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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진도 조도 ① - 기묘한 손가락 바위가 있는 돈대산

by 마음풍경 2017. 3. 19.



진도 조도 ① - 기묘한 손가락 바위가 있는 돈대산



조도면사무소 ~ 산행마을 ~ 손가락바위 ~ 돈대산(271m) ~ 유토마을 ~ 면사무소

(약 5km, 2시간 30분 소요)



개인적으로 진도 조도는 몇년전에 가려고 했던 곳이었으나

이후 비극적인 세월호 사고로 인해 가려던 계획을 포기했다가

올봄에는 대통령의 탄핵도 있었고 또 4월에 배도 인양이 된다고하니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오게 되었다.


현재는 진도항으로 이름이 변경이 되었지만

팽목항은 관매도 등 조도 군도의 여러 섬을 운행하는 곳이다.


멀리 동석산의 모습도 보이고 날이 흐려서인지

노란 리본과 노란 깃발이 더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작년 3월초에 통영 연화도를 가보고 만 1년만에 배를 타고 다시 섬을 향해간다.

(통영 연화도 - 용머리를 바라보며 봄을 느끼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268)


진도의 서남쪽에 위치한 조도 군도는 35개의 유인도와 119개의 무인도가 있어서 인지

항로 주변에도 많은 섬들이 여기저기 떠있다. 


팽목항에서 약 30여분을 오니 하조도의 창유항이 나오고

항구 뒤편으로 오늘 올라야할 산인 돈대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또 오른쪽에 기묘한 모습의 손가락 바위도 조금 바라보이고.


차를 면소재지 근처에 주차를 하고 찻길을 따라 20여분 걸어오니

돈대산의 산행 입구인 산행마을이 나온다.

마을의 이름이 산행이니 딱 맞춤형 이름인 것 같다. ㅎ


산행은 이곳 산행마을에서 시작해서 유토마을까지 이어지고

좀 더 산행을 하려면 다시 길 건너편의 신금산 능선을 따라

하조도 등대까지 이어 갈 수도 있다.


산행마을 입구에서 돈대산 정상인 돈대봉까지는 2km 남짓하고

정상에서 읍구마을까지는 1.5km로 전체 산행로는 4km가 채 되지 않는다.


마을 임도를 따라 조금 올라서니 능선뒤로 커다란 바위의 모습이 보이고

과연 손가락바위가 어떤 느낌일까 더욱 궁금해진다.


명랑한 새소리와 고운 색의 동백꽃이 어우러지는 조용한 숲길은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아껴서 걷고픈 마음이다.


올해 처음 만나보는 붉은 동백꽃을 보니 봄이 왔구나 하는 기분이 들고.


등뒤로는 하조도와 상조도를 연결하는 조도대교도 그 모습을 보인다.

내일 저 조도대교를 건너 도리산 전망대를 가봐야겠지.


마른 수풀 사이로 수줍게 피어있는 노루귀는

1년만에 만나보는 참 반가운 친구와 같은 꽃이다.


조금은 가파른 길을 올라서니 돈대산의 명물인 손가락바위가 나타난다.

개인적으로 많은 산을 올랐지만 이와 같은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산은 많지 않았는데.


여러 바위 중 조금 홀로 떨어져 있는 이 바위는 마치 엄지손가락 같고.


조금은 흐린 날이지만 멀리 바다의 시원함도 펼쳐지고

본격적인 섬 산행이 이어진다.


과거 한동안 산행꾼들에게 꼭 가봐야할 핫플레이스였던 손가락바위를

나는 오늘에서야 찾아보게 되었다.

물론 과거에는 밧줄을 타고 동굴을 지나 저 바위 위로도 올라갔지만

현재는 밧줄도 제거가 되고 출입금지 푯말이 설치가 되어있어서 조금 아쉬움은 있다.


그래도 조금 떨어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만큼

바위의 풍경은 참 멋지고 기묘한 모습이다.


손가락 바위를 지나 저 멀리 바라보이는 돈대산 정상을 향해 다시 발걸음은 이어간다.


기묘한 바위 사이를 따라 계단도 오르게 되고

크게 힘들지 않은 편안한 길이 이어진다.


또한 사방으로 펼쳐지는 바다 조망은 섬 산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은 아닐까.


1박2일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진 관매도의 모습도 아늑하게 바라보인다.

이번에는 가지 못하지만 다음번에는 관매도를 가볼 기회가 있겠지.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하조도 마을의 전경도 한눈에 펼쳐진다.


그리고 도리산 전망대가 있는 상조도의 모습도 가깝게 다가서고.


손가락 바위는 보는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이 되고

주변 작은 섬들과 어우러져 참 좋은 그림을 만들어 준다.


그나저나 이처럼 평화롭고 아늑하기만 곳에서

세월호와 같은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고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사실에 찹착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그래도 이제 세월호의 진실이 드러날 시간이 가까워오기에

무거운 마음은 저 시원한 바다에 내 던져버리려 한다.


산행마을 입구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어오니 돈대산 정상에 도착했다.


돈대란 높은 언덕에 옹벽을 쌓은 곳으로

성벽을 쌓아 적의 침입을 대비했다고 하는데

돈대산 정상에는 그런 흔적이 보이지는 않는다.


이제 유토마을을 향해 이처럼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은 주변 풍경이 참 아름다워서

여느 섬 산행의 하산길보다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비록 돈대산은 작은 규모이지만 기묘한 암릉도 많고

바다의 조망도 무척이나 빼어난 산이다.


등산 지도에 보니 저 멋진 바위가 투스타 바위라고 하는데

그 모습에서 투스타를 찾기는 어렵네.


조도초등학교로 바로 내려서는 이정표를 지나 유토마을 방향으로 계속 걷는다.


신금산을 배경으로 우뚝 서있는 바위는

마치 한마리 짐승의 모습처럼 보인다.


그나저나 마을에서 바라볼 때는 아주 평범한 산처럼 보였는데

이처럼 보석같은 풍경이 숨어있을지는 몰랐다.


마야의 석상을 닮은 바위도 만나보고.


발아래 읍구 마을의 전경도 내려다 보이고

날도 조금 맑아져서 바다 조망도 조금은 선명해진다.


조도 군도는 그 이름처럼 하늘에서 바라보면

마치 큰 호수에 새떼가 앉아있는 모습이라고 하는데

주변의 많은 섬들이 하나 하나 새의 모습처럼 보일 것 같다.


이제 유토마을 방향으로 약 1km 정도 내려서면 산행을 마무리하게 된다.


물론 이정표 너머로 멋진 바위가 있어서

가보니 정말 아름답고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작은 소나무를 등뒤에 두고 바다를 향한 바위 모습을 보니

마치 망부석과 같은 느낌이 들고

이곳에서 등지고 앉아 오래오래 머물고 싶다.


내려서는 길에도 봄의 정취를 가득담은 야생화를 만나게 되고.


뒤를 돌아보니 해를 등진 돈대산 봉우리의 모습도

전혀 새로운 얼굴처럼 바라보인다.


그리고 난대림같은 숲길을 지나 유토마을에 도착해서

짧지만 강렬했던 돈대산 산행을 마무리한다.


유토마을에서 면사무소를 향해 길을 걷는데

봄나물을 채취하는 정겨운 모습도 만나게 된다.

역시 섬에 오니 봄의 내음을 물씬 느낄 수 있고.


돈대산은 작은 규모의 산이지만

다양한 볼거리뿐만 아니라 섬 산행의 묘미를 가득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손가락 바위는 보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주기에

참 독특한 모습을 한 바위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