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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편백)을 찾다

대전 만인산 숲길 - 만추 풍경을 따라 만인루에 오르다.

by 마음풍경 2021. 11. 16.

만인산 주차장 ~ 만인산 푸른학습원 ~ 숲속탐방로 ~

카페 입구 ~ 포장임도 ~ 만인루 ~ 대전천발원지 ~

태실 ~ 푸른학습원 ~ 숲속자연탐방로 ~ 만인산 주차장

(약 5km, 2시간 소요, 휴식 포함)

 

만인산은 늘 대전둘레산길 2구간에 있어서 걷다가 지나가는 곳이었는데 오늘은 만인산 주변 숲길을 걷기위해 찾는다. 물론 이곳을 마지막으로 찾은 것은 5년전으로 자전거를 타고 왔었다. 먼저 만인산 푸른학습원으로 발길을 한다.

대전천 자전거길

(https://blog.daum.net/sannasdas/13390306)

 

벌써 11월 중순이지만 아직 만추의 정취는 남아있다.
푸른학습원도 내부에 데크길이 다양하게 조성이 되어있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고.
여유롭게 돌아가는 물레방아와 정자의 풍경도 새롭다.
과거에는 정기봉으로 향했겠지만 오늘은 왼편으로 이어지는 숲속탐방로로 향한다.
소박하지만 여유로운 풍경 가득한 숲길이 이어지고.
절정을 향해가는 메타세콰이어 나무의 색감도 참 곱다.
만인산 유아숲 체험장도 지나고.
온난화 영향때문인지 예전같으면 앙상한 가지만 남았을텐데 아직 붉은 단풍이 남아있다.
늦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숲은 얼마나 황홀한지..
숲길을 직진해서 만인루를 오르고 다시 돌아와서 왼편으로 이어지는 구름다리를 건너갈 생각이다.
조용하고 한적한 숲길과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가 참 어울리는 시간이다.
숲길은 카페 입구에서 끝이나고 도로를 건너 만인루로 향한다.
평일이라 그런지 그저 한가로운 풍경만 가득하고.
보통 자연휴양림은 숙박시설이 있는데 이곳은 푸른학습원이 중심이 된다. 오늘 걷는 길도 지도에 잘 나와있고.
왜 옛 노래를 보면 가을에는 편지를 쓰고 싶었을까.. 어쩌면 이런 풍경을 가슴에 담아 그리운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을까.
만인루를 향해 포장 임도로 들어선다.
비록 포장길이긴해도 정말 한적하고 운치가 가득한 숲길이 이어진다.
말라버린 수국의 쓸쓸함도 좋고.
누군가와 앉아서 차를 한잔 마시며 세상 정겨운 이야기를 도란도란 하고 싶은 풍경도 만난다.
하여 의자에 앉아 가져온 따뜻한 차를 마시며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에 잠시 빠져본다.
절대적인 한적함이란 바로 이런 공간이 아닐지.
만인산에 이런 매력적인 숲길이 있는지 대전에 산지 30년이 넘어서야 알게된다.
말라버린 낙엽 사이에 꽃처럼 피어있는 붉은 단풍잎 하나.. 이제는 화려함보다는 스러져가는 쓸쓸함이 가득 배여있는 듯 하여 내마음도 애잔해진다.
늦가을 정취에 빠져 걷다보니 어느새 만인루에 도착한다. 주차장에서 이곳까지 약 3km에 1시간이 조금 더 소요가 되었고. 그나저나 이곳을 찾은지도 거의 10년이 흘렀으니 세월의 흐름이 참 빠른긴 빠르다.

4번째 걷는 대전둘레산길 2구간

(https://blog.daum.net/sannasdas/13389842)

 

만인루에 오르니 왼편으로는 정기봉이 저 멀리로는 서대산이 반갑게 맞아준다. 산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언제나 늘 진리이다.
잠시 조망에 빠져있다가 이제 하산을 시작한다. 내려가는 길은 나무데크길로 조성이 되어있고.
입구로 내려서니 과거 자전거를 타고 왔었던 봉수레미골을 만난다.
가을 자연과의 산책을 즐기러온 사람들도 제법 보이고.
가을도 화려한 절정기보다는 조금 물이 빠진 색감의 늦가을이 더욱 매력적이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걷는 숲길의 정취도 좋고.
운치있는 숲길을 걷다가 잠시 오른편 태실을 보러 다녀오기로 한다.
태실은 대전둘레산길을 걸을 때 늘 만나서 그런지 오랜만에 보는데도 너무 익숙하다.
잠시 태실 구경을 하고 휴게소 방향으로 내려선다.
물론 구름다리를 건너기 위해 푸른 학습원으로 되돌아 왔고.
숲속 탐방로는 그냥 지나치며 보기만 했는데 걸어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구름다리와 어우러지는 늦가을의 풍경도 아름답다.
장태산 자연휴양림에 있는 스카이웨이와 비슷하다고 할까.
거위 한쌍이 큰 소리로 꽉꽉거리는 모습도 모두 다 정겹다.
만인산의 가을을 만나기에 늦게 온 것은 아닌지 걱정했지만 그것은 기우였음을.. 소박하지만 마음을 사로잡는 만추가 담겨있다.
만인산을 떠나기 전에 휴게소에서 파는 봉이호떡을 먹지 않고 간다면 서운하겠지. ㅎㅎ 내년쯤 대전을 떠나기 전에 이곳을 다시 찾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인산과의 지난 인연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마음으로 찾아온 시간이었는데 참 많은 추억을 담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