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들,강변,해안

장수 봉화산 철쭉길 - 분홍빛 산상의 화원을 걷다.

by 마음풍경 2015. 5. 2.

 

 

봉화산 철쭉길

 

 

전북 장수군 번암면 노단리 산 37-6

 

 

장수 봉화산 철쭉단지 주차장 ~ 치재 ~ 봉화산 정상(919.8m) ~

치재 ~ 매봉(전망대) ~ 장수 봉화산 철쭉단지 주차장

(약 8km, 3시간 30분 소요, 식사 및 휴식 포함)

 

 

봉화산(烽火山) 전북 장수와 남원, 그리고

경남 함양의 경계이 있는 산이자 백두대간 길로

특히 5월이 되면 매봉과 치재 사이 능선

약 15만평에 분홍색의 자연산 철쭉이 광활하게 피어

마치 산이 붉게 활활 타오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아름다운 철쭉 산행지입니다.

 

 

 

봄꽃의 향연으로 행복했던 4월이 지나고

어느새 5월 초입으로 성큼 들어섭니다.

물론 5월에도 산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의 선물은 바로 철쭉 풍경이지요.

하여 조금 이른감은 있지만 철쭉을 만나기 위해

장수 봉화산 철쭉단지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장수 번암면에서 19번 국도를 벗어나

남원 야영으로 가는 751번 지방도를 따라

고개를 올라서니 분홍빛으로 가득한

봉화산 철쭉 단지가 나옵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봉화산 철쭉 단지에서 산행을 시작하는데

산행 입구부터 온통 분홍색 물결이라

마음이 한층 설레여지네요.

 

그나저나 보통 철쭉 산행을 하게되면 

산 능선에 올라야 본격적인 철쭉을 만나게되는데

이곳은 입구에서부터 철쭉의 물결로 장관이니

능선의 모습은 어떨지 더욱 기대도 됩니다.

 

봉화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에

봉화대의 조형물도 설치가 되어있습니다.

 

산행을 시작한 주차장이 해발 약 500미터 높이이고

주능선인 치재까지 거리가 고작 0.5km이기에

조금은 가파른 계단이 이어지지만

능선은 쉽게 오를 수가 있습니다.

 

철쭉의 분홍 색감이 대비가

되어서 인지 하늘도 참 맑고 푸르네요.

철쭉의 꽃말이 사랑의 즐거움이라 하는데

바라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즐거워집니다.

 

오후에 매봉을 거쳐 내려올 예정인 길도

건너편에 바라보입니다.

당초 사람이 많으면 매봉을

먼저 올라 치재 방향으로 가려했으나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않아 봉화산 철쭉의 하일라이트인

치재와 매봉 사이 철쭉 길은

봉화산 정상을 다녀온 후에 걸으려고 하네요.

 

날씨가 오전부터 더워서 오르는 

발걸음이 조금 무거웠지만

잠시 땀을 흘리니 치재에 도착합니다.

 

치재에서 봉화산 정상까지는 3km이며

봉화산 철쭉은 장수 봉화산 철쭉단지뿐만 아니라

능선 건너편의 남원 아영면 흥부마을에서도

더 쉽게 접근이 가능합니다.

 

능선길 주변 조망도 탁트이고 당초 생각보다

철쭉들도 대부분 분홍빛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가야할 봉화산 정상도

맑고 밝은 모습으로 바라보이는데

크기는 다르지만 정상의 모습이

마치 지리산 만복대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지리산 만복대 겨울 능선길 - 지리산의 시원한 조망처 :

http://blog.daum.net/sannasdas/12036688)

 

그리고 등을 돌리니 봉화산 철쭉의 하일라이트인

치재와 매봉사이의 철쭉 군락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오늘이 5월 1일이라 철쭉이 전부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바람에 살랑이는 분홍빛의 꽃 물결이 정말 장관이네요.

 

화려한 철쭉 풍경은 잠시 접어두고

봉화산 정상을 향해 편안한 백두대간 길을 걷습니다.

매봉 및 치재 그리고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지리산에서 덕유산을 잇는 백두대간 길이네요.

 

명랑한 새 소리도 정겹고 길가에 피어있는

별꽃의 단아함도 참 좋습니다.

여느 산 능선길을 걸어도 물론 다 좋지만

백두대간 길은 조금 남다른 특별함이 있지요.

 

연초록으로 봄옷을 입고있는

봉화산 봉우리의 모습도 참 곱습니다.

산행길은 정상 왼편 능선을 따라 휘돌아 올라가네요.

 

오르막길을 쉼없이 걷다보니

매봉쪽 철쭉 풍경도 저만치 멀어져 있습니다.

철쭉 군락지의 모습이 마치 한반도 지도 모습을

반대 방향으로 돌려놓은 것 같은데

그러한 모습을 담고있는 충북 옥천의

둔주봉이 문득 떠오르네요.

(한반도 지형이 보이는 대청호 둔주봉(384m) 첫눈 산행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491)

 

꼬부랑재를 지나 조금은 가파른 길을 따라 다리재에 올라서니

봉화산 정상이 가깝게 다가옵니다.

 

이곳 능선은 높아서인지 아직 철쭉이 피지는 않고

꽃 봉오리만 만날 수가 있네요.

 

주차장에서 이곳 봉화산 정상까지

약 3.5km에 1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전국에 봉화라는 이름의 산이 참 많은데

산 정상마다 설치된 봉화대를 통해

긴급 상황을 알리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겠지요.

 

봉화산은 해발이 900미터가 넘고

방팔방으로 탁트인 조망이 참 좋습니다.

 

북쪽으로는 길을 따라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왼편으로는 장안산의 넉넉함도 가깝게 다가섭니다.

 

그리고 남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발아래로는

흥부마을로 불리는 남원의 야영면이 보이고

저 멀리 바래봉 능선이 희미하게 바라보입니다.

그나저나 바래봉 능선도 철쭉이

화려하게 피기 시작했을텐데요.

오래전에 바래봉 철쭉 산행을 다녀온

추억도 새삼 떠오릅니다.

(지리산 바래봉 철쭉길 - 철쭉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사람 물결,

http://blog.daum.net/sannasdas/10211438)

 

이처럼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김밥으로 간단하게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햇살은 제법 따가웠지만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탁트인 조망이 있어서 행복한 점심이었네요.

 

봉화산 정상의 조망이 너무나 좋아서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가 않지만

잠깐 맛만 본 화려한 철쭉 풍광을 만

나기 위해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오를 떄는 여유롭게 보지못한 지나온 능선의

넉넉함도 가슴에 가득 담아봅니다.

 

가던 길에 잽싸게 도망가는 뱀도 만나고

편안한 소나무 숲길도 걷습니다.

 

봉화산 정상에서 3km를 걸어서 다시

철쭉 동산이 아름다운 치재 방향으로 돌아왔네요.

 

저도 과거에 우리나라 3대 철쭉 명산이라고 하는

소백산, 바래봉, 황매산 등 여러 철쭉 산행을 다녔지만

비록 규모는 그에 미치지 못해도

제법 독특한 철쭉 풍경을 보여줍니다.

 

작은 능선에 철쭉이 밀집이 되어 있어서 그런지

멀리서보면 산이 붉게 활활 타오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는데 정말 장관이네요.

 

새하얀 구름과 푸른 하늘 그리고 붉은 철쭉이 서로 대비가 되니

더더욱 선명하고 화려한 그림이 되는 것 같습니다.

 

철쭉 꽃 너머 바라보이는 봉화산 정상의 모습도

 아름답게 스며드는 풍경입니다.

 

정말 어느곳으로 눈을 돌려야 할지

온 세상이 붉게 물든 꽃의 향연이네요.

 

이제 치재에서 매봉을 향해 철쭉 터널 길을 걷습니다.

이곳 능선의 철쭉은 약 70% 정도 만개한 모습이지만

아마도 다음주가 되면 활짝핀 철쭉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나저나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자연의 모습은 그저 감탄의 연속입니다.

 

특히 이곳 철쭉은 키가 아주 커서

꽃 터널을 따라 걷는 기분이고요.

 

치재에서 매봉까지 약 200미터로 조금 짧은 거리이지만

그 사이에 피어있는 철쭉 꽃의 풍경은 무척 화려합니다.

 

산행을 한지 3시간만에 매봉(712.2m)에 도착합니다.

주차장에서 봉화산 정상을 올라

이곳까지 약 6.5km를 걸었습니다.

 

매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오늘 하루 걸었던

봉화산 능선 길도 한눈에 펼쳐보입니다.

연두빛 숲과 대비가 되는 분홍 꽃의 풍경이 참 인상적이지요.

 

봉화산 철쭉은 장수와 남원의 경계에 펼쳐져 있기에

건너편 남원 아영면에서도 매년 철쭉 축제를 합니다.

 

발아래로는 장수 봉화산 철쭉 단지와

주차장이 내려다 보입니다.

 

이제 매봉 전망대를 내려서서 하산을 시작합니다.

 

철쭉은 삼국유사에 실린 향가인

헌화가에도 나오는 꽃으로

벼랑 끝에 피어난 꽃에 반한

수로부인에게 지나가던 한 노인이

위험을 무릅쓰고 꺾어와 노래를 부르며

바쳤다는 꽃이기도 하지요.

 

가파른 길을 내려서니 오전에 올랐던

삼거리 계단길도 보입니다.

 

오늘이 5월 1일이라 그런지 라디오에서

비지스의 'First 0f May'라는 노래가 나오더군요.

어린시절 첫사랑의 추억을 이야기 하는 노래이지요.

어쩌면 바라보이는 자연의 봄 풍경이

풋사랑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저도 잠시 이 아름다운 철쭉 길을 걸으며

노래를 입속에서 흥얼거려 보았습니다.

 

Don't ask me why, but time has passed us by

But you and I our love will never die

 

그리고 이곳 계단길을 오를 때는

느끼지 못한 여유로움으로

주변 풍경을 편하게 조망하네요.

 

좋다! 정말 참 좋다!

달리 설명이 필요하지 않는

자연이 주는 참 고마운 봄 선물입니다.

봄은 '보다'의 준말이라고 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정말 볼거리가 참 많은 계절인것 같네요.

 

그나저나 사는게 늘 이처럼 꽃피는

아름다운 봄 날이면 참 좋을텐데요. ㅎ

지난 겨울 보았던 '봄'이라는

영화의 장면들도 문득 떠오릅니다.

(영화 '봄'을 보면서 내 인생의 봄을 생각합니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167)

 

다시 주차장에 도착해서

봉화산 철쭉 단지 풍경을 바라봅니다.

물론 유명 철쭉산처럼 큰 규모의 꽃 산행은 아니었지만

마음과 눈에 담은 것이 참 많은 시간이었네요.

이제 철쭉도 지고나면 화사한 봄도 가겠지만

그래도 이 아름다운 추억은 사는 힘이 되겠지요.

하여 늘 변함없이 고맙고 감사한 자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