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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서천 국립생태원 탐방길 - 지구의 다양한 생태를 체험하다.

by 마음풍경 2014. 6. 7.

 

국립생태원 탐방길

 

 

충남 서천군 마서면 금강로 1210

 

 

국립생태원 주차장 ~ 사슴생태원 ~ 방문자센터 ~ 금구리못 ~ 에코리움 ~ 한반도 습지 ~

용화실못 ~ 고산생태원 ~ 후문 입구 ~ 한반도 숲 ~ 하다람 광장 ~ 주차장

(3.5km, 2시간 소요)

 

 

서천 국립생태원(http://www.nie.re.kr/)은 열대, 사막, 극지, 온대 등

지구의 다양한 기후대별 생태를 관람할 수 있는 실내 전시관인 에코리움 및 

호수와 야외 산책길을 따라 한반도의 숲과 습지, 야생화 등을 탐방할 수 있는

4,500여종의 동식물이 자리고 있는 자연 생태 공간입니다.

 

 

2013년에 서천에 국립생태원이 개관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시간이 되어 그곳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참 오랜만에 만나보는 푸른 하늘에 멋진 흰구름 풍경입니다.

최근에는 날이 맑아도 안개 등이 끼여서 이처럼 푸른 하늘 보기가 쉽지가 않았는데요.

 

대전에서 국립생태원까지는 약 100km에 1시간 반이면 넉넉하게 찾아갈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금강하구둑이 가까이 있는 서천과 군산의 경계 지점에 있고요.

 

국립생태원은 2007년 서천의 장항 갯벌을 보전하기 위해

장항국가산업단지의 대안 사업으로 추진이 되어 2013년에 개관을 했습니다.

매표소 입구에서 위쪽에는 관련 연구 시설이 있고 왼편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곳이 탐방 및 전시 공간입니다.

 

입장료 5천원을 내고 생태원 입구로 들어서니 새싹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그리고 전시관을 향해 아직은 키가 크지않은 숲길을 따라 걷습니다.

이 길로는 걷기 힘든 사람들을 위한 전기차도 함께 다니네요.

 

사슴생태원 길을 따라 걷다보니 제일 먼저 방문자 센터에 도착합니다.

 

이곳에는 6월 6일까지 개최가 되는 우리 들꽃에 대한 행사가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야생화를 이용한 다양한 약이 되는 음식 등도 선보이고 있네요.

 

지방 구석구석의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었던 궁궐 수라간 모습도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야생화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꽃차에 대한 내용도 전시가 되고 있는데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꽃차도 있고 정말 다양한 꽃차를 만날 수가 있습니다.

 

꽃차는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방법을 달리해서 만든다고 합니다.

즉 산수유 등의 봄꽃은 생꽃을 그대로 우려 마시거나 자연에서 말린 후 차를 달이고

또한 국화, 구절초 등 가을꽃은 가볍게 쪄서 불에 덖은 뒤 우려야 제 향과 빛깔이 난다고 하고요.

 

잠시 꽃 향기에 빠져 있다가 밖으로 나오니 금구리못 너머

국립생태원의 주제관인 에코리움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연못과 에코리움 건물 그리고 푸른 하늘과 구름이

마치 환상적인 한폭의 풍경화처럼 다가옵니다.

 

에코리움을 가기위해 산책길을 따라 걷는데

토끼풀이 바람에 살랑이는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늘 매년 제 생일 주변에 쉽게 만나볼 수 있는 풀이라 그런지 더더욱 정감이 가네요.

 

그나저나 이처럼 많은 토끼풀을 만나보기는 처음이지만

흔하게만 생각했던 풀도 다 존재의 의미는 있는 것 같습니다.

 

금구리못 너머 바라보이는 방문자 센터의 모습도 주변 자연과 잘 어울립니다.

 

산책로 주변에 호수뿐만 아니라 수생식물원도 자리하고 있어서

숲길을 걷는 기분과는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자연의 풍경을 친구삼아 살랑거리는 바람을 따라

잠시 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에코리움 입구에 도착하게 됩니다.

에코리움은 2013년 대한민국 녹색건축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건물이라고 하네요.

 

 건물내로 들어서서 안내 동선에 따라 제일 먼저 상설주제전시관1로 들어갑니다.

 

이곳에는 생태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열대 등 세계 5대 기후대에 대한

소개 차원의 내용이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오랜만에 고등학생으로 돌아가서 생물이나 지구과학 공부를 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ㅎ

 

열대와 온대 그리고 극지 및 사막 등에 대한 지구 분포도의 모습도 무척 새삼스럽고요.

 

상설주제전시관1을 나와서 이제 본격적인 기후대 생태 체험을 해야겠습니다.

제일 먼저 열대관을 찾는데 습기와 더위가 만만치가 않네요.

물론 평소에는 보기가 어려운 생물도 만나게 됩니다.

세계  최대의 담수어인 피라쿠르라고 하는데 최대 몸길이가 5m에 200kg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열대관은 적도를 중심으로 위도 10도 이내에 위치한 덥고 습한 열대우림지역을 재현하여

450여종의 식물과 150여종의 어류, 파충류, 양서류 등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열대에 서식하는 여러 물고기 중에서

특히 모노닥(Silver moony)이라고 하는 물고기가 가장 눈에 띄더군요.

 

밀림지대를 형상화한 길도 지나게 됩니다.

 

열대관 자체는 아주 크지는 않지만 열대 우림 지역의 특징을 모두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덥고 습해서인지 시원하게 떨어지는 작은 폭포를 만나니

가뭄에 단비와 같은 반가운 느낌이네요.

 

거대한 온실과 같은 모습을 만들기 위해서는

에코리움의 외형이 상당히 독특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열대 우림 숲을 따라 출렁다리도 지나가게 되니

타잔이나 인디아나 존스와 같은 영화도 생각이 나네요.

 

아프리카 열대우림에서는 빨간 색을 지닌 바나나도 만나 볼 수가 있습니다.

 

열대관을 지나니 이번에는 사막관으로 들어가는데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역시 선인장입니다.

'금호'라는 이름의 이 선인장은 독일에서는 시어머니 방석으로도 불린다는데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어느 나라나 그다지 좋은 관계는 아닌가 보네요. ㅎ

 

길죽길죽한 선인장이 특징인

북아메리카 소노라 사막을 재현한 전시관도 지나갑니다.

 

재미난 모습의 나무가 있어서 안내문을 보니

기적의 나무 또는 생명의 나무라고 불리는 '모링가'라는 나무라고 합니다.

모링가는 우유보다 2배 많은 단백질과 오렌지보다 7배 많은 비타민,

그리고 바나나보다 3배 많은 칼륨을 함유하고 있어서

영양실조에 걸린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기위해 재배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사막관은 연평균 강수량이 250mm이하로 건조하며

겨울에도 10도 이상의 온도가 유지되는 더운 사막 지역을 재현하였으며

450여종의 선인장과 사막에 사는 여러 동물들이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모하비 사막 등 모두 6개의 사막을 재현하였다고 하는데

자라는 식물만을 보고는 그 차이점을 자세하게 알 수는 없더군요.

 

사막관을 나가는데 초원의 파수꾼이라 불리는 프레리독을 만났습니다.

동물의 왕국 등에서 자주 보던 동물이라 그런지 무척이나 친숙하고 귀여운 느낌이네요.

 

이번에는 지중해관으로 들어갑니다.

지중해관은 온대기후대 중에서 여름은 매우 건조하고

겨울은 다른 온대지역에 비해 온난 다습한 기후적 특징을 가지는 지중해성 기후대를 재현하였고

450여종의 다양한 동식물이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전시관에서 만나는 가장 특이한 식물은 바로 이 바오밥 나무로

쌩텍쥐베리의 어린왕자때문에 유명해진 나무입니다.

세계에서 아주 큰 나무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고

가지가 마치 뿌리 모양이라 신이 거꾸로 심었다는 전설이 있고요.

 

이 나무 또한 바오밥 나무인데 호주 바오밥나무라고 합니다.

같은 바오밥 나무라고 해도 자라는 지역에 따라 그 모습은 달라지는 것 같네요,

 

지중해관 다음으로는 온대관으로 가야하나

방역 관계로 출입금지로 되어 있어서 아쉽지만 바로 극지관으로 들어갑니다.

하긴 온대관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기에 새로운 것은 없을 것 같지요.

 

극지관으로 들어서니 마치 쥐와 같은 모습을 한

'우는 토끼'라는 이름의 동물이 가장 눈에 띄더군요.

 

방하기부터 한반도에 살았던 빙하기 유존종으로 북한의 묘향산 등에 서식하고 있지만

기후 온난화로 인해 멸종의 위기에 있다고 합니다.

 

극지관은 한반도의 가장 추운 개마고원을 시작으로 타이가, 툰드라 등

극지의 생태계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개마고원 지역을 지나자 이번에는 온대림과 툰드라 사이에 존재하는 타이가 지역을 지납니다.

타이가는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의 북부에 발달한 침엽수림으로

이곳에는 타이가 지역의 대표적인 나무인 자작나무로 숲을 표현하고 있네요.

 

 타이가 지역을 지나자 이번에는 5대 기후대의 종착점인

극지 기후 툰드라의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툰드라는 겨울이 길고 춥고 어두우며, 여름이 짧고 서늘하여

대표적인 식생은 이끼류 등과 같은 작은 식물입니다. 

 

 앞선 전시관들은 그 기후의 특성 상 무척이나 고온 다습했는데

이곳은 극지관이라 그런지 무척이나 시원하네요. ㅎ

 

이번에는 극지관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펭귄을 만나봅니다.

 

남극 세종기지에서 남동쪽으로 2km 떨어진 작은 해안 언덕에

나레브스키 포인트라고 불리는 펭귄마을이 있으며

우리나라가 관리하는 최초의 남극 특별보호구역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 펭귄들이 그곳에서 온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귀여운 펭귄을 보고나서 5대 기후대 관람을 모두 마치고

이번에는 상설주제전시관2로 들어갑니다.

 

이 전시관은 우리가 생태계로 부터 받아온 다양한 혜택과 인간에 의해 파괴되는 생태계,

그리고 다시 건강한 생태계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 등이 전시된 공간입니다.

어찌보면 생태원의 가장 중요한 내용중 하나가 될 것 같은데 사람들은 많지가 않더군요.

 

Biodiversity, 즉 생물 다양성의 위협에 대한 여러 정보도 접할 수가 있습니다.

 

또한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도 알 수가 있고요.

브라질의 쿠리찌바는 브라질 남부 최대도시이자 세계 생태환경에 모범이 되는 도시라고 합니다.

 

 에코 모자이크를 보고 있으니 화면에 디스플레이 되고 있는 이 수많은 동물과 식물처럼

제 자신 또한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속에 머물다

결국 자연으로 떠나는 존재임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문이 닫힌 온대관을 제외하고 모두 6개의 전시관 구경을 마쳤습니다.

짧은 시간에 하나의 건물에서 세계 기후대 별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가 있었네요.

 

그리고 푸른 하늘과 새하얀 구름이 반겨주는 햇살아래로 다시 나옵니다.

 

아! 바라만 보고 있어도 제 몸은 저 깊고 푸른 하늘을

날아가는 자유로운 새가 되는 기분이 드네요.

 

이제 한반도 습지 지역을 따라 용화실못 방향으로 걷습니다.

 

습지 나무데크 길을 걸으며 바라본 에코리움의 풍경은

오늘 제가 카메라에 담은 사진 중 가장 아름답고 기억에 남는 모습입니다.

 

"주위에 있는 것을 토대로 우리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디

온통 남의 이야기가 관심사예요.

자신의 생활 자체가 드라마틱하게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테레비 드라마나 남의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있고,

뉴스든 뭐든 건강이나 음식이야기가 너무 많아요.

 

 

맛난 걸 먹으려는 욕구가 너무 강하고

죽음에서 벗어나려는 욕망이 너무나 커요.

건강하게 사는 것은 중요하지만

생명을 무한정 연장하려는 바람은 욕심에 가까워요.

 

 

또, 그렇게 자신을 아낀다는 이유로

다른 물질들을 너무나 함부로 쓰고 착취해요.

온갖 일회용품들도 그런 것들이고,

그게 당장은 편한 것 같지만 결국은 자기를

더 해치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아요."

 

 

이 편하고 아늑한 산책길을 걷다보니

 문득 과거 전라도닷컴 잡지에서 읽었던 글이 생각이 나서 옮겨봅니다.

 

무주 뒷섬 마을 농사꾼인 박희용씨의 세상사는 이야기로

가지고 싶은 것이 적으면 행복이고 가지고 싶은 게 많으면 불행이라고 말하며

세상에 나온 것이 덤이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잡지속 그분의 말이 잊혀지지 않았네요.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하며 한반도 습지 지역을 빠져나오니

이번에는 고산 생태원을 만납니다.

 

이곳은 백두산,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등

고산에 자생하는 눈향나무, 시로미 등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고산생태원을 휘돌아 구경하고 되돌아 나오니

"알면 사랑한다. 우리 들꽃 이야기"라는 주제로 야생화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는데

조금 전 방문자 센터에서 만났던 꽃차 전시회 등과 함께 열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야생화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오래동안 산을 다녀서인지 여러 익숙한 꽃들이 반갑더군요.

다만 "산파, 구름 국화"라는 이 꽃은 처음 보는 꽃인데 무척이나 고운 자태입니다.

 

"두메양귀비"라는 노란 꽃도 이곳에 전시된 여러 꽃중에 가장 눈길이 가고요.

 

야생화 구경도 마치고 이번에는 장항선 기차역과 바로 연결이 되는 후문을 지나

한반도 숲 지역으로 들어섭니다.

 

들꽃마중 들꽃둘레길이라는 이름을 따라 꽃길을 걸어갑니다.

 

습지 생태원너머 에코리움의 모습도 가까이 펼쳐집니다.

 

다양한 약용식물들도 심어져 있고요.

다만 봄이 지나서인지 들꽃들을 많이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밝게 피어있는 꽃만으로도 행복한 꽃길이 됩니다.

 

푸른 하늘에는 반달이 떠있고 그 옆으로 비행기가 지나갑니다.

아파트 등 빌딩 숲에서 살다보면 하늘을 쳐다보기가 어려운데

탁트인 이곳에서는 하늘 또한 시원하게 열려있네요.

 

어린이 놀이터와 휴식처가 있는 하다람 광장을 지나갑니다.

 

아직은 식재가 된지 오래되지 않아 숲 그늘을 이루지 못하는 한반도 숲이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 이 길 또한 아주 넉넉하고 시원한 길이 되겠지요.

인간은 휴식이 있어도 자연은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자랄 테니까요.

 

우리는 늘 자연의 무한한 혜택을 받고 살면서도 너무나 당연한 듯 여기고

또 개발 및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많은 자연을 파괴하면서 사는 우(愚)를 범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잠시동안이지만 이곳 국립생태원에 머물면서 인간의 삶과 발전의 토대가

자연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그 깨달음을 잃지않고 늘 '자연스럽게' 살아야 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