ~ 서시천 ~ 상관마을 주차장(약 6km, 2시간 소요)

 

 

 산수유 꽃담길은 산수유 꽃으로 유명한 구례 산동마을의 봄 마중길로

돌담과 시냇물이 이어지는 노란 산수유 꽃길을 따라 새하얀 지리산 능선도 조망하며

상관마을에서 하위 마을을 거쳐 상위 마을까지 이어지는 꽃길입니다.

 

 

 봄을 알리는 꽃 중에서 샛노란 옷을 입고 화사하게 다가오는 꽃이 산수유 꽃입니다.

특히 지리산 온천이 있는 구례군 산동면의 산수유 꽃이 유명하지요.

하여 산수유의 노란 색감에 빠져보기 위해 산동면 산수유 마을로 달려갑니다.

 머리위로 지리산 성삼재가 바라다 보이는 마을이어서인지

성삼재 너머로 아침 햇살이 떠오를 때면 그 느낌이 무척이나 신비롭기도 하지요.

 

성삼재에서 만복대로 이어지는 왼편 능선도 아침 햇살에 기지개를 켜고 잠을 깨는 것 같네요.

 

아스라한 지리산 아침 능선 구경도 하고

산수유 축제가 열리는 상관 마을 주차장에서 산수유 꽃담길을 시작합니다.  

 

산수유 꽃담길은 서시천을 따라 이어지는 산수유 꽃 피는 주변 마을을 걷는 길입니다.

 

산수유 축제가 열리는 축제장 언덕에 서있는 산수유 꽃 조형물이 먼저 반겨줍니다.

 

올해는 유난히도 겨울이 더디게 가기에 다른 해 같으면 벌써 꽃이 만개가 되었을텐데

아직은 양지 바른 곳에 있는 산수유 나무에서만 활짝 핀 꽃들을 볼수가 있네요.

 

산수유 조형물을 지나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는 효행정으로 향합니다.

 

정자에 올라서니 멋진 지리산 능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주변 조망이 참 아늑하게 보입니다.

 

정자 아래쪽으로 내려서니 무동천이 흐르는 방호정이라는 정자가 있습니다.

이곳 옛 어른들이 정자에 올라 일제시대의 울분을 달래고 지역미풍양속을 가르친 곳이라고 하네요.

 

산동 마을은 산수유 마을답게 이곳 저곳을 가리지 않고 노란 산수유 꽃들이 피어있습니다.

 

방호정을 내려서니 꽃담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큼직하게 설치가 되어 있네요.

 

돌담너머 오래된 산수유 나무의 봄 꽃 정취도 가득합니다.

 

물론 고개를 뒤로 돌리면 노란 꽃들로 인해 들뜬 마음을 잠시 식혀주는 담백한 풍경도 함께 합니다.

 

 그래도 푸른 하늘과 잘 어울리는 산수유 꽃의 풍경에 시선이 고정되는 것은 어찌할 수 없습니다.

 

초봄에 만날 수 있는 노란 꽃중에 산수유와 아주 흡사한 것이 생강나무 꽃으로

색감도 모양도 아주 비슷하지만 주로 산에 피는 것이 생강나무이기에 그리 구별하네요.

물론 생강나무는 이처럼 키가 크지는 않습니다.

 

가는 길에 파릇한 보리 싹을 보며 봄이 오고 있음을 다시금 느껴봅니다.

국민학교 때 학교에서 보리 밟기에 동원되어 나간 기억도 생각나네요.

 

산수유의 꽃말은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이라고 하지요.

 

옛날 구례의 젊은이들은 사랑의 프로포즈를 할 때

노란 산수유꽃과 빨간 산수유 열매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노란색은 만남에 대한 약속이고 빨간색은 정열적인 마음을 나타내기에

딱 어울리는 사랑의 표시가 아닐까 합니다.

 

산수유의 나무껍질과 가지는 한약재로 쓰이고 열매는 강장제로 쓰이기에

산수유 나무를 키워 자식 대학도 보내고 했기에 대학 나무라고도 불렀다고 하고요.

또한 이곳 산동 지역이 우리나라 산수유 생산량의 70% 이상이고 국내 수확면적의 80%이상이라고 합니다.

또한 중국 산동성도 산수유의 주산지인데 우연하게도 구례 산동과 그 이름이 똑같네요.

 

같은 곳에 서있지만 빛의 존재 및 방향에 따라 세상의 사물이 달리보이네요.

꽃의 화사함과 수묵화와 같은 풍경이 대비가 되니 걷기에 더욱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산수유 꽃 풍경에 취해 길을 헤멜 수도 있지만

안내판이 잘 설치가 되어 있어서 그리 길을 따라 걷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산수유꽃 화사한 평촌 마을 길을 따라 걷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음교가 있는 반곡 마을 입구에 도착합니다.

밤에는 이 다리에서 멋진 조명 풍광이 펼쳐진다고 하네요.

 

잠시 서시천 너럭바위에 앉아 모닝 커피 한잔 하네요.

 

아직은 날이 추워서 인지 꽁꽁 언 얼음 모습도 만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 노란색인데

이처럼 자연과 함께 가득 느낄 수 있으니 행복감이 더욱 커지는 시간인것 같네요.

 

이런 풍경은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깨끗해 지는 기분이 듭니다.

 

 흰눈에 쌓여 있는 만복대 능선과 봄을 알리는 노란 색의 산수유의 풍경을 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노라니

이보다 더한 자연의 선물이 어디에 있을까요.

 

당초 정해진 산수유 꽃담길은 반곡마을에서 되돌아 가는 것이나

저는 상위마을까지 가보기로 하고 계속 길을 걷습니다.

 

어쩌면 산수유 꽃 풍경보다는 만복대의 모습을 좀 더 가까이서 보고픈 마음 때문인 것도 같고요.

 

간간히 바람이 세차게 불지만 하늘은 무척이나 좋습니다.

 

오르막 길을 따라 오르니 먼저 하위 마을을 지납니다.

 

그리고 계곡을 따라 하위 마을에서 상위마을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를 걷습니다.

 

다른 해 같으면 상위 마을 계곡을 따라 정말 멋진 산수유 꽃의 풍경이 이어질텐데

아래 마을 보다 해발이 높아 날이 더 추워 아직은 활짝 핀 꽃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하긴 꽃이 만개할 때 보다 막 피기 시작할 때가 삶의 에너지는 더욱 충만하겠지요.

 

산책로를 따라 원조 산수유 마을인 상위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반곡마을에서 이곳까지 약 2km를 걸어왔고요.

 

만개한 산수유 꽃 모습은 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을 기약하는 약속 하나 남기고 다시 아래 마을로 내려섭니다.

 

단 한번으로 모든 것을 다 채운다면 세상 사는 재미가 없겠지요. ㅎㅎ

때론 부족하고 아쉬워야 새로운 희망도 가슴에 담을 수 있을겁니다.

 

작년에 채 수확하지 않은 산수유 열매와 꽃이 한 나무가지에 있습니다.

그나저나 봄에 피는 꽃은 노란색인데 가을에 맺는 열매는 정 반대로 붉은 색이니 참 신기하지요.

 

하위 마을을 지나 다시 산수유 꽃담김이 이어지는 반곡 마을길로 접어듭니다.

 

반곡 마을에는 나무 테크 길을 설치하여 계곡과 산수유 꽃이 어우러지는 풍경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중에 산수유 열매가 빨갛게 익는 가을에 다시 와보고 싶네요.

노란 산수유 꽃 세상도 좋지만 단풍과 어우러지는 붉은 열매 세상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되면 만복대 가을 산행도 하고요.

 

화사한 봄 꽃 터널 길을 걷다보니

문득 몇해전 봄 박경리 토지길을 걸을 때 만났던 화개 십리 벚꽃길이 생각이 납니다.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50)

그 벚꽃 길도 너무 아름답고 화려했는데요.

 

생각해보면 짧은 한세월 살면서 참 맣은 인연을 만나고

또 많은 인연들과 이별을 하지만

자연의 눈으로 바라보면 만남도 이별도 별개의 것은 아니겠지요.

 

매 주말마다 카메라와 배낭을 메고 터벅 터벅 걸어가는 길 또한

내가 늘상 만나는 만남이자 또한 헤어짐의 반복되는 인연이지만

그 길에는 만남과 헤어짐이 떨어지지 않고 서로 이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하여 오늘 걷는 길에서 만난 작고 귀여운 노란 꽃들도 나와 그런 인연으로 이어진 것이고요.

 

오래전에 저 만복대 능선을 여러 차례 걸을 때에

오늘처럼 이렇게 산수유 꽃을 배경으로 멀리서 바라보는 만남으로 다시 그 인연이 이어질지는 몰랐겠지요.

 

길에는 만남과 헤어짐이 이어져있고 어쩌면 삶과 죽음 또한 그리 이어져있는지 모르겠네요.

여튼 자연과 함께 늘상 길을 걷다보니 내 인생 또한 그 길을 그리 닮아가는 것도 같습니다.

 

비록 만개한 화려한 산수유 꽃 풍경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 또한 소박하고 소중한 만남이자 인연이었습니다.

이 노란 길의 인연을 통해 또다른 새로운 만남의 길로 이어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