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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진도 관매도 (첫째날) - 벼락바위와 꽁돌

by 마음풍경 2018. 9. 3.



진도 관매도

(첫째날)





산악회를 따라 관매도를 가기위해

1년 반만에 다시 팽목항을 찾는다.


작년 3월 조도를 가려 찾았던

팽목항은 세월호 인양전이라

전체적인 분위기는 침울했었다.


하지만 조도를 다녀오고 나서

바로 인양이 되었으니

사람들의 소망이 헛되지는 않았음을.


이제 세월호의 흔적을 뒤로하고

팽목항을 떠난 배는

조도, 관사도, 모도,

소마도, 대마도를 거쳐 간다.


팽목항을 떠난지 2시간이 넘어서자

멀리 관매도가 그 모습을 보이고.


또한 세월호가 가라앉았던 해역인

병풍도 모습도 아스라하다.


조도에서 바로오면 가까운 거리이지만

여러 섬을 돌고 돌아 2시간이 넘어서

드디어 관매도 땅을 밟는다.


일단 1박을 할 숙박시설을 가기위해

마을길을 걷는데 천연기념물 212호인

거대한 후박나무가 먼저 반겨준다.



그리고 후박나무와 운치있는 소나무숲길을 지나

과거 학교 관사로 쓰였던 펜션시설에 도착한다.


간단하게 짐을 풀고

본격적인 관매도 마실길을 걷기위해

다시 선착장 방향으로 걷는다.


관매도 해변 너머

조도의 모습도 가깝게 다가온다.

(진도 조도 (1) - 기묘한 손가락 바위가 있는 돈대산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348)


관매도는 중생대 백악기의

지형 특징이 가득 담겨있어

다른 섬에 비해 풍광이 이색적이다.


관매도는 선착장을 중심으로 왼편에는

관매마을이 있고 돌담길이 정겨운

관호마을은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다.


조도와 마찬가지로 관매도도

몇년전에는 1박2일 프로그램을 통해서

무척이나 핫한 관광지 였는데

세월호로 인해 침체를 겪다가

다시 사람들이 찾기 시작한 것 같고.


관매도 마실길은 하나의 코스로 이어지지않고

여기저기 산재가 되어 있어

먼저 돌담길이 유명한 마을을 지나

벼락바위를 찾아본다.


마을길은 남루한 모습이지만

돼려 정겹게 느껴진다.


마을을 거쳐 산으로 오르니

벼락바위와 해안을 잇는

산책로 안내판이 나오고.


마을을 넘어온 언덕에서

벼락바위 방향으로 발걸음을 잇는다.


돈대산 봉우리가 우뚝하게 보이는

해안 풍경이 정말 장관이다.


물론 등뒤로는 조도의 모습도

아늑하게 다가서고.


능선을 넘어가니 관매8경중 제7경인

다리여의 모습이 발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당초 생각한 것보다 벼락바위로

이어지는 해안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관매도 안쪽 바다는 여러 섬으로 갇혀있는데

이곳은 탁트인 바다만 가득하고.


세월호의 아픔이 아직 가시지 않았는지

동거차도 바다는 아직 회색빛이다.


오늘 들어오는 배에서

세월호 가족들이 동거차도의 감시시설을

철거한다고 들어가던데..


언제쯤 그 비극적인 아픔은 치유가 될지..

다리여가 마치 바다로 향해

이어지는 않는 다리처럼 느껴진다.


이제 바다를 향했던 시선을 돌리니

관매8경의 제8경인 하늘담(벼락바위)이

웅장한 자태로 딱 서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는데

전체를 한눈에 담기 쉽지 않을 규모이다.


과거에 수많은 섬을 다녀봤지만

이곳의 풍경은 참 이색적이고 웅장하다.


멋진 벼락바위를 구경하고

해안길을 따라 되돌아 나간다.


해안길은 왔던 길을 바로 돌아가지 않고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다.


특히 해안길에는 기기묘묘한

바위가 멋진 풍경을 선사하고.


와~ 벼락바위에서 감탄을 했는데

이곳에서 또 한번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기묘한 바위들이 해안가에

산재가 되어 있어 금새라도 공룡이 나올 것 같다. ㅎ


자연과 시간이 만든 걸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오랜 세월 자연이 만들어낸 조각품은

인간의 시간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것이겠지.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만들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

이곳에서는 사방에 널려있다.



해안의 멋진 조각품들에 빠져서 걷다보니

어느새 회색하늘이 조금씩 밝아진다.


싱그런 파도와 멋진 바위산을

이처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과 행운이 동시에 떠올려진다.


남은 삶을 욕망이나 욕심으로 채우기 보다는

가볍게 비우며 살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오늘만은 자연의 풍요로움을 가득 느끼고 싶다.


극과 극은 통하는 것일까.

비극의 바다에 또 이처럼

황홀한 풍경이 담겨져 있으니.


아름다운 해안 풍경에 빠져있다가

다시 고개로 되돌아 왔다.


다시 관호마을로 돌아와 관호돌담길을 따라

관매도의 알려진 명물인 꽁돌로 향한다.


마을 주민분의 뒷모습에서

오랜 세월 바람을 이겨내며 살아온

고단한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고.


골목마다 빼꼼하게 세워진 돌담이

이방인에게는 볼거리지만

또한 무겁기만한 삶의 흔적이겠지.


그래서인지 섬에 가면 늘 사람이 그립고

보고프다는 흔적들을 마주하게된다.


도심속의 외로움과는 다른 차원의 고독이

섬 이곳 저곳에 숨어있다.


이제 마을 돌담길을 지나

꽁돌 방향으로 걷는다.


앞선 벼락바위 길과는 다르게

편안하고 아늑하기만한 길이다.


바람이 많이 부는 언덕에

바람을 막아주는 우실의 흔적도 볼 수 있고.


그네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고운 여인네의 뒷모습이 그려진다. ㅎ


우실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꽁돌의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돈대산으로 이어지는

해안선 풍경도 편안하고.


앞서 가본 벼락바위 주변에는

바위가 많았지만 이곳은 딱 이 바위뿐이다.


그래서인지 관매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풍경이 된 것 같고.


마치 누군가가 거대한 손으로

손도장을 남긴 듯한 모습도 신기할 뿐이다.


그 앞으로 펼쳐지는 해안선 모습도

어찌나 사람의 마음을 감동으로 흔들던지..


그리고 어디선가 본것 같은

익숙한 바위산의 풍경이

설레여진 마음속에

신선한 공기를 훅하고 불어넣는다.


시간만 된다면 이곳에 앉아

매력적인 수평선을 바라보며

파도소리를 내내 듣고만 싶다.


꽁돌 해안을 구경하고 돌아와

돈대산을 향해 초록 능선길을 걷는다.


돌담길이 아름다운

관호마을도 평화로운 모습이고.


능선길을 오를 수록

해안선의 풍경은 더욱 깊어진다.


조금만 발품을 팔아도

이처럼 멋진 조망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섬산행만의 묘미일 것이다.


조금전 걸어왔던 벼락바위 해안이

마치 하트 해변처럼 멋진 풍광이었음을

이곳에 올라와서 느낄 수 있다.


돈대산 삼거리에서 정상을 가지않고

바로 관매마을로 내려선다.


관매해수욕장의 해안선은 참 아담하면서도

품에 안고플 만큼 포근하다.


새벽에 대전에서 출발해서 참 긴 하루를 보냈다.

화려한 일몰을 보지는 못했지만

관매도에서의 추억이 너무나 많아

더 이상 담을 공간이 없음이 차라리 다행이다.

내일은 또 어떤 설레이는 풍경을 만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