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사는 조선 22대 왕인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화산으로 옮기면서
명복을 빌고 능을 관리하는
능사(陵寺)로 삼은 절입니다.
사찰 들머리의 멋진 솔숲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걷다보면
역사와 함께 효행이라는 의미를
느껴보는 기회도 됩니다.

용주사는 정조 14년인
1790년에 세워진 절로
경기도 화성시 송산동에
자리하고 있으며
1.5km 떨어진 곳에 사도세자와
정조의 묘인 융건릉이 있습니다.

"비우고 채우는 즐거움, 절집 숲"이라는
책에 나온 사진을 보면
사천왕문에서 홍살문을 지나
삼문까지 이어지는 들머리의
숲정취가 참 운치가 있는데
오던 날이 장날이라고 ㅎ
정조 효문화 축제기간이라
번잡스러운 점이 아쉽습니다.

옆에서는 축제 리허설이 진행중이더군요.

번잡스러운 입구를 지나
천보루 앞 마당으로 들어서니
사찰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천보루는 대웅보전의 앞마당으로
들어가는 문루라
천보루에서 바라보는 사찰 풍경이
한폭의 그림처럼 다가옵니다.
용주사에는 국보 120호인 범종이 있습니다.
이 범종은 신라시대의 양식이지만
고려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천개의 부처가 자리한
천불전도 지납니다.
석가모니, 비로자나,아미타여래
부처의 온화한 모습을 보니
제 마음도 평온해지네요.
대웅보전의 뒷마당으로 들어서니
용주사의 정신적 지주인
전강대종사의 사리탑이 나옵니다.
전강대종사는 1969년에
용주사에 중앙선원을 설립하고
용주사 선풍 진작에
크게 공헌 하였다고 하네요.
전강 스님이 23세에
크게 깨달음을 얻고 남긴
오도송(悟道頌)을 읽어봅니다.
昨夜月滿樓(작야월만루)
어젯밤 달빛이 누각에 가득하더니
窓外蘆花秋(창외노화추)
창 밖엔 갈대꽃 가을이로구나.
佛祖喪身命(불조상신명)
부처와 조사도 몸과 목숨을 잃었는데
流水過橋來(류수과교래)
흐르는 물은 다리를 지나오는 구나.
소나무가 절 뒤편으로
빼곡하게 자라고 있어서
솔 향기가 진하게 풍겨오네요.
절 뒷마당을 빠져나오니
사도세자의 제각으로
건립된 호성전이 나옵니다.
호성전 앞 마당에는
용주사 건립의 단초가 된
'부모은중경'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부모은중경은 정조대왕이
보경스님으로 부터 들은 설법으로
부모의 열가지 은혜를 설명한
내용이라고 하네요.
비에 적혀져 있는 첫번째 은혜인
'아이를 배어서 지키고
보호해 주신 은혜'부터
열번째 은혜인 '임종 떄도 자식위해
근심하신 은혜'까지 읽어봅니다.
세상의 이치가 '내리 사랑'이라고는 하지만
잊고사는 부모의 은혜에 대해
되돌아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됩니다.
대웅전 마당을 떠나기전에
"비우고 채우는 즐거움,
절집 숲"이라는 책에 소개된
정조가 심었다는 고사한 회양목을
아무리 찾아도 없기에
스님에게 여쭤보니 나무가 부러져서
없어졌다고 하더군요.
현재 비슷한 모습을 한
대체 나무를 찾고 있다고 하고요.
나오는 길에 효행 박물관에 잠시 들러봅니다.
차가 공짜라고 하니 축제기간에 온것도
나쁜 것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효행박물관 규모는 소박하지만
정조와 사도세자, 용주사의 이야기가
잘 정리가 되어있더군요.
효행의 근본 도량인
용주사를 찾아본 시간은
사도세자를 향한 정조의 효심을
새롭게 알게 되었으며
부모의 은혜에 대한 감사함을
새삼 느끼게 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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