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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수목원

광양 느랭이골 자연리조트 - 편백향기 가득한 럭셔리한 글램핑

by 마음풍경 2014. 8. 31.

 

 

느랭이골 자연리조트

 

 

전남 광양시 다압면 토끼재길 119-32

 

 

느랭이골(http://www.neuraengigol.com)은 광양 매화마을의 뒷산인 쫓비산 끝자락에 위치하며

울창한 편백나무 숲과 자연 환경을 이용하여 자연 휴양림 형태로 조성이 되어있는 리조트로

특히 호텔급의 캠핑장은 국내에서 가장 럭셔리한 글램핑 장소 중 하나입니다.

 

 

최근 캠핑 붐과 함께 럭셔리하고 조금은 편안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글램핑이 유행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조성이 된 멋진 글램핑 장소가 광양에 있다고 해서 찾아가봅니다.

느랭이골 매표소를 지나니 들어가는 입구부터 편백나무 향기가 가득하네요.

 

주차장에서부터는 차를 가지고 캠핑장소로 갈 수는 없고

느림보라는 이름의 전기차를 타고 가야합니다.

전기차를 타고 들어가니 자연 휴양림이라기 보다는 골프 리조트에 들어온 기분이네요.

 

글램핑(glamping)은 화려하다, 매혹적이다(glamorous)라는 단어와 

야영(camping)을 합성한 단어로 비교적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고급화된 야영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캠핑 장소가 무척이나 정갈하면서도 고급스런 느낌입니다.

 

제가 오늘 하룻밤을 기거할 9호 편백나무 방입니다.

모두 22개의 텐트가 설치가 되어있는데 바로 옆에 계곡이 있는 끝방이라 위치는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텐트는 요트천으로 제작이 되어서 비나 눈이 와도 문제가 없다고 하네요.

 

내부는 편백나무로 만든 침대 및 가구가 있어서 상쾌한 편백 향기가 가득하며

침대 매트리스도 라텍스이고 이불도 정갈해서 캠핑이 아니라 마치 호텔 방에 들어온 기분이 듭니다.

 

고급스런 글램핑이라고 해도 화장실과 샤워실이 텐트 내부에 있는 경우는 드문데

이곳은 각 방마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텐트 창을 통해 보이는 자연의 풍경도 참 아름답고 계곡을 따라 들리는 물소리도 참 좋습니다.

 

이제 잘 정돈이 된 산책길을 따라 느랭이골을 한바퀴 돌아보려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해발 400여미터에 자리해서인지 주변 풍광도 시원하고 공기도 참 상쾌합니다.

 

산책로 옆으로는 계곡이 있어서 더더욱 시원한 느낌이네요.

규모는 다르지만 지난 여름에 다녀온 운장산 자연휴양림의 갈거 계곡이 생각이 납니다.

(진안 운장산 자연휴양림 - 갈거계곡을 따라 복두봉까지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128)

 

'구름위 신비의 폭포' 위에 올라서니 캠핑장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고

섬진강과 함께 하동 시가지의 모습도 보입니다.

이곳에서 능선너머로 떠오르는 일출을 봐도 좋을 것 같네요.

 

자연속에 인공적인 시설물들을 참 조화롭게 설치해서인지

모든게 자연스러운 풍경처럼 편하게 다가오네요.

 

제법 가파른 길이 이어져서인지 땀도 나지만

주변 풍경이 너무나 좋아서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건강해지는 산책길입니다.

 

산책로 주변에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 많아서 곳곳에 작은 호수가 연이어 나옵니다.

그나저나 산은 그다지 높지 않은데도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 많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이곳까지는 캠핑장 입구에서 느림보 차를 타고 편하게 올라 주변 정원을 산책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는 산행한다는 생각으로 글램핑장부터 걸었고요.

 

해먹이 설치된 편백나무 숲에 도착합니다.

한동안 전국의 편백나무 숲이 있는 곳만 찾아다니기도 했는데

오랜만에 편백나무 숲에 머물게 되네요.

 

은은하게 풍겨오는 편백의 향기를 맡으며 고요 속에 머무는 시간입니다.

건너편의 조형물의 이름이 '물고기 정원'이라고 하는데

제가 물고기가 되어 푸른 초원위를 헤엄치는 상상도 해봅니다.

 

조금은 가파른 길을 올라 거의 정상 능선까지 다 온 것 같은데

이처럼 넓은 공원같은 지대가 있다는 것 또한 신기합니다.

 

이곳 느랭이골을 '구름위 신비의 공간'이라 이름하는데

그리 이름한 의미를 이 풍경들을 보니 알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느랭이라는 이름이 암고라니 또는 암노루를 부르는 호남지방의 사투리로
휴양림이 위치한 골짜기가 느슨하고 완만한 선을 그리며

길게 늘어진 형상을 보여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던데

그 이름과 딱 맞는 풍경이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이 너른 정원을 관리하고 정돈하는 일도 만만치는 않을 것 같은데

참 깨끗하고 정갈하게 관리가 되고 있는 것 같네요.

 

푸르른 초원 풍경을 따라 걷다보니 이제 느랭이골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해 달 별이 머무는 하늘 공원'에 도착합니다.

 

왼편으로는 여유롭게 흐르는 섬진강의 풍광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까지 오면서도 주변 풍광에 감탄을 했는데

이곳 하늘 정원 역시 참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게 합니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을 크게 훼손하지 않고 멋진 조화를 이루며

이처럼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정원을 설계하고 만든 지혜를 칭찬하고 싶네요.

 

하늘공원에서 다시 편백숲길을 따라 내려섭니다.

현재 기온이 20도에 습도가 60%이니 참 상쾌하고 기분 좋은 것 같습니다.

 

내려서는 길에 '바위가 된 고래'라는 이름의 바위를 만났습니다.

 

이곳 산을 그냥 육산으로만 생각했는데 주변에 멋진 바위들도 참 많고

또 그 바위를 마치 조각상처럼 활용하는 뜻이 참 좋네요.

 

'맥반석 소나무 길'이라는 이름의 길을 걷는데 바위를 따라 길게 자라고 있는

특이한 모습의 소나무 가지도 만나게 됩니다.

 

난 약속을 가지고 자신을 구속하는 일은 하지 않았네.

전혀 안했지.

난 내게 맞는 삶을 살아왔네.

그래서 자유와 아름다움을 실컷 맛보았지만

그러면서도 난 언제나 혼자였네.

 

<헤르만 헤세 - '크눌프' 중에서>

 

 

개인적으로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중에서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와 헤르만 헤세의 '크눌프'입니다.

그들은 세상을 자유롭게 떠돌며 자연과 사람을 관찰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사랑을 한 고독한 방랑자이지요.

 

느랭이골을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돌고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참 여유롭고 편안한 시간이었네요.

 

다시 숙소로 돌아와 샤워도 하고 편한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곳은 주말 2인 기준 숙박비가 29만원으로 캠핑치고는 무척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이처럼 맛난 바베큐와 아메리칸 스타일의 아침 식사가 제공이 되기에

따로 식사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좋은 점도 있네요.

 

맛난 김치찌개와 밥도 서비스가 되고 밥을 다 먹고 나두면 치워가기까지 합니다.

물론 일반 캠핑처럼 텐트치고 음식 조리하고 하는 것도 재미이긴하지만

때론 오늘처럼 편하게 호사를 누려보는 것도 참 좋은 휴식일 것 같네요.

 

저녁을 먹고나니 해가 저물고 밤이 오는 것 같습니다.

 

하여 느랭이골의 야경을 만나기 위해 몇시간 전에 올랐던 길을 다시 천천히 걷습니다.

 

주변 몇몇 나무와 바위에 소박한 조명을 켜니

야간 개장한 놀이동산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같은 길이고 풍경이지만 낮에 보는 것과 밤에 보는 것이

이처럼 다를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밤 길을 걸으며 생각해봅니다.

 

여름날 산과 들이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 차게 되는 까닭은

아주 작은 풀잎 하나, 아주 작은 나뭇잎 한 장이 푸르름을

손 안에 움켜쥐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날 눈 덮힌 들판이 따뜻한 이불처럼 보이는 것은,

아주 작은 눈송이들이 서로서로 손을 잡고 어깨를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연약해 보이는 작은 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아름답고 거대한

풍경화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안도현 - 작은 것이 아름답다>

 

 

해가 있을 때는 푸르른 풍경과 시원하게 흘러가는 섬진강 풍경이었는데

밤이 되자 이제는 빛과 어둠만이 존재하는 단순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한적하고 조용하고 포근한 모습이 여느 캠핑장같은 모습은 아닙니다.

여유로움이 가득한 느낌이고요.

 

텐트 바로 옆 '느랭이골 뿌리 다리'라는 이름의 다리도 화사한 조명 옷을 입고 있네요.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참 시원하고

계곡의 물소리도 오늘밤은 편안한 자장가가 될것 같습니다.

구름 위 시원한 공간에서 하룻밤을 보냅니다.

 

너무 편하게 잠을 자서인지 아쉽게도 일출 풍경은 만나지도 못했네요. ㅎ

하늘은 아주 맑고 깨끗한 얼굴로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아침 식사를 여유롭게 하고 잠시 어제 가보지 않은 계곡길을 걸어봅니다.

 

이 길의 이름은 '황토 맥반석 오름길'이라고 하는데

편백 숲의 향기와 음이온이 나오는 계곡 그리고 맥반석 기운이 어우러지기에

자연 건강길이라 이름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잠시 계단에 앉아 물소리를 듣고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번잡한 현실을 떠나 자연속에 머문다는 것이 바로 이런 느낌이겠지요.

 

그나저나 자연과 사람의 욕심이 서로 조화롭기는 참 쉽지 않은데

이곳 시설은 고급 골프 리조트처럼 보이지만 주변 자연과도 잘 어우러집니다.

또한 느랭이골은 순수, 자연, 평온, 휴식, 건강, 예술, 문화 진정한 쉼 을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자연 리조트라는 모토처럼 편하게 누릴 수 있는 여유와 쉼을 주는 것 같습니다.

물론 글램핑 가격만 싸다면 더욱 좋겠지요. ㅎ

 

이제 아쉽지만 느림보 버스를 타고 느랭이골을 떠나야합니다.

오랜만에 누려본 조금은 호사스런 시간이었지만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고

그저 자연과 벗한 행복한 시간이었네요.

향후 산책로 조성이 완료되면 입장료만 내고 느랭이골 산책길을 모두 걸어 볼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