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 설경길 - 눈쌓인 서래봉 능선을 따라

 

 

정읍 내장산 설경길

 

일주문 ~ 벽련암 ~ 서래봉 ~ 불출봉 ~ 원적암 ~ 내장사 ~ 일주문

(약 7km, 4시간/식사 및 넉넉한 휴식 포함)

 

 

올 12월 들어 호남 지방에 눈이 많이 왔습니다.

하여 눈에 푹 빠지고 싶어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에 다녀왔습니다.

10시 조금 넘어 일주문 근처에 차를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사람도 전혀 없고 한적한 분위가 참 좋네요.

 

출발에 앞서 사진 한장찍습니다.

 

10시 조금넘어 서래봉방면으로 일주문 앞에서 오른편길로 올라갑니다.

 

일주문 넘어 내장사로 가는 이 길 참 편안하고 좋습니다.

 

 

물론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에 오면 환상적인 단풍 터널이지요.

 

 

일주문을 지나자 마자 온통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혀 있습니다.

 

 

조금 가니 백년약수 지역을 만나는데 눈이 많아 길가에서 벗어날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머리위로는 멋진 서래봉의 모습이 나오네요.

 

서래봉은 내장산의 여러 봉우리 중에서도 가장 멋진 봉우리일겁니다.

 

파란하늘과 바위 그리고 하얀 눈과 빨간 감이 어울리는 경치에

한동안 이곳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암자 담장에 눈이 수북하게 쌓여있는걸보니 눈이 많이 오긴 온것 같습니다.

  

나무마다 하얀 눈이 솜처럼 장식이 되어 있네요.

 

온갖 원색이 다 표현이 되네요.

 

꼭 주목뿐만 아니라 일반 나무도 눈이 오면 다 아름다운것 같고요.

 

어제 등산객이 지나갔는지 몇몇 발자욱도 보입니다.

 

 

하늘 아래 능선이 보이는 것을 보니

이제 서래봉 안부가 얼마 남지 않은것 같습니다.

 

 

눈에 덮혀있는 바위들도 멋지고요.

 

 

정상에 오르니 눈이 더 많이 쌓여 있었습니다.

 

11시 30분경에 서래봉에 도착합니다.

산행시작 약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네요.

 

 

발아래로 고요한 풍경의 벽련암도 가깝게 보입니다.

 

그리고 저멀리 내장사도 그 모습을 보입니다. 

눈이 쌓여서인지 정말 한적하고 평화로운 풍경이네요.

 

불출봉, 망해봉 등 가야할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집니다.

 

 

눈이 와서인지 작년 가을에 걷던 길과는  그 느낌이 다르더군요

 

불출봉 가기전에 우뚝 솟아 있는 이름없는 봉우리도 멋집니다.

 

저수지와 함께 멀리 정읍 시내도 보이고요.

 

불출봉가는 길은 북쪽 방향이어서인지 눈이 더 많이 쌓여 있습니다.

  

서래약수도 온통 눈을 뒤집어 쓰고 있고요.. 약수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나무라기보다는 눈으로 만들어진 새하얀 조각처럼 느껴집니다.

 

하늘을 올려봐도 온통 눈이 점점히 다가오네요.

 

날이 조금 풀려서인지 눈이 녹아 고드름이 되기 시작합니다.

 

처마끝이 아니라 소나무에 핀 고드름이 생소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불출봉도 가까이 다가옵니다.

 

주변 풍경들도 온통 눈으로 덮혀있고요.

 

뒤돌아본 서래봉도 멋진 풍경을 주네요.

 

중간에 점심식사를 하고 1시 10분경에 불출봉에 도착했습니다.

 

이 봉우리가 불출봉에서 가장 높은 곳 같은데 눈으로 덮혀 올라가기가 어렵더군요

 

북서쪽으로 호남 평야의 시원한 모습도 다가옵니다.

 

저는 이곳 불출봉에서 계속 능선을 타지않고 원적암 방면으로 내려섭니다. 

사실 내장산에 오면 계속 능선만 타고 다녔지 이곳으로 내려오는 것은 첨인것 같습니다.

 

파란하늘과 하얀 구름..

그저 바라만 봐도 황홀해집니다.

  

이제 편안한 내리막 길입니다.

 

물론 중간 중간에 나무 계단 길도 있고요

  

원적암 가는길에 비자나무 군락이 있었습니다.

비자림하면 제주가 떠오르는데..

 

원적암은 조용한 암자입니다. 스님이 눈을 쓸고 계셨습니다.

   

올려다본 능선 암릉도 참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저 능선을 조금 전 제가 걸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네요.

 

300년된 모과나무라는데 이렇게 큰 모과나무는 처음 봅니다.

 

먹뱅이골 입구에 도달하자 온통 눈 덮힌 세상입니다.

이곳부터 망해봉까지는 자연휴식년제로 통제 구간이지요.

 

아무도 없는 이곳을 걷는 기분 참 좋습니다.

 

새하얀 눈은 모든 사물을 아름답게 그리고 포근하게 해주는것 같습니다.

  

눈 풍경에 취해 내려오다 보니 2시 20분경에 내장사에 도착합니다.

 

처마끝에 주렁 주렁달린 고드름.. 요즘 도시에서는 참 보기 힘들죠

 

어렸을때 이 고드름으로 칼싸움도 하고했는데.. 그 시절이 그립더군요

 

눈내린 산사의 풍경은 지난 가을의 화려한 모습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내장사를 뒤로 하고 일주문 방면으로 가는데 길에 눈이 많이 녹았더군요.

 

편안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남은 길을 걷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2시 30분경에 산행을 완료합니다.

갑작스럽게 다녀온 겨울 산사 산행이었지만

당초 기대한것 이상의 느낌을 가슴에 담고왔습니다.

눈에 취하고 한적함과 고즈넉한 산사에 취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