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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담양 용마루길 - 담양호를 따라 이어지는 호반길

by 마음풍경 2016. 11. 20.



담양 용마루길

 


전남 담양군 용면 월계리

 

 

추월산 주차장 ~ 목교 ~ 연리지 ~ 화장실 ~ 용마루길 종점(임도) ~

옛마을터 ~ 전망대 ~ 목교 ~ 주차장

(약 8km, 2시간 소요)

 


용마루길은 담양호의 수변을 따라 이어져 있어서

추월산과 담양호의 수려한 전경을 만날 수 있고

누구나 편안하게 산책하며 걸을 수 있는 테크길입니다.



전국적으로 산행객이 많이 찾는 명산인 추월산 입구에

담양호 수변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왕복 약 8km의 길이 조성이 되었습니다.

 

추월산 주차장에서 목교를 건너면서 용마루길은 시작이 됩니다.

만일 가물지 않았다면 물위를 걷는 기분이 들겠지요.

 

목교 건너편으로는 크지는 않지만 멋진 바위들이

어우러져 수려한 풍경을 만들어줍니다.

 

뒤돌아 보면 추월산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고

보리암을 비롯해서 우뚝 솟은 멋진 바위 봉우리도 만날 수 있습니다.

 

용마루길은 2015년 2월에 개통이 되었는데 오늘에서야 찾아오게 되었네요.

 

수변을 따라 이어지는 테크길은 그저 편안한 발걸음으로 인도합니다.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추월산은

그 이름처럼 가을에 바라보니 더욱 멋진 것 같습니다.

 

전망대를 지나 조금 들어가니 길옆에 있는 연리목을 만났습니다.

 

이곳의 연리지 나무는 갈참나무와 상수리 나무 기둥이 서로 이어져 있기에

정확하게 말하면 연리지가 아니고 연리목이 맞겠지요.

(내가 만나본 사랑나무 - 기묘한 모습의 연리지(連理枝)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214)

 

설명에 나온 것처럼 갈참나무 가지가 상수리의 몸을 뚫고 나온 모습이

아주 독특한 모습인것 같습니다.

 

당초 추월산을 등산하려고 했으나 비가 오는 바람에

용마루길을 걷지만 가는 내내 길을 걷는 동반자처럼 함께 합니다.

 

데크길 주변에는 편하게 쉴 수 있는 휴식처 공간도 있고

커피 한잔 들고 이곳에서 데이트를 즐기거나

친구와 담소를 나누어도 좋겠더군요.

 

그리고 지난 여름에 기존 테크길을 연계하는 "수행자의 길"이라는 이름의

등산로 및 주변의 임도를 잇는 길도 개설이 되었다고 하네요.

 

다음번에 이곳에 오면 테크길과 임도 그리고 등산로를

전부 휘돌아 오는 코스를 선택해 보아야 겠습니다.

 

끝없이 걷고만 싶은 편안한 숲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물론 단풍 물든 담양호의 수변 정취도 무척이나 운치가 있습니다.

 

편안하게 놓여진 테크길을 따라 한걸음 한걸음 걷다보면

마치 호수위를 걷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가을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호수의 풍경은 그저 아득하다고 할까요.

 

물론 날이 맑았다면 더욱 선명한 단풍의 색감을 만났겠지만

촉촉하게 물든 단풍의 느낌도 아주 좋습니다.

 

용마루길에서 마지막 휴식 공간이자 주변 호수를 가장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곳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니 예쁜 모습을 한 화장실이 나옵니다.

물론 내부도 깨끗하고 잘 관리가 되었더군요.

 

이곳 화장실에서 바라보니

마치 숨져진 보물과 같은 멋진 풍경이 가득 펼쳐집니다.

 

그리고 이곳 주변에는 너른 공간이 많던데

과거에는 사람들이 살았던 마을터는 아닐까 합니다.

 

이제 용마루길도 거의 다 온것 같습니다.

 

우거진 숲 사이로 보이는 풍경도 아름답고

조용한 바람 소리만 들리는 느낌도 너무나 좋습니다.

 

이곳 임도를 만나는 삼거리가 용마루길의 종착점이자

돌아가야할 반환점이 되네요.

 

다음번에 오면 노루목 전망대가 있는 임도를 걷고

수행자의 길이라는 등산로를 따라 되돌아 와야 겠습니다.

 

돌아가는 길은 왔던 길을 가지않고

잠시 수변쪽으로 좀 더 내려가 봅니다.

 

그런데 정말 이곳에 펼쳐지는 풍광이 대박입니다.

건너편 안산의 바위 봉우리도 멋지고

탁 트인 조망 또한 너무나 시원하네요.

 

저 능선 너머에는 순창 강천산이 있고

오른편으로 능선을 이어가면 금성산성이 나오겠지요.

 

수변을 따라 되돌아가는 길도 너무나 포근하고

그냥 이 길을 따라 계속 걷고만 싶어집니다.

 

저는 그저 수변을 바라보는 편안한 데크길만 걸을 줄 알았는데

이처럼 가슴 시원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멋진 길을 조용하게 걷다보니

고은 시인의 "길"이라는 시가 생각이 납니다.

 

길이 없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숨막히며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여기서부터 역사이다

역사란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부터

미래의 험악으로부터

내가 가는 현재 전체와

그 뒤의 미지까지

그 뒤의 어둠까지이다

 

 

어둠이란

빛의 결핍일 뿐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길이 없다

그리하여

길을 만들며 간다

길이 있다

길이 있다

수많은 내일이

완벽하게 오고 있는 길이 있다

 

가야할 길이 없다고 절망하기 보다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 희망이라는 내용

답답하기만 한  요즘 시대에 큰 위로가 되네요.

 

비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왔던 길을 되돌아 나오니

추월산은 회색빛 구름에 덮혀 아스라한 풍경으로 다가옵니다.

 

비록 비가 와서 추월산 산행을 대신한 시간이었지만

생각지 않던 무척이나 매력적인 길을 걸었네요.

 

용먀루길에서 보낸 시간은 약 2시간 정도였지만

무언가 미지의 세계에 다녀온 기분이 듭니다.

아마도 촉촉하게 내리는 가을비가 그러한 느낌을 더했나보네요.

제가 살고 있는 이 세상도 그처럼 포근하고 평화롭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