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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신안 비금도 - 하누넘 하트 해수욕장을 찾아서

by 마음풍경 2006. 9. 4.

 

비금도

(선왕산, 그림산, 하누넘 해수욕장)

 

 

전남 신안군

 

 

상암마을 주차장 ~ 그림산 ~ 죽치우실 ~ 선왕산 ~ 하누넘 해수욕장

(약 5km, 약 3시간)

도초도 ~ 서남문 대교 ~ 상암마을 주차장(도보로 약 30여분 소요)

 

 

비금도는 전남 신안군에 있는 많은 섬중의 하나이지만 올초 KBS 봄의 왈츠라는 드라마의

무대가 된곳으로 이후 외부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섬입니다.

우리나라에 총 3201개의 섬이 있는데 이중 신안에만 827개(유인도 74개, 무인도 753개)의

섬이 있는 말 그대로 섬으로 이루어진 군입니다.

이중에서 비금도는 신안에서 7번째로 큰 섬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천일염을 만든 곳이며

비금의 뜻이 섬이 새가 날아가는 모습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나 소금으로 인한

호시절에는 돈이 날아다니는 섬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었다고 합니다.

초여름에 피는 "해당화 피고지는"으로 시작하는 이미자 노래인 섬마을 선생님의

영화 무대가 된곳도 이곳이라고 하니 비금도는 숨어 있으되

영화, 드라마의 무대가 되는 연예 기질?이 풍부한 그런 섬인가 봅니다.

 

 

  

서대전 IC를 4시에 출발한 버스는 7시경 목포 1 여객대합실에 도착해서

7시 50분에 배를 타고 출발합니다.

 

배는 홍도가는 쾌속선으로 일반 카페리는 2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50여분이면 비금도에 갑니다.

 다만 선상에 나와 있을 수 없어 조금 답답하더군요.

낭만을 찾을것이냐 시간을 절약할것이냐. 개인의 선택이겠지요.

 

가는 뱃길은 그리 멋진 풍경은 없습니다.

마치 거대한 호수를 떠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바다 어장 뒤로 비금도의 모습이 나옵니다.

왼편이 그림산이고 오른쪽 능선이 선왕산입니다.

 사진이 흐릿하네요. 배 창너머 찍어서 인가 봅니다.

밖에 나갈수가 없으니 사진은 꽝입니다.

 

9시경에 도초도쪽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도초도는 신안군 섬중에서 5번째로 큰 섬입니다.

선척장은 잘 정비되어 있더군요.

 

타고온 배는 이제 홍도를 향해 가고 그 뒤로 그림산이 멋지게 다가옵니다.

 

9시경에 서남문 대교를 향해 출발합니다.

바다 바람은 시원했지만 날이 생각보다 더웠습니다.

 

인터넷에 보니 이집 간제미 무침 이야기가 많더군요.

당초 산행후 수대에서 배를 기다리며 다리를 건너와 이곳에서 회를 먹으려 했으나

비금도에서 나가는 배도 수대가 아닌 북쪽 방향으로 있는 가산 선착장으로

변경이 되었다고 해서 이곳 간제미 무침을 먹지 못했네요.. 

 

여하튼 어찌뵈었든간에 서남문 대교를 건널 계획이 있었으니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이곳을 건너갑니다.

 

도초도에도 염전이 쉽게 눈에 보입니다.

 

바다에 비추는 햇살도 참 좋더군요. 따라서 오늘 산행의 조망도 좋겠지요. ㅎㅎ

 

섬 사이에 놓인 다리를 보니 인간 사이에는 고독한 섬만이 있다고 어느 시인이 이야기 했는데

 인간의 고독을 이어줄 마음의 다리는 없는걸까요. 사랑이라는 이름의.... ㅎㅎ

 

나도 외로움속에 머물지 말고 마음을 열고 많은 다리를 엮고 또 엮어야 하는데

 자꾸만 속으로만 깊어지니 그 상처받은 마음을 다시 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늘은 참 좋았습니다. 흐르는 구름과 함께

 

10여분 걸려 다리를 건너오니 이제 비금면 입니다.

 

96년 9월에 개통이 되었다고 하네요. 멋진 다리입니다. 곡선미도 좋고요.

얼마전 환경 프로그램을 보니 이 다리를 통해 황소 개구리도 넘나 드는 것 같데요.

 

다리를 넘어서 상암마을쪽으로 향하니 그림산이 정말 그림 처럼 반겨줍니다.

 

한가한 시골 길을 걷는 기분도 더운 날씨였지만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주변의 다른 섬과는 다르게 비금도는 멋진 산을 지니고 있네요. 오른쪽으로 향합니다.

 

날이 아직 여름이어서 더웠지만 저 멋진 산을 향하는 마음은 가볍더군요.

설레임도 있고요.

 

염전에 낮은 지붕이 있는 건물이 특이했는데

이곳에서 염도를 맞춘 바다물을 주변에 공급한다고 하네요.

 

약 30여분을 걸어서 9시 30분경에 상암마을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생각보다 주변 시설은 잘되어 있습니다.

 

산행 초입은 완만한 길로 시작합니다.

 

정상을 내내 바라보며 능선을 따라 가는 길은 참 기분좋게 이어집니다.

 

산 이름처럼 한폭의 그림같습니다.

 

철계단 길과 밧줄길도 제법됩니다.

 

그래도 멋진 산과 파란 하늘 그리고 무심한 흰 구름을 보는 것만이 위안이 되네요.

 

물론 이 시원한 조망도 드문 드문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흘린 땀을 식혀주고요.

 

나무의 키가 크지 않아서인지 산행중 내내 조망은 참 좋았습니다.

 

자연속에 인간이 속하면 때론 참 막막해집니다.

산은 멀리서 보다가 가까이 다가오면 참 거대하게 보이는데

인간은 멀리 있을때 보다 가까이 다가오면 왜 그리 왜소하게 느껴지는지요.

 

더운 여름 햇빛을 맞으며 철계단 길을 한걸음 한걸음 욺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림산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옵니다.

 

섬이라기 보다는 강이 유유히 흐르는 어느 섬진강의 마을 풍경같습니다.

 

하지만 저 멀리 바다가 넉넉한 모습으로 다가오네요.

 

마을 입구에서 산행한지 약 50여분인 10시 20분경에 그림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입구에서 이곳까지는 1.7km입니다.

 

무척이나 더웠지만 시원한 바람은 아직까지도 잊지 못하겠습니다.

 

이곳 정상을 밧줄을 잡고 이 구멍을 통해 오를수도 있습니다.

 

여하튼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고 다시 저 멀리 선왕산을 향해 산행을 계속합니다.

 

그림산 정상 바로 옆에 있는 이 바위가 참 오래 기억이 납니다.

 

주변 조망은 말할 필요가 없지요. 약간의 안개가 끼였으나 그래도 참 좋네요.

 

다른 여느 섬 산행시 보던 풍경과는 무언가 다른 느낌... 멋진 바위가 많아서인가 봅니다.

 

오른편으로 한산저수지가 보이고 선왕산 능선도 한눈에 펼쳐지네요.

 

이런 조망에서는 때론 하늘을 나는 새가 되고 싶지요. I believe I can fly ~~~~

 

무심한 구름 한점도 그 모양새가 선왕산을 닮은것 같네요.

 

안부를 향해 내려섭니다. 제법 가파르지요.

 

대나무 길도 지나게 되고요.

 

뒤돌아보니 그림산이 앞에서 보던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나무는 자연속에서 그 자연의 느낌 그대로 보여지지요.

 

저도 산에 다니면서 언제가는 저 나무처럼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자연스러웠으면 합니다.

 때론 지친 사람들의 피곤을 덜어주는 벤치가 될 수 있었으면 하고요.

 

이제 저 선왕산 위에 떠있는 구름은 그림산 모양을 보이네요.

 

능선 왼편으로 보이는 시선도 참 포근합니다.

 

11시 10분경에 죽치우실에 도착합니다. 섬에서는 돌담을 우실이라고 부르더군요.

우실은 서북풍이 몰아치는 겨울 골바람을 막아 농사도 짓고 재앙도 막는다고 합니다.

 

여전히 그림산은 멋진 모습으로 내 뒤를 따라 오는 것 같습니다.

 

안부를 지나 이제 오르막길을 오르려니 저 위로 멋진 바위 군락이 보이네요.

그림산이 편안한 여성같은 산이라면

선왕산은 뾰족한 바위가 많은 남성같은 산이라고 할까요.

 

좌측으로 하트 해변으로 유명한 하누넘 해수욕장도 약간 보이고요.

 

정상을 향해 가는 능선에는 멋진 입석 바위가 참 많습니다.

 

매 형태의 바위도 보이고요.

 

바다를 바라보며 우뚝 서있는 바위도 인상적 이더군요.

 

하누넘도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오네요.

 

그림산이 멋져서 자꾸만 자꾸만 뒤돌아 보게 되고요.

 

12시 경에 정상 가까이에 도착합니다.

 

그림산에서 거리가 1.9km인데 시간은 1시간 40여분이 걸렸습니다.

 

아직 식사시간이 빨라 정상에서 잠시 머물다가 하누넘을 향해 능선을 계속 갑니다.

 뒤돌아보니 정상과 그림산이 한눈에 보입니다.

 

계속 능선을 따라 가니 금천 저수기가 눈에 보입니다.

아무래도 섬인지라 농사를 위해 저수지가 많이 보입니다.

 

능선 끝으로 가니 하누넘 해수욕장이 그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네요.

 

하누넘의 오른편으로 펼쳐지는 능선도 참 아름답고요.

 

저는 바로 하누넘으로 향하는 아주 편한 느낌의 능선을 따라 갑니다.

 

물론 오른편으로 멋진 능선도 조망하면서..

 

해변을 내려다 보며 걷는 발걸음이 참 편하고 즐겁더군요.

 

이곳에도 우실이 있네요.

 

내려오다 뒤돌아본 능선의 모습입니다. 참 아름다운 곡선이지요.

 

선왕산 정상에서 30여분을 내려 하누넘 해수욕장에 도착합니다.

 

아담하지만 참 예쁜 그런 해안입니다.

 

포근하고 한적하고요. 시간이 허락된다면 이곳에서 며칠 푹 쉬다 가면 좋겠습니다.

 

 

하누넘의 배경이 되는 뒷산의 풍경도 아름답고요.

 

하누넘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택시를 불러

가산 선착장으로 향하는 길에 내려다본 하누넘 풍경 입니다.

건너편에서 봐야 하트 모양이 제대로 보이는 데 아쉽더군요.

 

가산 선착장에서 회도 먹고 휴식을 취하고

4시경에 카페리에 몸을 실고 목포를 향해갑니다.

 저 멀리 오늘 산행한 그림산과 선왕산이 한눈에 바라다 보입니다.

 

갈때와는 다르게 선상에 나와 바람도 쐬며 가는 배 여행의 기분이 참 좋더군요.

너무 빠르게 사는게 때론 무미건조 하듯이 가끔 느리게 사는 법도 배워야 하나봅니다.

6시 가까이 되니 유달산이 배를 반겨주네요.

 

유달산도 하늘에 구름 모자를 쓰고 있네요.

 

그 뜨겁던 태양도 이제 노을이 되어 갑니다.

 

그 노을과 바다 그리고 사람이 하나로 된 풍경도 참 좋네요.

 

물론 배도 석양의 풍경을 함께 만들어 주고요.

 

배에서 오랜만에 석양을 봅니다. 언젠가 뜨는 해도 보고싶네요.

 

바다가 온통 금빛 물결로 변해버린것 같고요..

저 바다에 풍덩 빠지고 싶더군요.

 

6시 조금 넘어 배는 목포항에 도착하고

오늘 하루의 산행과 섬 여행도 이렇게 저물어 갑니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데 검붉은 해가 제 가슴으로 들어오데요.

보통 섬 산행은 산불방지기간인 초봄이나 가을에 많이 하지요.

하지만 여름을 보내며 하는 섬 산행도 비롯 힘들긴하나

색다른 묘미와 느낌을 주는것 같습니다.

 그리움은 섬과 함께 하는 영원한 친구입니다.