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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정선 화암 미술 마을 길 - 반월에 비친 그림 바위 마을

by 마음풍경 2014. 9. 24.

 

 

화암 미술마을 길

(그림 바위 마을)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화암 1, 2리

 

 

 

정선군 화암면의 그림바위 마을은 화암1, 2리 마을을 이야기하며

2013년'반월에 비친 그림바위마을'이라는 주제로 마을 미술 프로젝트(http://www.maeulmisul.org/)를 통해

다양한 주제의 예술 작품을 마을 곳곳에 설치해 멋진 예술 공간으로 변모한 아름다운 시골 마을입니다.

 

 

화암동굴 구경을 마치고 근처에 '반월에 비친 그림바위 마을'이라는 제법

긴 이름을 새롭게 갖게된 마을이 있다고 해서 발걸음을 합니다.

그나저나 처음 가보는 곳이고 마을 전체가 스토리 텔링의 대상이기에

어디서부터 발걸음을 시작해야 할지 잘 몰라서

그냥 차를 화암면 사무소 근처에 주차하고 눈에 띄는 이정표를 따라서 걷습니다.

 

이곳은 한국화의 세가지 시선인 '심원의 시선, 고원의 시선, 평원의 시선 - 3가지 시선의 이야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마을 구석구석에 주제에 맞는 예술 작품들이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해당 작품은 감리교회 축대에 상생이라는 주제로 설치한 작품인데 여름에 자란 풀로 인해 가려 있지만

그 아래에서 작업을 하고 계시는 마을 분들의 모습이 더욱 행위 예술적으로 보이네요. ㅎ

 

또한 기존에 설치된 작품은 아니지만 도시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다 타버린 연탄재의 모습도 이곳 마을에서는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입니다.

 

층층으로 이어진 마을 계단 길에는 '맷돌바위의 꿈'이라는 주제를

타일을 통해 표현한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나저나 마을 전체가 온통 예술 작품으로 꾸며져 있어서 이를 다 보기위해서는

동선을 아주 잘 짜야 할 것 같은데 아직 마을 안내판을 찾지는 못했네요.

 

붉디 붉은 수확한 고추를 햇볕에 말리는 풍경도

가을날 만나 볼수 있는 시골의 정겹기만한 모습입니다.

 

큰 길가에 그림바위 마을 이모저모라는 이름의 건물이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이 건물에는 2013마을 미술 프로젝트 - 행복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의 현장 작업을

사진 및 영상 그리고 자료들을 통해 보여줍니다.

마을 약도를 보니 그림바위라는 뜻의 화암 마을은 정선 소금강이라 불리는 어천을 따라

마치 반월의 모습처럼 형성이 되어 있어서 '반월에 비친 그림바위 마을'이라 이름한 것 같네요.

 

사진 포스터를 통해 마을에 설치된 작품들의 모습도 대략적으로 알 수가 있고요.

 

그리고 마을에 설치된 작품들을 마을 지도에 표시를 해놓아서

마을을 구경하려면 제일 먼저 이곳부터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이곳에는 화동 초등학교 아이들이 마을의 모습을 주제로 그린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건물을 빠져나오니 길 건너편으로 조금 전에 지나왔던 맷돌바위길의 꿈이라는 주제가 담긴

계단길이 멋지게 바라보입니다.

 

마을을 흐르는 시원한 소금강과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분위기를 함께 담았다고 하네요.

 

물론 요즘에는 어느 시골을 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이 마을 벽화이지요.

하지만 이곳은 단순한 벽화 그림에서 끝나지 않고 마을에 어울리는 다양한 작품들이 설치가 된것이 특색입니다.

 

'바람타고 화암 여행'이라는 작품의 주제라고 하는데 바람에 반응하는 키네틱 아트 기법을 사용하여

자연스럽게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고 합니다.

 

정선군 화암면에는 화암 약수 등 화암 팔경으로 유명한데

화암팔경 중 제 1경인 화암약수부터 마지막 8경인 광대곡까지

그 모습들을 하나 하나 부조 벽화와 겸재 정선의 산수화 기법을 살려서 표현했습니다.

 

이곳 마을을 오기전에 들렀던 화암동굴도 표시가 되어 있고요.

(정선 화암동굴 탐방길 - 금광과 석회동굴을 한꺼번에 만나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142)

 

이번에는 성당의 종탑에 황금 담쟁이 덩굴을 엮어서

마음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고 주민들의 안녕과 미래를 기원하는 내용으로

'역사에서 자라는 담쟁이'라는 이름의 작품을 만나게 됩니다.

 

종탑 앞으로는 과거 공소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마을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궁금한 마음을 안고 박물관 건물로 들어가 봅니다.

 

이곳 공간에서는 마음사람들의 삶의 여러 모습들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마을 인구 통계를 재미나게 표현한 것 같네요.

 

70, 80년대의 마을 풍경 및 추억들을 담은 사진들도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과거 결혼식 사진을 보니 이와 흡사한 저희 부모님의 결혼 사진도 생각이 나고요.

 

지금은 쓰이지 않는 천주교 공소 건물이 마을의 과거 역사와 함께

새로운 미술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멋진 문화 공간으로 탄생했습니다.

 

마을 미술관을 나오니 건너편으로는 '그날의 기억'이라는 주제로

1970~80년대 금광으로 번창했던 마을 사람들의 모습들을

만날 수 있는 작은 건물이 있어 발걸음을 옮깁니다.

 

물론 이 건물도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을 갤러리로 재탄생시킨 곳이지요.

 

비록 과거에 황금광 시대의 부를 누렸다고는 하지만

금을 캐는 광부의 일상은 늘 고단하고 위험한 나날이었겠지요.

 

따라서 전시된 작품도 그리 밝지만은 않고

삶의 의미가 무언지 자신을 되돌아 보게하는 작품들인것 같습니다.

 

짧은 개인의 삶에도 굴곡있는 역사가 담겨져 있는데

오래된 마을에는 얼마나 많은 역사가 담겨져 있을까요.

그런 마을들이 도시화에 밀려 하나 둘 씩 없어진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요즘 시골에는 아이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런 그림은 아이들에게 참 잘 어울리는 풍경인데요.

 

학교 담장에 예쁘게 만들어진 그림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찾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정착하여

학교도 없어지지 않고 마을도 사라지지 않는 곳으로 남길 바래봅니다.

 

면사무소 뒷편 담장에 만들어진 '화암8경의 사계' 라는 이름의 부조 벽화는

하나의 시선에는 다 담을 수 없는 장대하고 너무나 멋진 작품인것 같습니다.

 

'너를 그리며'라는 작품은 수백년 화암마을과 함께 살다 고사한

화암리 소나무의 이미지를 문주 형태로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나저나 가는 곳 마다 예술 작품이 가득하니

그림바위 마을에는 그림 찾기 지도가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ㅎ

 

다시 마을 길을 되돌아 마을 입구인 화암교 방향으로 가니

올 떄는 그냥 지나쳤던 작품들도 눈에 들어오네요.

작품의 이름은 '산 넘고 물길 따라 아라리, 그림바위 마을'이라고 합니다.

 

화암교를 건너가니 그림바위 마을 구경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싸내'라는 이름의 버스 정류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조금 전 다녀온 다리 건너 마을 정류장 이름은 화암이고요.

 

이곳은 과거 변전소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만든 그림바위마을 예술 발전소로

미술관과 아트 샵 그리고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동심으로 돌아가 고목에 매달려 있는 그네도 타보았네요. ㅎ

 

앞 마당에는 다양한 조각 작품들도 전시가 되어있고

주말이면 예술 공연도 열린다고 합니다.

 

때마침 전시관에 이 지역 황토작가의 작품이 전시가 되어 있어서 잠시 구경을 합니다.

 

작은 공간이라 많은 작품이 전시가 되지는 않았지만

저는 이 작품에 가장 눈길이 가더군요.

어린 시절에 구멍가게는 늘 가고픈 그런 곳이었지요. ㅎ

 

그림을 구경하고 다시 앞 마당으로 나오니 재미난 조각상이 있네요.

제 생각으로는 자꾸만 줄어들고 쇠퇴해가는 시골이지만

미래에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북적이고

사람 사는 냄새가 골목마다 가득한 희망을 표현한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예술 발전소에 근무하시는 김영애 문화관광해설사님이 주시는 커피도 한잔 얻어먹고

또 예술 마을 조성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또, 마을 조성 관련 책도 선물로 받고나서

화암 약수 방향으로 약수교를 건너갑니다.

이곳에는 화표주를 그리러 가는 겸재 정선이라는 테마로 작품들이 설치가 되어있네요.

화암 8경 중 5경인 화표주를 그린 겸재의 이야기를 스토링텔링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화암까지 왔는데 화암약수 맛을 보지않고 가면 서운하겠지요.

 

화암약수는 강원도 대부분의 약수가 그러하듯이

철분이 많이 함유된 톡 쏘는 맛이 있는 탄산 약수입니다.

물론 철분 특성때문에 아주 편하게 마시기는 조금 그렇지만 그래도 물맛은 참 좋습니다.

 

반월에 비친 그림바위마을에는 35팀의 작가분이 만든 모두 49개의 작품이 담겨져 있지만

오늘 걸어본 길에서 그 작품들을 다 만나보지는 못했네요.

나중에 이곳에 다시올 기회가 된다면 광대곡 오지 계곡 트레킹을 포함해서 화암 8경을 하나씩 찾아보고 싶습니다.

물론 작년에 조성된 예술마을이라 마을 홍보 및 주민에게 이익이 가는 연계 사업 전개 등

앞으로 추진 해야할 사업 활동이 많아 보이지만

이곳 그림바위 미술 마을의 작품들도 빠짐없이 찾아볼 수 있는

자세한 동선이 그려진 안내 지도가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선아리랑 한가락에 고달픈 삶을 위안 받으며 묵묵히 살아온 마을에

작은 들꽃의 생명으로 아름다운 결실이 있기를 바라며,

앉아 있는 멧비둘기가 날개를 펴고 하늘을 훨훨 날기를...

 

< 화암 - 석종수 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