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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가평 운악산 암릉길 - 멋진 암릉과 단풍이 함께한 산행

by 마음풍경 2016. 10. 27.

 

가평 운악산 암릉길

 

 

운악산 주차장 ~ 일주문 ~ 눈썹바위 ~  병풍바위 ~ 미륵바위 ~ 만경대 ~

운악산 정상 ~ 남근바위 ~ 절고개 ~ 코끼리 바위 ~ 현등사  ~ 주차장

(약 8km, 5시간 소요, 식사 휴식 포함)

 

 

가평군과 포천군의 경계에 자리한 운악산(雲岳山)

구름과 바위가 어우러지는 이름처럼 멋진 바위가 많고

특히 가을에는 형형색색 단풍의 정취가 아름다운 산입니다.



가을 단풍과 암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산을 찾다가

오래전부터 가보려고 했던 가평의 운악산으로 발걸음을 했습니다. 

 

운악산은 포천군과 가평군의 경계로 동서로 자리하고 있어

군별로 다양한 등산 코스가 있지만 오늘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가평군

우리콩 두부마을을 기점으로 원점회귀로 도는 등산 코스를 택했습니다.

 

마을 식당들을 지나 조용한 숲길을 따라 걷다보니

운악산의 사찰 중 하나인 현등사 일주문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요즘 만경대하면 설악산 만경대가 이슈가 되는데

이곳에도 금강산을 노래할만한 만경대가 있는가 보네요.

 

이 안내도에 나온 것처럼 오른편 암릉길인 눈썹바위로 올라

현등사 계곡으로 내려서는 반시계 방향으로 돌기로 합니다.

 

왠지 정갈한 느낌이 드는 현등사 일주문을 통과하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현등사 삼거리에서 오른편 망경로 방향으로 산길을 올라섭니다.

 

입구에는 단풍의 모습을 보기 어려웠는데

산 능선으로 올라서니 다양한 색의 단풍을 만나보네요.

 

그늘진 숲길을 걷다가 하늘이 열리는 곳에 도달하니

오늘 보게될 여러 기암 중 첫번째인 눈썹 바위를 만납니다.

 

눈썹바위의 해설을 보니 마치 선녀와 나무꾼과 같은 전설이 담겨져 있네요.

다만 눈썹바위라는 이름과 총각의 내용은 왠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ㅎ

 

눈썹바위를 지나니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하는 길들이 나옵니다.

악(岳)자가 들어가는 산이니 힘들 각오를 단단히 해보네요.

 

오르는 도중에 고인돌 바위가 있다고 해서 찾아보았는데

혹시 이 바위가 아닌가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작은 고개를 올라서니 운악산 정상은 1.55km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곳부터 아주 힘든 산행 길이 이어집니다.

 

운악산도 국내 100대 명산이라 사계절 많은 사람들이 찾아서 인지

등산로가 많이 훼손이 되어 시급한 보수가 필요해 보이네요.

 

올해는 지난 여름의 무더위와 가뭄 떄문인지

단풍 색이 그리 곱지는 않지만 그래도 참 고운 풍경이네요.

 

앗! 고인돌 바위가 앞에서 봤던 바위가 아니고 이 바위인가요. ㅎ

다만 이 바위는 UFO 같아 괴산 마분봉의 UFO 바위가 생각이 납니다.

여튼 고인돌 바위에 대한 특별한 안내판은 없네요.

 

조금은 편안한 능선길을 걷다보니 운악산의 하일라이트인

멋진 병풍바위가 그 모습을 웅장하게 보여줍니다.

 

형형색색 단풍 색감과 어우러진 웅장한 암릉의 풍경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한폭의 멋진 산수화를 보는 기분입니다.

 

이처럼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있으니

지금 이순간은 중국 장가계가 부럽지 않고 설악산 만경대가 그립지가 않네요.


하여 이곳에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합니다.

이처럼 좋은 풍경을 친구삼아 먹는 식사는 그저 꿀맛이겠지요.


식사를 마치고 계단을 내려서서 병풍바위 전망대로 가봅니다.

 

병풍바위에는 인도 승을 내친 바위라는 별칭을 지니고 있네요.

 

정말 보고 또 봐도 감탄할 수 밖에 없는 풍경이네요.

운악산은 화악산, 관악산, 감악산, 송악산과 함께 경기의 5악으로 뽑히는데

이 병풍바위의 풍경은 그 중 가장 으뜸이 아닐까 합니다.

 

그나저나 아무리 카메라로 이 풍경을 담아보려해도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감동은 담을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여 그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꼭꼭 담아보네요.


이제 병풍바위를 지나 미륵바위를 향해 발걸음을 합니다.

멀리서 보면 도저히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 산길이 있는 것이 신기하지요.

 

가는 길에 재미난 모습의 나무도 봅니다.

물론 이미 죽어버린 나무이지만 그 모습이 마치 물개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요. ㅎ

 

바위를 오를 때 마다 마치 설악 공룡능선을 타고 가는 기분이 듭니다.

 

쇠밧줄과 쇠난간에 의지해야하는 암릉 구간의 연속이고요.

 

여러개의 밧줄을 타고 올라 미륵바위가 바라보이는 조망처에 도착했습니다.


미륵바위가 넉넉하게 이어지는 산능선을 배경으로 서있네요.

멋진 소나무와 바위의 모습도 참 어울리는 풍경입니다.

 

물론 앞서 보았던 병풍바위도 아늑하게 내려다 보이네요.

이곳에서 보니 손바닥 모습처럼도 보입니다.


반대편 운악산 주능선 방향의 풍광도

또 다른 멋진 정취가 가득 담겨져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자연의 선물은 저절로 얻어지지않고

두팔과 두 다리를 모두 이용해서 힘들게 올라야만 합니다. ㅋ

 

오래전 산에 미쳐서 매주마다 전국의 산을 찾아다닐 때가 있었지요.

물론 지금은 그 열정은 많이 식었지만 그래도 산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정말 늘 변함없이 이처럼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해주는데

한번 스며든 자연을 향한 사랑의 마음이야 변하겠습니까.

자연과의 인연속에는 배신, 이별, 아픔 등의 단어는 없지요.


미륵바위 조망처를 지나니 작은 규모의 하늘 다리도 지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정상을 향한 마지막 계단도 올라야 하고요.

게단 옆으로 과거의 허술한 계단이 남아있는데 그때는 스릴이 있었겠더군요. ㅎ

 

최근 45년만엔가 개방이 되어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는

설악산 만경대처럼 이곳에도 만경대(망경대?)가 있는데

오늘은 날이 흐려 화악산이나 명지산, 연인산 등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날이 좋으면 금강산까지 보일지도 모르겠고요.

 

만경대를 지나도 쇠밧줄은 계속 이어지고

제법 스릴있는 구간도 더 지나가야 합니다.

 

드디어 여러 쇠밧줄과 쇠난간을 지나서야 운악산 정상에 오릅니다.

주차장에서 이곳까지 약 3.5km에 3시간이 걸렸네요.

 

운악산 정상인 서봉은 포천군과 가평군의 경계라 정상석도

서로 각각인데 군끼리 협력해서 하나로 설치하면 좋을텐데요.

 

물론 높이로 보면 정상석 옆에 있는 이 바위가 실질적인 정상이 되겠지요.

 

운악산은 정상 주변이 2개의 봉우리로 되어 있어서

포천군에 속하는 서봉으로 가봅니다.

 

생각해보면 산의 높이가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닐것 같습니다.

산은 오르게 되면 내려와야 하기에 그저 반환점에 불과할 지도 모르고요.

 

다시 서봉으로 돌아와서 정상에서 파는 시원한 막걸리를 한잔하고

현등사 방면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동봉 바위의 모습을 보니 포천쪽에서 오르는

산행 길도 상당히 좋을 것 같습니다.

 

절고개로 내려서는 길에 거시기(?)를 닮은 남근바위도 만나봅니다.

 

물론 전국의 산에 다양한 형태의 남근바위가 있지만

제가 만나본 바위 중 최고는 제천 동산 성봉의 남근석이 아닐까 합니다.

 

하여 과거 산행 시 담았던 사진을 추가로 첨부해 보네요.

 

남근 바위도 보고 편안한 능선길을 내려서서 절고개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계곡길을 조금 내려서니 이번에는

길죽한 코가 인상적인 코끼리 바위를 만납니다.

 

코끼리 바위는 보통 전체 코끼리 형태를 지닌 바위 모습인데

이곳 바위는 코의 모습이 강조가 된 것 같네요.

 

코끼리 바위를 지나자 본격적인 단풍길이 나타납니다.

 

당초 입구에서 좋은 단풍을 보지 못했는데

이처럼 멋진 단풍의 풍경이 담겨져 있는지 몰랐었네요.

 

머리위 단풍만 바라보기에는 내려서는 길이 가파르지만

그래도 내딛는 발걸음은 행복하고 황홀할 따름입니다.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의 소리는

마음을 참 정갈하고 편안하게 해주네요.


오늘 산행의 전반전이 멋지고 웅장한 암릉 산행이었다면

후반전은 이처럼 아름답고 화려한 단풍 산행이 됩니다.

 

우리에게 단풍은 나무가 선사하는 가을의 선물이지만

나무는 추운 겨울을 나기위해 몸에서 물을 비우는 고행이지요.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면 이처럼 붉은 핏빛으로

자신의 몸을 불사를까 하는 측은함도 함께 느껴집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저 얻어지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여 우리네 삶도 받기보다는 먼저 주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네요.

 

단풍에 취해서 걷다보니 어느새 현등사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한적한 숲길을 지나니 현등사가 그 모습을 보입니다.

현등사는 법흥왕이 527년 불교를 공인하고 13년 후인 540년에

인도에서 불교를 전하기 위해 온 승려 마라하미를 위해 지어졌다고 합니다.

물론 마라하미는 앞서 만난 병풍바위와의 전설이 있고요.


현등사를 지나 단풍 계곡길을 따라 내려서니

민영환 암각서가 있는 무우폭포를 만납니다.

 

이 바위는 구한말 민영환 선생이 나라를 걱정하던 곳으로

이후 후인들이 이 바위에 이름을 새겼다고 합니다.

 

무우폭포를 지나도 여전히 아름다운 단풍길은 이어집니다.

 

비록 계곡의 물이 없어서 멋진 폭포의 모습이나 물소리는 듣지 못해도

가을의 정취가 가득한 운악산 계곡의 단풍 풍경은 생각지 못한 선물이 되네요.

 

다시 현등사 일주문으로 되돌아 와서 운악산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지금까지 인연이 되지 못해서 와보지 못했지만

정말 멋진 암릉과 바위들 그리고 화려한 단풍이 어우러지는 계곡 등

생각지 못한 아름답고 감동적인 산행이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