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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정선 화암동굴 탐방길 - 금광과 석회동굴을 한꺼번에 만나다.

by 마음풍경 2014. 9. 20.

 

정선 화암동굴 탐색길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화암리 540

 

 

정선 화암동굴은 1922년부터 1945년까지 금을 캤던 천포 광산이 있던 곳이며

특히 금광 굴진 중 동양 최대의 유석폭포와 대형 석순 및 석주가 자라고 있는

천연 종유 동굴이 발견되어 금광과 석회 동굴을 한꺼번에 체험 할 수 있는

'금과 대자연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개발된 국내 유일의 테마형 동굴입니다.

 

 

정선에는 많은 동굴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동굴은 이곳 화암동굴이겠지요.

 

화암동굴의 탐방로는 총 1,803m의 길이이며 관람시간은 1시간 30정도 소요가 됩니다.

동굴 탐색은 위로 올라가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형태로 되어 있고요.

 

물론 매표소에서 동굴 입구까지는 모노레일카가 데려다 줍니다.

 

오랜만에 모노레일을 타고 동굴로 접근하니

과거에 모노레일을 타고 들어갔던 삼척 대금굴이 생각이 납니다.

(삼척  대금굴을 따라 아주 오랜 과거를 여행하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423)

 

화암동굴 입구까지는 편하게 모노레일을 타고와도 되지만

약 700m의 거리이기에 조금 경사는 있지만 돈 및 시간 절약을 위해 걸어와도 되겠더군요.

 

과거 화암동굴은 금을 캐던 천포광산이 있던 곳으로

일제시대인 1922년부터 해방되던 해까지 금광 개발이 진행이 되었다고 합니다.

 

동굴을 들어서자 '역사의 장'이라는 테마로

예전 광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가 설치가 되어있습니다.

 

금광 광산 개발 당시의 모습과 광산 개발에 대한 전 과정이

지나가는 동굴 길 옆으로 펼쳐집니다.

 

금광을 캐던 장비 및 기구 등의 모습도 전시가 되어 있고요.

 

실제 금맥의 모습을 확대해서 볼 수도 있습니다.

 

화암 동굴은 테마 동굴이라 자연속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반 용암 동굴이나 석회 동굴과는 다른 동굴 풍경을 보여줍니다.

 

가던 길에 잠시 노다지 궁전이라는 안내판이 있어서 내려가 봅니다.

 

이곳은 금이 가장 많이 나온 곳이지만

금을 캐기위해 많은 광부들의 희생도 뒤따른 곳이라고 하네요.

 

금광 채굴을 하던 시기가 일제시대라 50미터 높이까지 올라가

목숨을 내걸고 금을 캐던 광부의 고단한 모습도 밀랍인형에 담겨져 있습니다.

 

매년 이곳에서 평균 22kg 정도의 금을 캤다고 하니 아래로 깊게 파여진 굴의 모습을 보며

인간이 아니라 어찌보면 금을 캐는 두더지의 역할을 강요 당했을 거란 생각도 듭니다.

 

이제 아래쪽으로 깊게 이어져 있는 약 90여m의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이곳 동굴의 주제가 금맥따라 365라고 하는데

이름처럼 계단만 무려 365개라고 하네요.

 

금을 캐던 그 시절에 설치한 목재로된 사다리도 만날 수 있습니다.

 

정말 과거에는 이런 철계단도 없었을텐데 이 긴 터널을 어떻게 뚫고

또 위태로운 나무 사다리를 내려와서 채광을 했다고 생각하니 쉽게 상상이 되지가 않습니다.

 

화암동굴에는 다른 석회동굴에서 찾기 힘든 두 가지의 특징이 있는데

하나는 석화이며, 또 하나는 곡석이라고 하네요.

 

석화는 천장의 작은 아라고나이트 결정들이 꽃처럼 피어나듯이 자리기 때문에 동굴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곡석은 수직 모양이 아닌 곡선의 모습으로 벽면과 천장을 수놓고 있는 동굴 생성물이라고 합니다.

 

머리위로 공룡을 닮은 모습도 만나보는데 공룡보다는

왠지 악어를 닮은 것 같네요.

 

다시 220여 미터의 수직 계단을 내려서야 합니다.

 

아주 가파른 계단이라 한걸음 한걸음 옮기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동굴 입구에 노약자나 임산부의 출입을 금한다고 되었있던데

그 이유를 이 계단을 내려서니 알 것 같습니다.

 

계단을 내려서서 이번에는 3번째 테마인 동화의 나라로 들어갑니다.

도깨비 모습을 통해 금 채취부터 금 제품 생산까지의 전과정을 보여주네요.

 

도깨비들의 재미난 모습을 보고 나니 거대한 기둥이 서있는 공간이 나옵니다.

 

이 너른 공간을 장비도 좋지 않은 시절에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인간의 노고와 그 위대함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기둥을 지나서도 도깨비 마을의 모습은 이어지고요.

 

이번에는 4번째 테마인 금의 세계 구경을 합니다.

금 광산의 생성과 쓰임 등 금에 대한 정보가 자세하게 전시가 되어 있네요.

 

금의 세계를 지나고 동굴 탐사가 다 끝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화암동굴의 하일라이트인 천연 종유굴이 있더군요.

 

석회 동굴에서만 볼 수 있는 거대한 유석과 석주가 환상적인 모습으로 반겨줍니다.

 

금광을 굴진하다가 우연히 발견된 곳이라고 하는데

저도 여러군데 석회동굴을 찾아봤었지만 정말 감탄의 입이 다물어 지지 않습니다.

 

멋진 종유석뿐만 아니라 동양 최대라는 유석 폭포도 만나게 됩니다.

 

 

아~~ 정말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이란

어찌 표현하고 무어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특히 기존 많은 석회 동굴이 오염이 되서 검게 변색되는 모습을 봐왔는데

이곳은 종유석들이 너무나 깨끗한 모습을 지니고 있어서 더더욱 감탄을 하게 됩니다.

 

동굴 천장에 자라고 있는 석화의 경관도 아주 뛰어나고요.

 

현재 개방된 이곳 천연 종유굴은 2,800평방미터의 규모라고 하는데

비록 어둠속이지만 바라보고만 있어도 황홀해집니다.

 

계단 옆으로 거시기의 모습을 한 종유석도 만나는데

계단 가까이에 있어서 사람들이 쉽게 만질 수가 있네요. ㅎ

문득 10년전 제천 동산에서 보았던 아주 멋진(?) 모습의 남근석이 생각납니다.

(충북 제천 동산 산행기 : http://blog.daum.net/sannasdas/1894335)

 

이제 화암동굴의 천연 종유굴 전체 모습을 바라보며

약 1.8km의 동굴 탐사를 마무리합니다.

 

당초 화암동굴은 지나가는 길에 시간이 있어서

별 기대없이 먼 길을 온 김에 찾아보자고 했던 곳인데

생각 이상으로 정말 대박인 동굴이었습니다.

처음 만나보는 금광굴의 여러 모습도 새로웠지만

이곳에서 정말 이처럼 멋진 종유굴을 만날지는 생각지도 못했었지요.

정선에 와서 정말 뜻밖의 좋은 선물 하나 만난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