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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바래봉 - 산철쭉 능선길을 걷다.

by 마음풍경 2020. 5. 23.

팔랑마을 ~ 팔랑치 ~ 바래봉 ~ 팔랑치 ~ 팔랑마을

(약 9km, 4시간 소요, 식사 및 휴식 포함)

 

 

화사하던 봄꽃들도 거의 저물고

간간히 아카시아꽃 향기만 풍겨온다.

물론 코로나로 어수선한 봄날이지만

문득 바래봉 산철쭉 풍경이 생각나

오랜만에 지리산 자락으로 발걸음을 한다.

 

바래봉을 가깝게 오를 수 있는 길은

용산마을과 팔랑마을이 있는데

오늘은 조금 더 가까운 팔랑마을에서 시작한다.

팔랑마을은 13년전 봄에

바래봉 능선을 오르기 위해

찾은 기억이 있다.

(blog.daum.net/sannasdas/10211438)

물론 오래전이라 이곳 마을도

몰라보게 변한 것 같고.

마을 길을 빠져나와

이제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팔랑치로 오르는 길은

산행이라기 보다는 숲 산책과 같다.

편안한 숲길과 계곡 물소리가 평화로운

곰배령을 오르는 기분이라고 할까.

팔랑마을에서 1시간을 오르니

팔랑치에 도착한다.

팔랑치에서 바래봉으로 가는 능선길은

산길로 보면 고속도로급이다.

비록 산철쭉의 절정기는 조금 지났지만

그래도 고운 모습으로 반겨준다.

소백산에 주로 보이는

연분홍의 철쭉도 반갑고.

이곳을 올 때는 날이 조금 흐렸는데

다행하게 하늘도 푸르게 열린다.

물론 등뒤로 펼쳐지는

지리산 능선은 구름에 가려 흐리다.

과거에 비해 산철쭉은 풍성하지 않지만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길의 정취는

더욱 깊고 아늑하다.

갑자기 바래봉이 생각이 나서

오게된 시간이지만

이처럼 멋진 길을 걷기위해

마음이 끌렸나보다.

연두빛으로 고운

구상나무도 반갑고.

약 30여분 편하게 걸으니

바래봉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은 철쭉 풍경이

좀 더 풍성하고.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숲길은 정말 평화롭고

걷기만 해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아늑한 숲길을 빠져나와

이제 바래봉 정상을 향해 계단길을 오른다.

멋지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풍경이 사방에 가득하다.

지리산 주능선 조망이 조금 아쉽지만

아득한 시선도 또 다른 행복이 된다.

13년전 팔랑치에 올랐을 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 바래봉을 오르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찾은 것이

가족과 함께 온 18년 전이니

세월이 참 빠르게 흘렀다.

(blog.daum.net/sannasdas/7338401)

갑작스럽게 닥친 병치료를 마치고

본능처럼 찾게된 바래봉 산행이었고.

팔랑마을에서 바래봉 정상까지

약 4.3km에 1시간 40분이 걸렸다.

지리산 주능선은 구름에 가려 희미하지만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정상에서 행복한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

오늘 이처럼 멋진 풍경을 만날려고

바래봉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나 보다.

하루전만 해도 이곳에 올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었는데.

사람과의 인연도 그렇지만

산과의 만남도 인연이 필요한 것 같다.

아직 지지않고 반겨주는

꽃들과의 인연도 그러하다.

겨울이면 멋진 눈풍경을 만들어 주는

구상나무의 만남도 반갑고.

되돌아 가는 길에는

멀리 정령치너머 만복대가 반겨준다.

반야봉도 넉넉한 모습으로 바라보이고.

아껴서 걷고픈 포근한 능선길은

행복한 마음에 기쁨을 더한다.

팔랑치로 돌아와 마주 보이는

고개로 올라가 본다.

정령치로 이어지는

능선길의 아득함은 여전하고.

이곳에서 바라보는 바래봉의 아늑함은

최고가 아닌가 한다.

이처럼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잔은 최고의 선물이 된다.

멋진 풍경을 나란히

함께 바라보는 고마움도..

근래 들어 가장 평화로운

시간이라고 할까.

하늘도 구름도

꽃도 바람도 하나가 되는 행복함.

그런 충만한 마음을 안고

다시 마을을 향해 하산을 시작한다.

편안한 숲길이라 그런지

조금 내려선 것 같은데

벌써 마을입구에 도착한다.

마치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것 같은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지리산만의 매력이라고 할까.

이제 팔랑마을 주차장에 도착해서

바래봉 산행을 마무리 한다.

조금 늦은 철쭉 산행이었지만

바래봉에는 꽃만 있는 것은 아니고

행복을 주는 모든 것들이 담겨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