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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진천 농다리 초롱길 - 초평호와 미르숲을 이어걷다.

by 마음풍경 2017. 9. 24.



진천 농다리 초롱길



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농다리 주차장 ~ 농다리 ~ 농암정 ~ 등산로 ~ 하늘다리 ~ 수변 데크길(초롱길) ~현대 모비스 야외음악당 ~

자연생태교육원 ~ 미르전망대 ~ 농다리입구 ~ 미호천 전망대 ~ 농다리 주차장

(8km, 약 3시간 소요)



충북 진천에서 가장 유명한 곳을 꼽는다면

제일 먼저 생각하는 곳은 바로 진천 농교(籠橋)라 불리는 농다리이다.


특히 이곳은 농다리와 초평저수지를 연결하는

수변 탐방로가 있어서 가볍게 걷기에도 참 좋다.


진천농교는 고려초에 만들어진 천년의 신비를 지닌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다.


물고기 비늘을 쌓듯 대나무를 엮어 만든 형태처럼 보인다고 해서

대그릇 롱(농,籠)자를 써서 농다리로 부르며

길이는 95m로 순수하게 돌만을 이용해서 만들었다.


최근에 비가 많이 와서 일부 돌다리가 유실이 되어

복구가 일부 진행 중이지만 다리를 건너는데는 문제가 없다.


또한 이곳은 농다리와 초평 저수지 주변의 숲을

미르숲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숲길이 조성이 되고 있고

미르숲은 2015년에 1차 개장을 했고 올해 최종 개장을 할 예정이다.

(https://meerforest.org:11830/)


농다리를 지나 초평저수지로 이어지는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들어간다.


화사한 꽃이 만발한 봄은 아니지만

길가에 조경도 잘 단장이 되어 있어서 고운 정원을 걷는 기분이다.


"생거진천 사거용인"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도

걷는 길에서 만날 수 있고.


조금은 가파른 산길을 올라서니

먼저 조망이 탁 트인 곳에 자리한 농암정에 도착한다.


농암정 정자에 올라서니 초평저수지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그너머로는 두타산(596m)이 아스라하게 다가선다.


농암정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이제부터는

산 능선을 따라 편안한 숲길을 걷는다.


초가을이라 그런지 불어오는 바람도 싱그럽고

숲도 향긋함이 가득한 것 같다.


능선길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어느새

가장 정상이라 할 수 있는 곳에 도착해서 잠시 한숨을 돌린다.


그리고 초평호의 잔잔한 풍경을 감상하며 길을 내려선다.


늘 변화하고 거칠게 다가오는 바다와는 다르게

호수는 늘 잔잔하고 평화로움을 가득 안겨준다.


진천 청소년수련원 방향으로 하늘다리가 보이며

한시라도 빨리 저 다리를 건너기 위해 발걸음 또한 빨라진다.


그나저나 오래전부터 이곳을 오고 싶었으나

찾아오기 까지는 어찌하다 보니 한참이 걸린것 같다.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지나면 바로 보이는 농다리도

이제서야 건너게 되었는데

이곳 하늘다리도 사진으로만 보다가 오늘에서야 흔들 흔들 건너본다.


조금 전에 내려섰던 곳에는 비가 올때는 폭포가 되는

논선암이 있다고 한다.


초평호 전체 모습이 마치 용이 승천하는 모습이라 하는데

나중에 드론을 띄워서 전체 모습을 사진으로 찍으면 좋을 것 같다.


이제 호수 옆으로 테크를 낸 잔도를 따라 농다리 방향으로 되돌아 간다.


수변 풍경이 너무나 정겹게 다가와서인지

마치 호수 위를 떠가는 듯 하고 걷는 기분도 한층 즐거워진다.


뒤돌아본 하늘다리도 호수 풍경 속에

한폭의 그림처럼 담겨져 있고.


가을이 다가오는지 잠자리도 이곳 저곳 분주하게 날아다닌다.


산행길이 질풍노도와 같은 청춘이라면 수변길은 평화롭고 아늑한 노년이라고 할까.

나도 이제는 이런 편안길이 좋아지니 나이의 켜가 조금씩 쌓여지나보다. ㅎ


수변길을 지나니 아담한 크기의 현대모비스 야외음악당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는 봄가을에 포레스트라는 이름의 음악회가 열리는 것 같은데

10월 단풍이 가득 물들 때 다시 찾아보면 좋겠다.


이제 이곳 음악당에서 바로 농다리 방향으로 넘어가지않고

왼편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는다.


최근에 조성이 되어서인지 아직은 데크 나무 냄새도 나지만

자연으로 이어지는 발걸음은 첫사랑을 찾아가는 것처럼 늘 설렌다.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초평호 풍경도 그저 평화롭기만 하고

이처럼 잔잔한 풍경의 호수를 마음속에 담아본다.


호수 풍경뿐만 아니라 꽃의 화려함과 진한 향기가 함께 어우러지기에

그냥 농다리로 바로 갔으면 어쩔뻔 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또한 자연생태교육원 건물 앞에서 되돌아 갈까도 생각을 했지만

앞서 보았던 안내도에 나온 미르전망대를 가기위해 임도를 계속 걷는다.


길을 걷는데 모자에 잠자리가 앉아서 날아갈 생각을 하지않는다.

아마도 적당한 흔들림이 잠자리에게는 편안한가보다. ㅎ


그리고 임도를 따라 가다 옆길로 나있는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니

안내도에 나왔던 미르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미르전망대에서 마주한 시원한 풍경을 가득 담고

조경 시설이 잘 단장이 된 길을 따라 내려선다.


그리고 다시 가을 정취가 담겨진 농다리 입구로 되돌아 왔다.


다리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농다리 풍경에는

소박함과 함꼐 은은한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


바로 농다리를 건너려다가 이정표에 미호천 전망대 표시가 보여

이곳에는 어떤 풍경이 담겨있을까 궁금해하며 천변을 걷는다.


중부 고속도로를 지나다가 가끔식 시원한 물줄기가 떨어지는 폭포를 보지만

아쉽게도 오늘은 그 풍경을 만날 수는 없다.


인공폭포를 지나자 메타쉐쿼이어 나무가 반겨주는 숲길이 이어진다.


메타세쿼이어 가로수 길을 지나자 두갈래 길이 나오는데

먼저 맞는 매가 낫다고 왼편 등산로를 선택한다.


하긴 그래봐야 200여미터에 불과하기에

바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는 미호천 전망대에 도착한다.


발아래로는 미호천과 함께 주변 들판이 어우러져

마음이 캔버스가 되어 고운 그림으로 그려진다.


이곳도 좀 더 시간이 흘러가면 멋진 가로수 길이 되겠지.

하긴 시간이란 무게없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자연은 없을테니.


길은 길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몸에 새겨지고 기억속에 남겨진다.

우리의 삶은 결국 '집과 길'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던가.



집이 머묾과 휴식이라면 길은 떠남과 여정이다.

날마다 집을 나설 때, 당신은 어떤 길을 만나고 있는가?

먼 훗날 기억에 새겨질 그런 길을, 당신은 가졌는가?



최근 전라도닷컴 잡지에서 만난 글귀가 생각이 나서 이곳에 옮긴다.

집을 떠나 만나게 되는 수많은 길이 내 삶에 어떤 흔적으로 남게될까?


아주 오래전부터 차창너머 바라만 보던 길을

오늘에서야 찾게 되었지만

새로운 길은 늘 좋은 추억이 되어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