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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대전 보문산성 길 - 보문산 진달래 꽃길을 따라

by 마음풍경 2012. 4. 17.

대전 보문산성 길

 

대전시 중구 대사동

 

청년광장 입구 ~ 청년광장 ~ 망향탑 ~ 송학사 ~ 야외음악당 ~

보문대 ~ 보문산성 ~ 시루봉 ~ 까치고개 ~ 청년광장 입구

(8km, 3시간 소요)

 

 

보문산은 대전의 원도심을 바라보며 서있는 산으로

1965년에 공원으로 지정이 되었고

보문산의 유래는 보물이 묻혀있어서 보물산이라 하다가

후에 보문산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대전 도심이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대인 보문대 및 

보문산성 산책로가 있고

보문산의 정상인 시루봉을 연결하는 산행길 등

다양한 길이 있는 대전의 명소입니다.

 

 

당초 보문산 청년광장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걷기를 시작하려 했는데

가는 길 입구가 5월까지 공사중이라 아래쪽 임시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네요.

 

활짝 핀 개나리 꽃을 보며 쉬엄쉬엄 길을 오르니 청년광장에 도착합니다.

최근에는 지난 1월에 대전둘레길 1구간을 걷기위해 찾았던 곳이지요. 

 

오늘은 주로 보문산 주변길을 휘도는 거라

과거처럼 고촉사를 거려 시루봉으로 직접 가지않고 왼편 포장 길을 따라 걷습니다.

 

당초 4월 중순이면 보문산 공원 벚꽃을 가득 볼줄 알았는데

아직은 채 피지 않았고 대신 활짝핀 개나리꽃이 반겨줍니다.

 

그래도 남쪽 방향에 있는 벚꽃나무는 막 피기 시작한것 같네요.

아마도 다음 주말이면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합니다.

 

이북도민 망향탑에 도착합니다.

이 망향탑은 이북 실향민의 망향의 한을 달래기 위해 1990년에 지은 거라 하고요.

 

아직 도심에 비해서는 봄꽃의 화사함을 보기는 어려우나 

그래도 실망하지 않을 만큼의 꽃은 피어있더군요. ㅎ 

 

편한 길을 가볍게 걸으니 어느새 송학사에 도착합니다.

송학사는 고촉사와 함께 보문산 중턱에 자리한 사찰이지요.

 

송학사하니 80년대에 부른 김태곤의 송학사라는 노래가 생각이 납니다.

산모퉁이 바로 돌아 송학사 있거늘

무얼 그리 갈래갈래 깊은 산속 헤매나..로 시작하는..

물론 이 송학사가 노래에 나온 송학사는 아니겠지요. ㅋ

 

송학사를 지나 이번에는 야외음악당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을 90년대 초에 딱 한번 온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참 많이 낡은 느낌으로

음악당이라기 보다는 주차장이 되었다고 할까요.

 

물론 그 옆으로 서있는 비둘기 집을 보니 옛 생각도 납니다.

비록 텅빈 모습이지만 과거에 도심 공원하면 비둘기가 주인이었지요.

지금은 비둘기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것처럼

혹여 지난 오래된 추억 또한 애물단지가 되지는 말아야 할텐데요.

 

야외음악당을 빠져나와 보문대 방면으로 길을 이어걷습니다.

아침이라 그런지 일요일이지만 제법 한산하네요.

 

가는 도중에 제법 만개한 벚꽃의 풍경도 만납니다.

 

과거 보문 전망대가 있던 보문대에 도착했습니다.

그저 시멘트로 된 작은 전망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조각도 설치되어 있는 멋진 모습으로 재탄생을 했네요.

 

이곳에 와본지도 만 20년이 된것 같습니다.

지금은 군대가 있는 아들이 막 아장 아장 귀여운 걸음걸이를 할 때 였지요.

이곳에서 대전 시가지를 바라보니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확장 공사중인 한밭 야구장도 발아래 보입니다.

빨리 완료가 되어 박찬호 선발경기 보러가야 하는데요.

 

그나저나 이곳 보문산의 벚꽃은 아직 멀었는데

발아래 테미공원의 벚꽃은 만개했나봅니다.

마치 부풀어오른 빵처럼 보이네요.

 

서울서 학교 다닐때만 해도 대전이 30년 가까이 살게될

제2의 고향이 될지는 전혀 생각지 않았었지요.

그리 대전과 인연이 이어져서 대전 둘레산길도 걷고 이처럼 대전 주변 길도 걷게되니

사는게 참 묘하기도 하고 재미나기도 합니다.

 

보문대를 내려서서 이제 보문산성을 향해

연두빛 푸르름이 가득한 능선길을 걷습니다.

 

물론 산으로 올라서니 여기저기 진달래꽃이 환한 얼굴로 반겨줍니다.

 

지난주에 대전둘레산길 4구간으로 다녀왔던 식장산의 모습도 시야에 가득 바라보이고요.

 

산에 오면 가을의 화려한 단풍 못지않게

봄에 만나는 연두빛 스펙트럼의 풍경도 참 아름답지요.

 

 당초 보문산에 오면 벚꽃길을 걸을거라 생각했었는데

실제 함께 길을 걷는 주인공은 벚꽃이 아니라 진달래였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색이 너무 진하거나 화려한 꽃보다는

진달래처럼 여리고 고운 색감의 꽃이 좋습니다.

 

고운 진달래 꽃 너머 시원한 조망도 펼쳐지고요.

 

그리고 오늘 가야할 목적지인 보문산성 누각도 머리위로 나타납니다.

 

산 능선을 걷다보니 어느새 보문산성내로 들어섭니다.

보문산성은 산 정상부에 테를 두르듯 돌을 쌓아 만든 퇴뫼식 석축 산성으로 

 백제시대 말기 신라와의 치열한 하던 시기에 쌓은 산성이라고 하네요.

 

보문산성의 정상에 있는 장대루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장대루에 올라서니 대전 시가지가 한 눈에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비록 조금은 뿌연 모습이지만 제가 오랫동안 사는 곳이라 그런지

대전 둘레 산을 따라 모든 풍경이 참 익숙합니다.

 

저멀리 서대산과 함께 만인산과 식장산을 잇는 능선도 아스라하게 바라보이고요.

 

물론 서쪽으로는 보문산의 정상인 시루봉의 보문정이 보입니다.

이곳 누각에 서니 대전둘레 산길의 능선이 한눈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네요.

 

보문산성 누각을 내려서서 시루봉으로 가는데

시원하고 깊은 나무 숲이 있어 잠시 이곳에서 쉬어갑니다.

 

진달래꽃과 함께 이어가는 보문산 능선길은 늘 고맙기만한 자연의 선물이지요.

 

대도시의 모습을 이처럼 가까이서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는 도시도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보문산 정상인 시루봉에 도착했습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더군요.

 

시루봉에서 까치고개를 지나 다시 천년광장으로 내려서는데 

무덤옆으로 멋진 조망처가 숨어있더군요.  

 

막 피기 시작한 진달래 꽃망울너머

대도시의 모습도 쉽게 만날 수 있는 풍경은 아니겠지요.

비록 아주 선명한 조망은 아니지만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잠시 마음이 열리는 기분이 드네요.

 

계단을 따라 휘휘 돌아 내려서니 다시 청년광장 입구가 나옵니다.

 

몇시간이 흘러서인지 아침에 오르면서 봤던 꽃들이

좀더 풍성하게 피어있는 기분이 듭니다.

 

꽃들에게 희망을 이라는 고전적인(?) 책이 있었지요.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야만 꽃들에게도 희망이 생기는 것 처럼

우리네 인간도 꽃을 통해 희망을 얻고 잠시나마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청년광장을 내려서는 주변에도 배꽃도 피고 복사꽃도 피고

온갖 꽃들이 마구마구 피어납니다. ㅎㅎ

꽃이 피고 또 지고나면 가을의 열매를 기다릴텐데

저는 이 화사한 봄날을 보내고 나면 무엇을 기다려야 할까요.

여느때처럼 그저 또 한 계절을 무심하게 보내는 것은 아닐까요.

여튼 사방에서 불어오는 봄꽃 바람만 무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