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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무주 적상산 하늘길 - 안국사에서 향로봉을 오르다.

by 마음풍경 2017. 9. 1.



무주 적상산 하늘길



안국사 주차장 ~ 적상산성 ~ 안국사 ~ 향로봉 ~  안렴대 ~ 주차장

(5km, 2시간 소요)




무주 적상산은 해발고도가 1,024m나 되는 높은 산이지만

차로 올라갈 수 있는 안국사가 해발 950m이기에

가벼운 발걸음만으로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먼저 안국사 주차장 입구에서 아래쪽에 있는 적상산성을 찾아본다.


적상산성은 고려말 최영 장군이 군사훈련을 한 곳으로 전체 둘레는 약 8km라고 하며

담양의 금성산성, 장성의 입암산성과 함께 호남의 3대 산성으로 불린다.


물론 현재는 안국사 입구 아래쪽에 일부 성곽만 보존이 되고 있으며

다른 산성처럼 탁트인 조망은 없지만 오랜 세월의 흐름이 군데 군데 남아있다.


그리고 산성터 내에는 적상산성 호국사비가 자리하고 있는데

조선 인조 때 이곳에 호국사를 창건하게 된 경위가 나와있다.


기록에 따르면 조선왕조실록이 보관된 적상산성의 사고를

수호하기위한 승군들을 모집하기 위해 호국사를 지었다고 한다.


적상산성을 한바퀴 둘러보고 나서

계단을 따라 안국사 경내로 발걸음을 한다.


긴계단을 오르고 누문인 청하루를 지나자

안국사의 본전인 극락전이 나온다.


지난 글을 찾아보니 안국사를 마지막으로 찾아 왔던 것이 만 10년이나 되었다.

(무주 적상산 안국사 사찰길 - 서창에서 안렴대를 이어걷다.:

http://blog.daum.net/sannasdas/11008926)


세월은 바람처럼 빠르게 흘러갔지만

이곳에서 바라본 주변 모습은 여전히 아늑한 것 같다.


잠시 안국사 경내를 둘러보고 이제 적성산의 정상인 향로봉을 향해

본격적인 적상산 하늘길 걷기를 시작한다.


걷는 길은 천미터의 높이라 그런지

숲은 무척이나 선선하고 또한 싱그럽다.


능선 삼거리에서 먼저 향로봉을 다녀오고 나서

이후 반대쪽인 안렴대 방향으로 가려한다.


물론 말이 산행이지 능선 길은 너무나 편안해서

조용한 숲길을 걷는 기분이다.


사람들이 이 산길을 하늘길이라 이름하는데

정말 편안하게 하늘을 걷듯 그런 발걸음이 된다.


가는 길에 나무에 커다란 혹이 여기 저기 난 모습을 보는데

나무들도 사람처럼 마치 암과 같은 모습으로 병이 드는 것 같다.


길은 늘 그늘이 지고 공기는 무척이나 시원하기에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여름 테마 산행으로도 아주 적합하다.

물론 단풍으로 물든 가을도 좋고 눈이 내린 겨울에도 오고싶다.


특히 능선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상쾌하다 못해 상큼하게 느껴진다.


정상인 향로봉도 몇 걸음 걷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도착한다.


정상이라고 해도 정상석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국립공원의 팻말뿐이고

주변 풍광 또한 나무에 가려서 천미터가 넘는 정상이라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고개를 높이 올려야 겨우 주변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에

자연 훼손이 되지 않는다면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라도 하나 있었으면 하고.


이제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가면서 안렴대로 발걸음을 한다.


다행히 이곳에서는 향적봉과는 다르게

덕유산 능선이 시원하게 바라보이는 조망이 열린다.


뒤로는 조금전 다녀온 향로봉 능선의 모습도 한눈에 펼쳐지고.


안렴대는 고려시대에 거란이 침입을 했을 때

안렴사가 군사를 이끌고 이곳에 진을 치고 난을 피한 곳이라 해서

안렴대라도 불려지고 있다.


병자호란 때는 적상산 사고 실록을 안렴대 바위 밑에 있는

석실로 옮겨 난을 피한 역사적인 스토리가 많은 곳이다 .


안렴대 바위에 올라서니 사방이 탁트인 조망이 가득 펼쳐지며

적상산 능선너머로는 저멀리 금산의 진악산도 아스라하게 보인다.


또한 서편으로는 운장산 능선이 아늑하게 이어지고

작은 봉우리들이 마치 파도의 모습처럼 일렁거리는 느낌이 든다.


물론 이곳에서의 최고의 조망은 바로 덕유산이다.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부터 저멀리 남덕유산까지

너무나 멋진 풍경이 내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다.


덕유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오래전 겨울 진안 마이산 암마이봉에서 바라보던

덕유산 정상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곳의 조망도 그에 못지않다.

(진안 마이산 조망길 - 세계 유일의 부부 산을 찾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171)


높은 산에 올라 다른 산을 바라보는 기분은 참 각별하다.

오늘 내가 오른 산은 온전히 볼 수가 없고

단지 내가 오른 산을 둘러싼 주변의 산만 보이는 이치는

어쩌면 소유라는 무거운 욕심을 버리고 

자유의 가벼움을 느끼라는 뜻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