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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거제 망산 및 소매물도 등대섬

by 마음풍경 2006. 5. 14.

 


장소 : 경남 거제시 남부면 망산(397M) 및 통영시 한산면 소매물도

 

오늘 산행은 다른 주말의 산행과는 다른 소매물도를 가기위한 워밍업 수준의 산행이었습니다.

당초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 때문에

올해 들어 연화도, 사량도 등 섬산행만 가면 100% 비가왔던 개인적인 징크스때문에

또! 비가 오는가 하는 실망감으로 계획한 산행이었으나

다행히 하늘은 생각보다 화창하고 좋은 날이었습니다.

 

대전 IC를 조금 이른 7시경에 출발한 버스는 10시 30분경 명사 마을 근처에

도착합니다. 소매물도 배시간때문에 12시 30분까지 내려오라고 합니다.

오늘 등대섬으로 가는 길이 열리는 시기여서 이를 맞추기 위한겁니다.

 

이곳 1018번 지방도로인 산행기점은 거제지맥의 종점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망산 산행은 주유소가 있는 저구사거리에서 시작해서 내봉산을 거쳐

 정상에 오른뒤 이곳으로 내려오는 약 7km의 산행 코스가 일반적입니다.

 


망산 정상까지는 약 1.8km로 왕복을 하면 약 4km가 않되는 짧은 거리입니다.

 


전날 비가 왔는지 조금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며 산길을 오르니

아래로는 명사 해수욕장이 그리고 뒤로는 가라산이 우뚝합니다.

 북쪽방면의 해양사나 거제자연휴양림에서 노자산 및 가라산을 거쳐 이곳 망산까지의

 약 17km의 산행 코스도 최근 많이 애용하는 산행코스이기도 합니다.

 


파란하늘과 흰구름 그리고 멋진 암봉과 연두색의 푸르름이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정상에 도착하니 모든 방향으로 조망이 빼어납니다.

 


망산은 397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바닷가 근처여서인지 조망의 깊이가있습니다.

작년 늦가을 이곳에 와서 바다 석양을 보고 싶었었는데.

  


망산 남족으로 소병도 및 대병도 등 정말 귀여운 섬들이 보입니다.

 


서쪽 방향의 장사도 및 대덕도의 제법 큰섬도 보이고요.

 망산 정상 옆 봉우리의 수직 절벽이 멋집니다. 발아래로 대포마을입니다.

 


멋진 구름과 푸른 바다가 한폭의 멋진 풍경화를 만듭니다.

 


등성이끝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바다와 함께 좋은 그림을 남깁니다.

 


이곳 정상에서 식사를 하고도 배시간때문에 빨리 내려가야하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망산 동쪽 방면으로 왼편의 내봉산과 계속 이어지는 해미장골등의 능선도 참 멋지죠.

 


내려갈 시간은 다가오나 오랫동안 조망을 즐기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내려가야죠.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옆봉우리에서 뒤돌아본 정상의 모습입니다.

 


내려오면서 뒤돌아본 망산의 하늘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나풀거리는 흰옷을 입고 춤을 추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12시 30여분경에 다시 명사마을로 내려와 바로 옆 명사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포구에 도착했습니다.

남부면 저구 여객 터미널입니다.

 


배 출발 시간은 1시라고 합니다. 오른편 크고 멋진 배가 타고갈 배입니다.

 


주변은 남부면 다포리의 조그만 포구였습니다.

 


시원한 바람과 파도를 헤치며 배는 시원스럽게 소매물도를 향해갑니다.

 


바람이 거세여서인지 파도의 흰 포말도 멋지게 만들어집니다.

 


 

멀리 매물도와 소매물도가 나타납니다.

 


배 동쪽 방면의 자그마한 섬들도 참 멋지데요.

 


수평선너머로 아득하게만 보이는 섬들이 점점이 떠있네요.

 바다에 외로이 떠있는 섬들을 보면 고독, 고립 등의 단어가 생각이 납니다.

 인간의 모습도 사람의 사이에 둘러쌓여 있는 듯해도

  기실 섬처럼 외로운 존재가 아닌가 합니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섬에 가고 싶다." 라는 시가 생각나더군요.

 


소매물도 오른편으로 매물도도 지납니다. 매물도는 장군이 탄 말과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소매물도는 그말의 꼬리라고 하고요.

 


파도를 헤치며 30여분을 가니 어느새 소매물도가 나옵니다.

소매물도는 전체 해안선 길이가 3km정도의 작은 섬입니다.

 


포구 바로 옆의 바위도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을을 따라 올라 가니 예쁜 펜션이 있더군요.

 


하지만 폐가가 된 집도 대조를 이루더군요.

 


망태봉을 향해 오르면서 내려다 본 바다는 잔잔하다 못해 마치 시간이 정지된 풍경화와 같은 모습입니다.

 


힘들게 정상 근처를 오르니 폐교가 나옵니다.

 


이제 이 비석만이 이곳이 학교였음을 알리고 있네요.

 


잠시 편안한 능선길이 이어집니다. 동백나무도 있고요.

 


망태봉을 우측으로 도니 드디어 등대섬이 그 멋진 모습을 보입니다.

 등대섬의 본 이름은 해금도라고 한다던데.. 오른쪽 아래로 길이 열려있습니다.

 


이 섬을 가기위해서는 제법 가파른 길도 내려와야 합니다.

 


둥근 자갈로 깔린 길이 바다 사이의 다리와 같습니다.

 


주변 바위도 멋진 모습으로 서있고요.

 


몽돌 해안을 지나 뒤돌아본 모습입니다.

 


이곳 등대는 1917년 8월에 처음 점등을 했다고 합니다. 참 오래된 등대입니다.

 


다시 등대를 향해 나무 계단길을 오릅니다.

 


등대를 향해 오를 수록 주변 조망은 더 멋져집니다.

 


포구에서 약 30여분이 걸린것 같습니다

 


등대의 모습은 생각보다는 덜했지만 주변 풍광은 대단합니다.

 


멀리 매물도와 소매물도 그리고 이곳 등대섬은 삼형제섬이라 불린다고 합니다.

 


등대에서 사방을 봐도 다 멋진 그림으로 느껴집니다.

 


 


주변에 유람선이 제법 지나다닙니다. 아마 통영에서 온 배 같습니다.

 


구름이 살포시 끼여 조금 아쉽기는 했으나 그 구름마저도 멋진 풍경을 만들어 주네요.

 


자연의 위대함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느끼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쉽지만 등대를 내려섭니다.

 


등대를 내려오다 오른편 나무 철책을 넘어 조금 능선을 가니 바위 풍경이 멋지더군요.

 


이곳 능선에서 보는 등대의 모습도 더 우뚝하고요.

 


이제 다시 몽돌 해안을 건너 가야합니다.

 


작은 돌들이 아니라 제법 큰 돌들이었습니다. 바닷물이 들어오면 철석거리는 소리가 듣고 싶더군요.

 


몽돌 해안을 지나 다시 망태봉 방향으로 오르니 염소가 절 반겨줍니다.

이곳은 염소를 자연방목으로 키우는것 같습니다.

 


멋진 등대섬의 마지막 모습을 놓치기가 싫더군요.

 


등대 옆의 멋진 바위 절벽도.. 마치 등대를 지키는 장수들의 모습입니다.

 


 


등대섬을 뒤로하고 돌아오는데 오른편으로 멋진 바위가 나옵니다.

가면서는 자세히 보지못했었는데. 마치 매물도를 동경하는 모습처럼 느껴집니다.

 


슬픈 전설이 있다는 남매바위같기도 하고요.

 


다시 마을로 내려서니 회색빛 풍경 그리고 약간의 푸르름이 절 사로잡네요.

 


실루엣과 같은 섬 풍경들... 그리고 얼굴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

 


4시 배를 기다리면서 이곳 해안선을 바라보며 해삼 멍개도 한접시 먹었습니다.

 이제 이곳도 관광지라서인지 제법 비싸더군요. 2만원이나 하니요.

 


배뒤로 가리도라는 무인도가 보입니다. 소매물도 포구 바로 앞에 떠 있는 섬인데

 육지에서 오는 배를 가린다고 해서 가리도라고 한답니다.

 

4시에 배를 타고 다시 거제를 향해 갑니다.

 


마치 부산 해운대 앞바다의 오륙도와 분위기가 흡사합니다.

 


오늘 산행은 짧았지만 소매물도의 망태봉을 2번씩이나 넘나들어서인지 산행의 무게감이 그리 작지만은 않았습니다.

더우기 이처럼 멋진 섬구경까지 덤으로 했으니 말이죠.

 

삶이란 깊이 응시할수록 어둡게 마련이라고 합니다.

산을 바라보는 느낌은 어떨까요.

그리고 바다를, 외로운 섬을 바라보는 것은 더더욱..

 


하지만 세상은 여진히 아랑곳없이 아름답고 그런 세상이 아름다울수 있는건

아마도 산과 바다와 같은 변함없는 자연이 있어서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문득 장그르니에의 섬이라는 책중에서 생각나는 구절이 있네요.

 


바다위를 떠가는 꽃들아, 가장 예기치 않은 순간에 보이는 꽃들아,

해초들아, 잠든 갈매기들아, 아 내 행운의 섬들아!

 


나는 그대들을 이따금씩 다시 보게되려는가?

오직 그대들만이 나를 나 자신으로부터 해방시켜준다.

그대들 속에서만 나는 나 자신의 모습을 알아 볼수 있다.

터없는 거울아, 빛없는 하늘아, 대상없는 사랑아....

 


오늘처럼 막막한 바다 조망과 그 위에 떠있는 섬들을 보고 오는날에는

왠지 삶의 막막함과 쓸쓸한 사랑의 그림자가 바다위에 지는 노을처럼 아른거리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