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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화순 적벽 탐방길 - 30년만에 개방된 노루목 적벽을 찾다.

by 마음풍경 2014. 10. 26.

 

 

화순 적벽 탐방길

 

- 노루목 적벽과 보산적벽 -

 

 

전남 화순군 이서면 월산리 산 26-4

 

 

화순 적벽은 동복댐 상류 창랑천을 따라 약 7km구간에 형성된 적벽 경관을 말하며

대표적인 적벽으로는 물염 적벽, 창랑 적벽, 보산 적벽, 장항 적벽(노루목 적벽) 등이 있고

특히 이번에 30년만에 개방이 된 노루목 적벽은 높이 80m의 직각으로 깎아지른 듯 솟아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멋지고 아름다운 자연의 절경을 보여주며 방랑시인 김삿갓이 사랑한 적벽이라고 합니다.

 

 

얼마전에 신문 기사를 통해 화순 적벽 중 30년 동안 출입이 통제된

노루목 적벽을 제한적으로 개방한다는 소식을 듣고

2주전 인터넷에서 예약을 했고 드디어 오늘 그곳을 찾아가게 됩니다.

 

노루목 적벽을 들어가려면 인터넷(http://bus.hwasun.go.kr/)을 통해 2주전 9시에 예약을 해야합니다.

매주 수, 토, 일요일 주기로 하루에 9:30, 12:00, 14:30분 등 3차례만 운행을 하고요.

 

한번에 버스 4대를 운영하니 한번에 132명이 들어가고 하루에는 396명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하여 매주 홈페이지가 열리자 마자 예약 경쟁이 무척이나 치열하다고 하네요.

 

저는 운좋게 예약이 되어서 개방하는 첫째날 중 첫번째인 9시 30분에

그것도 첫번째 버스에 탑승을 하게 되었습니다. ㅎ

 

이용요금은 1인당 2천원이며 입장권과 함께 출입증을 받게됩니다.

 

과거에도 11월 경에 가끔씩 열리는 적벽제 때 하루만 개방이 된다고 해서

찾아오고 싶었으나 그리하지 못했고 드디어 본격적인 개방 첫날 이곳을 들어갑니다.

이곳이 지리적으로는 화순군 땅이지만 운영 주체는 광주광역시라

화순군의 입장에서는 좋은 관광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에 억울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이번에 개방이 되어서 조금은 다행이라고 할까요.

 

드디어 문이 개방이 되고 첫번째 셔틀 버스가 안으로 들어섭니다.

길은 비포장 좁은 길로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운행이 어려울 것 같네요.

 

길 옆으로는 바로 까마득한 낭떠러지라 가슴이 조마조마해지는 구간도 있습니다.

건너편에 보이는 작은 길을 따라 휘돌아 가야하고요.

 

그나저나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아서 적벽을 제대로 볼 수 있을지가 더 걱정이 됩니다.

 

이곳 조망터에서 옹성산과 함께 아래쪽으로 노루목 적벽과 보산 적벽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가 있는데

짙은 안개에 쌓여 있어서 그냥 입맛만 다시게 됩니다.

 

한 30여분 달려왔을까요.

드디어 망향정이 있는 노루목 적벽 입구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이곳에는 망향정뿐만 아니라 오른편 길로 내려서면

노루목 적벽을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망미정도 있지만 이번에는 개방이 되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제한적으로 개방을 하고 문제가 없으면 내년에는 이곳도 개방을 한다고 하네요.

 

이곳의 지형을 보면 마치 노루의 목처럼 튀어 나와있어서 노루목이라 했고

삼한 시대에는 천제를 지내는 소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망향정이 보이는 너른 마당으로 들어서니

정자와 안개, 그리고 푸른 하늘이 멋진 풍광을 선사합니다.

 

적벽이라는 명칭은 1519년 기묘사화로 인해 동복에 유배 중이던 신재 최산두 선생이

소동파가 노래한 양자강 황주 적벽에 버금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후 석천 임억령은 적벽동천이라 이름했고

하서 김인후가 적벽시를 지은 뒤 더욱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또한 방랑 시인 김삿갓이 화순에 머문 13년 동안 적벽에 여러 차례 들러서

수많은 시를 남겼고 이곳에서 가까운 동복면 구암에서 생을 마쳤다고 하고요.

 

아직은 그 모습이 안개에 쌓여 있어서인지 더더욱 보고 싶은 마음만 간절해 집니다.

 

30년만에 개방이 되는거라 그런걸까요.

짙은 안개에 싸여있어서 화순적벽의 얼굴을 쉽게 보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30년전에 이곳이 출입이 통제가 된것은 1984년 광주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동복댐을 건설하여 15개의 마을이 물에 잠기게 되었고

실향민들을 위해 망향정이라는 정자와 망향탑을 세웠다고 합니다.

 

이제 망향정 앞 마당으로 나서서 노루목 적벽이 열리기만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노루목 적벽은 서쪽을 바라보고 있기에 오후에 봐야 가장 깨끗하게 볼 수 있는데

오늘이 개방하는 첫날 첫시간이라 일찍 찾아왔지만 가을 아침 안개가 아직은 풍광을 가리네요.

 

하긴 30년만에 개방이 되는 풍경인데 쉽게 만나는 것 보다는

마음을 편하게 열고 잠시 기다림의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요.

 

그래도 주변에는 안개가 걷혀서 제법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최근 입가를 맴도는 오래된 노래가 있어서 잠시 중얼거려봅니다.

 

꽃잎은 바람결에 떨어져
강물을 따라 흘러 가는데
떠나간 그사람은 지금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그렇게 쉽사리 떠날줄은
떠날줄 몰랐는데
한마디 말없이 말도 없이
보내긴 싫었는데
그 사람은 그 사람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그래도 간절한 마음이 통했는지

옹성산 능선도 시야에 들어오고 조금씩 안개도 걷혀가네요.

 

그리고 마침내 안개에 숨어있던 노루목 적벽의 아름다운 풍광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물속에 잠겨 있는 부분도 50여 미터가 된다고 하는데 전부 다 드러난다면 정말 장관일 것 같네요.

그래서인지 노루목 적벽은 화순적벽, 이서적벽, 장항적벽, 망미적벽 등의 다른 이름도 가지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배를 타고 유람하면서 화순 적벽을 구경했다고 하는데

이렇게 멀리서 바라봐도 참 아름다운 자연의 절경입니다.

 

물론 가까이서 보면 그 높이 및 규모에 더욱 감탄을 하게 되겠지요.

나중에 망미정까지 개방이 된다면 더 가까이서 만나고 싶네요.

 

또한 좀 더 단풍이 물들고 가을 햇살이 따스하게 비추이면 더더욱 장관일 것 같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서인지 참 고맙고 소중한 자연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네요.

 

이제 아쉽지만 30여분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되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30여분 차타고 와서 30분 머물다가 다시 30분을 차타고 가야지요.

 

돌아가는 버스에서도 시선은 여전히 노루목 적벽에 머물고 있네요. ㅎ

 

그리고 들어갈 때 안개 때문에 볼 수 없었던 화순 적벽의 전경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노루목 적벽이 병풍처럼 뒤에 펼쳐지고

망향정이 있는 곳 아래쪽으로는 4대 적벽 중 하나인 보산 적벽도 바라보입니다.

 

이 멋진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래도 어렵게 찾아온 보람이 크네요.

 

내년에 망미정 등 좀 더 많은 공간이 개방이 된다면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든 11월 초 오후에 다시 찾아보고 싶습니다.

물론 그때는 장성 입암산성 및 담양 금성산성과 함께

전라도 3대 산성으로 불리는 철옹산성이 있는 옹성산도 오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