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리
구조라 보건소 ~ 삼정마을 골목벽화길 ~ 샛바람길 ~ 시리대 오솔길 ~ 언덕바꿈 공원 ~ 구조라성 ~ 수정봉 ~ 성황당 ~ 언덕바꿈 공원 ~ 삼정 마을(약 2.5km, 약 1시간 소요)
내도를 들어가는 구조라 도선장 입구 마을에는 샛바람 소리길이라는 이름의 길이 있습니다. 샛바람은 뱃사람의 은어로 동풍(東風)을 이르는 말로 봄에 부는 바람을 말한다고 하네요. 샛바람 소리길을 걷다보면 내도를 비롯한 거제 앞바다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으며 구조라 성곽 길도 걷고 시리대 무성한 숲길도 걷는 한적하고 고운 길입니다.
내도 길 걷기를 마치고 샛바람길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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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내도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내도 선착장 ~ 편백숲 ~ 세심전망대 ~ 연인길 삼거리 ~ 신선전망대 ~ 희망전망대 ~ 무궁화나무 ~ 내도 선착장(약 3km, 2시간 소요/휴식 포함) 거제 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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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도 선착장 바로 앞에 있는 구조라 보건 진료소에서 샛바람 소리길 걷기를 시작합니다.
보건소에서 마을방향으로 걸어가니 샛바람 소리길 안내판이 있습니다.
샛바람 소리길로 가기전에 먼저 삼정마을 벽화 골목길을 지나야 합니다. 요즘에는 시골길을 걷다보면 흔해진 골목 벽화 모습이지만 그래도 볼때마다 즐거운 기분을 만들어주네요.
이곳 마을 벽화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월 아트 봉사단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바닷가 마을이라 바다를 주제로 하는 그림이 많습니다.
통영의 동피랑 마을과 비슷한 느낌도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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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는 사량도 내지마을에서 만났던 벽화 골목도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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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스런 시골 돌담길과 벽화 그림이 묘한 대조를 이루네요.
벽화 담장을 따라 돌다보니 우편함 옆으로 숨어있는 샛바람 소리길 이정표를 만났습니다.
그 옆으로 샛바람 소리길과 수정봉 등산로가 안내가 되어있고요.
골목길안에 마을 당산나무가 있더군요. 보통 당산나무는 마을 입구에 있는 것이 보통인데 골목길에 있는 것이 특이합니다. 어쩌면 아주 옛날에는 이곳이 마을 입구였는지도 모르지요.
벽화에 그려진 빨간머리 앤의 그림이 참 반갑게 다가오네요.
자전거를 타고 가는 파페의 모습은 반가운 친구를 만난 것 같습니다. 파페포포의 삽화가 정감이 있어서 책도 사보곤 했었는 이 그림을 보고 있으니 이상은의 '사랑해 사랑해' 노래가 골목 가득 울려퍼지는 것 같네요.
파페포포 벽화 그림을 지나니 샛바람 소리길이 시작이 됩니다.
옛날에는 아이들이 너무 어두컴컴하고 무서워서 들어가지 못했다고 합니다. “우짜든가 둘이 드가서 댕기보이소"라는 경고문이 있는데 혼자인데 무서워서 우짜지요.
본격적인 샛바람 소리길은 뎅박동에서 언덕바꿈으로 가는 시리대 오솔길을 이야기 합니다.
시리대(조릿대)는 해안가에 자생하는 대나무로 곰방대나 활시위를 만드는데 쓰였다고 합니다. 입구부터 돌담길을 따라 아주 멋진 풍경을 만나게 되네요.
아무도 없는 시리대로 접어드니 등골이 오싹한 기분이 들 정도로 으스스합니다. 대나무 터널길이 아름답고 매혹적이라 이내 무서움은 사라지고 연신 카메라 셔터만 바쁘게 누르게 됩니다.
시리대를 사이에 두고 땅에도 길이 있고 열린 하늘에도 길이 있는 것 같네요. 비록 화려한 풍경은 아니지만 제 두눈뿐만 아니라 눈을 감아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풍경이기에 기억에 남을 사진이 될것 같습니다.
가끔씩 자연을 찍다보면 화려하거나 아름다운 풍경은 아니지만 마음으로 다가오는 풍경이 있습니다. 여튼 정말 기가막히게 매력적인 길을 이곳에서 만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전남 장흥에서 만난 상선약수마을 숲의 대나무 길도 멋진 느낌이었는데 이곳 시리대 풍경도 그에 못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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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대 길을 빠져나가니 언덕바꿈 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언덕 바꿈이라... 공원의 이름이 참 예쁘지요.
탁 트인 조망을 만나니 조금전의 그 깊고 음산한 대나무 터널길이 대비가 됩니다.
이곳에는 길을 따라 솟대가 많이 설치가 되어 있더군요.
비록 규모는 크지 않은 공원이지만 양쪽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아기자기하게 조성된 모습이 더욱 매력적인것 같네요.
빨간 우체통이 있는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문득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서 이 우체통에 넣고 싶더군요.
이수익 시인의 우울한 샹송이라는 시도 생각이 나고요.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되어 젖어 있는 비애(悲愛)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의 의상으로
돌아올까
이제 언덕바꿈 공원을 뒤로 하고 구조라성 방면으로 향합니다.
바다 건너편 북병산도 보이고 윤돌도도 아늑하게 다가옵니다.
산길을 따라 잠시 오르니 구조라성에 도착했습니다.
구조라 성은 조선시대에 왜구를 방어하기위한 포곡식 산성으로 산성 길이는 860m라고 합니다.
산성 정상에 올라 주변을 바라보니 멋지고 시원한 풍광이 펼쳐집니다. 섬과 섬이 호리병처럼 이어지는 통영 비진도를 보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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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성곽을 따라 건너편에 있는 수정봉으로 향합니다. 그나저나 바다와 산성의 모습을 동시에 보는 경험도 처음인것 같네요.
수정봉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제법 가파른 길이 이어집니다.
한적한 산길을 따라 오르니 수정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내도와 외도의 모습이 반갑게 나타납니다.
오른편으로는 거제 해금강도 아스라하게 펼쳐지고요.
한시간 전만해도 저곳에 머물러 있었는데 내도를 이렇게 바라보니 산다는게 재미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조라 삼정마을과 구조라 성의 풍경도 발아래 가득 펼쳐집니다.
정상에서 시원한 바람도 맞고 조망도 보고 되돌아 갈까 했으나 봉우리를 넘어가도 구조라 성으로 가는 이정표가 있어 이정표대로 가봅니다.
제법 가파른 길을 내려서니 성곽 둘레옆에 있는 성황당을 만납니다.
성곽에 서서 바라보니 대나무 숲 너머 내도를 바라봅니다. 내도는 저에게 애틋한 그리움과 조금은 허전한 섬으로 남을 것 같네요.
구조라 성 정상으로 다시 가지않고 언덕바꿈 공원으로 향합니다.
시리대 샛바람 소리길도 다시 지나가고요. 시리대 사이를 따라 흘러가는 바닷 바람 소리가 참 매혹적으로 들려옵니다.
샛바람은 이곳 사람들에게는 봄에 부는 동풍이라고 하는데 춥고 혹독한 겨울을 지나 봄을 알리는 동풍인 샛바람은 희망의 바람인것 같습니다. 이제 그 희망의 바람을 따라 머지않아 봄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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